[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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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 정보국의 불법 정치 개입에 관여한 당시 청와대와 경찰의 윗선을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윗선으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18일 사정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강 전 청장에게 지난 19일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강 전 청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이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 여론과 선거 전략을 담은 문건을 만드는 등 불법적인 정치 개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유력 여권 인사의 출마가 예정된 호남의 한 지역 여론 등을 강 전 청장에게 보고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때 경찰정보담당 핵심 실무자 조사를 통해 청와대와 경찰 윗선이 누구인지를 가려내는데 필요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 정보담당 핵심 실무자인 박기호·정창배 치안감을 조사하면서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했다”며 “박근혜 청와대와 경찰의 윗선 간의 커넥션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박기호 경찰인재개발원장과 정창배 중앙경찰학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가 선거 관련 여론 동향 보고 등을 지시했다”며 “청와대에 보고하기 전 강 전 청장에게 보고해 승인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2014년 경찰청 정보2과장, 2016년 경찰청 정보심의관 등 ‘정보경찰’ 핵심 보직을 거쳤다. ‘국정농단’ 사태 후인 2016년 11월부터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치안비서관을 지냈다.

정 교장은 2016년 경찰청 정보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2011~2012년 경찰청 정보2과장을 역임해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 정보국의 불법 정치 개입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에게 불법 정치 개입을 지시한 곳을 박근혜 청와대 정무수석실로 보고 있다.

사정기관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경찰청 정보국은 현기환 전 정무수석 등의 지시에 따라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에 관한 정보를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했다. 현 전 수석은 2015년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의료 정보를 경찰 정보라인을 통해 보고받아 백 농민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부터 3차례에 걸친 경찰청 정보국 압수수색을 통해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불법 사찰과 정치 관여 정황이 담긴 문건을 다수 발견했다.

검찰이 압수한 문건들에는 정보경찰이 ‘진보교육감’ 제압을 목적으로 ‘부교육감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내용,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 유력 정치인들의 동향을 집중적으로 파악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정보경찰이 2016년 총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승리를 위해 상대 야당후보 관련 풍문 등을 수집하고 친박(친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판세를 분석하는 등 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세월호 특조위’가 ‘좌편향’됐다며 보수단체를 동원해 활동을 방해하는 방안을 제안한 내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영포빌딩 지하에서 압수한 청와대 문건에서 경찰의 사찰이 의심되는 내용의 문건을 다수 발견한 것이 박근혜 정부 경찰의 불법 정치 관여 수사의 단초다.

이에 경찰은 경찰 정보국이 정치관여와 불법사찰을 벌였다는 정황을 확인한 뒤 지난해 3월부터 진상조사단을 꾸려 수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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