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종합센터 건립지로 상주가 딱 ‘안성맞춤’…최적 입지요건 갖춰

예산으로 건설비 83% 지원…축구 발전기금 100억 원도 조성

3월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상주상무-강원FC 홈 개막전에서 관중들이 축구종합센터 유치 홍보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3월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상주상무-강원FC 홈 개막전에서 관중들이 축구종합센터 유치 홍보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대한축구협회(KFA)의 새 축구종합센터 부지 선정을 위한 현장 실사를 앞두고, 경북 상주시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막바지 총력전을 펴고 있다. 상주시는 지난달 18일 대한축구협회의 2차 심사(프레젠테이션)를 통과한 뒤 오는 24일로 예정된 현장 실사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축구종합센터 예정 부지의 경쟁력을 설명하고 시민의 열의를 알려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2차 심사 통과 8개 지자체는 상주시 외 경주시, 김포시, 여주시, 예천군, 용인시, 장수군, 천안시 등이다.

축구종합센터 부지선정위원회는 2차 심사를 통과한 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현장실사를 거쳐 4월 말에서 5월 중으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1~3순위를 선정하고, 최종 후보지는 오는 6월 결정할 예정이다.  

새로 만들어질 축구종합센터는 부지 33만㎡ 규모로 2001년 완공된 파주NFC(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의 약 3배 크기다. 이곳에는 소형 스타디움(1000명 이상), 천연·인조잔디구장 12면, 풋살구장 4면, 다목적 체육관, 축구과학센터,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선수 300명이 동시에 묵을 수 있는 숙소와 상근 직원(200명)들이 쓸 사무동도 들어간다. 

상주시는 스포츠 인프라·교통 편리를 내세워 축구종합센터 최적지임을 자랑하며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축구 중심의 ‘스포츠 도시’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황천모 상주시장은 “축구종합센터는 유치 의지와 열의가 있는 곳에 건립돼야 한다”며 “축구종합센터를 반드시 유치해 상주가 대한민국의 축구와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할 만큼 각오가 대단하다.

여러 지자체장들도 축구종합센터의 상주 유치를 지지하는 서명을 하며 응원하고 나섰다. 경북의 23개 지자체 축구협회 중 포항시 등 20곳도 상주를 지지했다. 

이에 축구종합센터가 들어서면 국내외의 주목받는 스포츠 도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주시가 왜 축구종합센터 최적지인지 살펴봤다. 

◆ 서울서 한 시간 거리의 ‘뛰어난 접근성’ 

상주는 대한민국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중부내륙고속도로, 당진~상주~영덕 간 고속도로, 상주~영천 간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고속도로망을 갖추고 있다. 그런 만큼 나들목도 6개에 이른다. 전국 어디서나 2시간대에 닿을 수 있다.

축구종합센터가 완공되는 2023년이면 서울도 한 시간 거리로 좁혀진다. 수서에서 시작해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고속철도가 개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서∼문경이 45분, 문경에서 리무진 버스로 후보지까지 15분이면 도착한다. 서울역에서 KTX로 김천구미역까지 90분, 여기에서 리무진 버스로 후보지까지 30분이면 된다. 현재 이전 작업이 추진 중인 대구국제공항이 의성ㆍ군위군으로 옮겨지면 버스로 30분 정도면 된다.

◆ 국·공유지가 대부분…개발 여건도 최고 

상주시의 축구종합센터 예정 부지는 사벌면 화달리 일원이다. 이곳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IC와 국도 25호선, 지방도 916호선 등 반경 5km 내 광역교통망과 간선도로가 있다. 부지 면적은 43만㎡로 축구협회의 계획 부지보다 10만㎡가 더 넓다. 특히 부지 대부분이 국·공유지(94.4%)이고 사유지는 5.6%에 불과해 부지 매입이 용이하다.

부지의 용도도 계획관리지역이어서 개발 여건이 뛰어나다. 농림지역이나 보전관리지역은 상대적으로 개발에 제한이 많다. 용도지역 변경 절차가 불필요해 사업 기간을 18개월이나 단축할 수 있다. 땅값도 저렴해 축구협회가 매입하거나 임차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

◆ 미세먼지 걱정 없고 기후 조건도 좋아 

상주시의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1도 내외다. 적절한 강수량과 풍부한 일조량, 산들바람 수준의 풍속 등도 축구를 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대기가 깨끗한 것도 큰 장점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공모 지자체 중 통계가 없는 경북 경주ㆍ예천, 전북 장수를 제외하고 지난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낮은 곳이 상주로 나타났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 파격적인 지원 조건…재원 이미 확보  

상주시는 축구종합센터 건립비 1500억 원 가운데 83%인 125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재원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파격적 지원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조례 개정작업을 추진 중이다.

부지는 20년 이상 또는 영구 사용(지상권 설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축구협회가 희망할 경우 최저 가격으로 매입도 가능하다. 전체 부지는 감정평가액으로 약 50억 원이다. 또 200억 원을 들여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IC에서 후보지 진입로를 2차로에서 4차로로 확포장하고, 50억 원을 투입해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도 지원한다.

2024년부터 매년 10억 원씩 100억 원의 축구발전기금도 마련한다. 선수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헬기와 최고급 리무진 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 계획도 세웠다. 
 
◆ 프로팀 운영하는 ‘축구의 고장’…스포츠 인프라도 탄탄

상주의 크나큰 경쟁력은 잘 갖춰진 스포츠 인프라다. 우선 상주는 축구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열의가 대단한 만큼 상주상무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는 스포츠 도시다. 축구단 산하에 유소년 축구선수단도 운영되고 있다. 베트남 축구 영웅인 박항서 감독도 상주상무팀 감독 시절 상주 시민들의 축구 사랑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또한 상주에는 국제승마장이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승마대회가 69회 열렸다. 

상주시청 여자사이클팀은 2003년 창단 이후 맹활약하며 ‘자전거 도시’의 명성을 잇고 있다. 상주는 가구당 자전거 보유 대수가 2대가 넘는 국내 대표 자전거 도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나아름 선수가 개인 도로 1위를 차지하는 등 4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상주의 낙동강 상주보와 낙단보에는 수상레저센터가 들어서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카누ㆍ카약ㆍ윈드서핑ㆍ딩기요트ㆍ제트스키 등 무동력과 동력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 “국토의 균형 발전 위해 상주 이전 필요” 

상주시는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축구종합센터가 상주에 건립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도권의 인구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낙후한 지방의 발전을 위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주는 농업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산업이 없어 축구종합센터를 비롯해 공공기관의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중앙과 지방이 상생하고 국가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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