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도자기의 멋과 차 문화에 흠뻑 젖어보세요.”

대구경북 유일 대한민국 대표축제 27일 개막…힐링 공간으로 새단장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봄 향기 가득한 4월과 5월,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전국 곳곳의 봄맞이 관광객들은 볼거리ㆍ즐길거리가 가득한 각 지역축제에 참가하기 위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가운데 문경새재로 친숙한 경상북도 문경이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문경찻사발축제를 다채롭고 흥미롭게 마련하고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2019 문경찻사발축제’가 오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열흘간 개최된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하는 문경찻사발축제는 우리나라 전통 차(茶) 문화와 도자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해 온 축제로 전통장작가마만을 사용하는 도예인이 참여해 역사성과 정통성을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문경찻사발축제는 기존 축제명칭에서 ‘전통’을 빼면서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축제, 도예인과 차인들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또한 개막식을 폐지하는 등 기존의 형식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지금까지 치른 찻사발축제 중 가장 많이 준비하고 신경 썼다”면서 “형식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관람객이 중심이 돼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참여축제로 성격을 완전히 바꿨다”고 밝혔다.

관람객 체험 및 참가행사 ‘눈길’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궁궐과 전통가옥 130동이 어우러져 있는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은 국가명승지 문경새재 1관문과 ‘해치’, ‘왕이 된 남자’, ‘킹덤’ 등 각종 드라마와 ‘기방도령’ 등의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도예인들의 작품 1만여 점이 전시되며 관람객 모두 무료로 차를 대접받는 다례시연도 함께 펼쳐진다.

올해 찻사발축제 주제는 ‘쉬고 담고 거닐다’이다.

축제 관계자는 “백두대간의 중심인 청정 문경새재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도자기 장인들의 혼이 담긴 찻사발에 그윽한 차향을 담을 수 있다. 또 조선시대의 궁궐과 명품 옛 과거길을 마음껏 거닐어 보시라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해마다 외국인들도 많이 참여하는 찻사발축제에는 눈길을 끄는 관람객 체험 및 참가행사가 유난히 많다.

문경의 각 다례원과 차 동호인들은 관람객들에게 제공할 다양한 전통차를 마련했으며 문경의 차를 알릴 자원봉사단도 꾸렸다.

특히 매일 2회씩 축제장에서 유명 도자기 명장이 도자기를 직접 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도자기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직접 설명해 주는 소통형 참여 프로그램 ‘사기장의 하루’ 행사가 올해 처음 신설됐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도자기들은 현장에 설치된 전통장작가마에 직접 구워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깜작 경매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도자기 경매 등의 행사가 이어져 관광객들은 엄격한 검증절차를 받은 질 좋은 전통도자기를 싼값에 살 수 있을 전망이다.

찻사발축제에는 국내 전통도예계의 대부인 중요무형문화재 김정옥 선생, 경북무형문화재 천한봉 선생, 이학천 선생 등 ‘빅3 도예인’이 총출동한다.

이들은 주흘요, 이정환 선생, 김영식, 김선식, 오정택, 유태근 도예명장과 함께 문경도예명장 특별전을 함께 가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도예명장 6명 중 3명이 문경 출신일 정도로 문경의 도예인들은 장작가마에서 도자기를 굽는 등 전통방식 그대로 도자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광객 중심의 축제로 준비

관광객들이 1시간 동안 왕과 왕비가 돼 명장의 찻사발을 선택해 차를 마시면서 축제장인 조선시대 궁궐을 둘러보는 ‘왕의 찻자리’ 행사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세자, 공주, 대군 등 총 6벌의 왕족 의상이 지급된다. 왕의 가족들이 지나가면 축제장 내 모든 스태프와 출연자들이 절을 하면서 신하가 돼 진짜 왕이 된 기분을 선사할 예정이다. 체험비는 5만원.

도자기가 구워지는 온도인 1250도의 의미를 살려 매일 낮 12시 50분 축제장에서 종사자, 스태프, 관광객이 함께 댄스파티를 즐기는 ‘플래시몹 1250’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도자기를 구입한 도매상이 전국 팔도로 판매하러 가는 모습을 퍼레이드로 재현하는 ‘등금장수 퍼레이드’도 볼 만하다.

또 문경찻사발의 핵심 전통도구인 ‘발물레’를 이용한 ‘문경전통발물레경진대회’를 운영한다. 전통발물레를 차며 대작을 만들어 내는 모습은 문경찻사발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으로 킬러 컨텐츠로 성장이 기대된다.

문경오픈세트장에 마련돼 있는 주막거리와 난전에서는 주모 등으로 분장한 아낙네들과 함께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연출할 수 있다. 국밥, 전, 막걸리 등으로 출출함을 달랠 수 있다.

이 밖에 문경찻사발축제는 찻사발 컬링, 망각의 찻집, 조물樂 흙놀이터, 어린이 사기장전 등 가족·연인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둬 관광객이 중심이 되는 축제로 준비했다.

또한 축제장 내에서 전통장작가마에 도자기를 직접 소성일에 맞춰 고즈넉한 새재의 별빛을 받으며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야간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어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입장료는 중학생 이상 65세 미만 성인은 1인당 2천원이고, 초등학생 이하와 65세 이상 노인은 무료다.

한편, 문경찻사발축제는 지역 문화의 계승·발전을 도모하고 찻사발 관련 유·무형 자산(무형문화재, 명장, 망댕이가마 등)을 널리 알려 문경의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19만 명이 축제장을 방문했으며 그중 외지인은 16만 명으로 축제 기간에 문경시 관광 및 도예 관련 산업에 미친 직접적 경제효과는 약121억7700만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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