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부동산

연초부터 침체일로를 걷던 강남권 주택시장이 11월을 기준으로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서로 다른 행보를 펼치고 있다.

11월 이후 강남구와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하락폭이 둔화되는가 하면 최근에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일반 아파트는 여전히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 (www.speedbank.co.kr)가 강남구,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 11월 둘째 주(11월9일~11월15일) 각각 0.13%, 0.18% 상승해 8월말 이후 이어졌던 마이너스 행진이 멈추고 상승세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 가격은 동기간 0.36%, 0.22% 하락해 재건축과 달리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는 11ㆍ3대책 이후 본격화됐다. 11ㆍ3대책 발표 직전인 10월 마지막주부터 3주간 강남구는 -1.89%, -0.03%, 0.13%로 하락폭이 크게 둔화됐고 송파구 아파트값 역시 -1.63%, -0.36%, 0.18%로 나타나 상승반전을 꾀했다.

이는 용적률 상향조정과 소형평형 의무비율 완화 등 그 동안 재건축을 막았던 굵직한 규제들이 11ㆍ3대책을 통해 완화되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19㎡는 10월 30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 10억3000만~10억8000만원으로 가격이 올랐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도 11월 첫째 주 한 주 동안 5건이 거래 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이야기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36㎡도 10월말 5억2000만~5억6000만원이던 시세가 현재 2000만원 오른 5억4000만~5억8000만원에 형성되어 있다.

이와 반대로 강남구와 송파구 일반아파트는 11ㆍ3 대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지 못한 데다가 경기침체로 투자수요가 냉각되면서 시장에 큰 변화가 없다. 연초부터 이어진 약세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우성아파트의 경우 10월 말 13억~15억원에서 현재 12억~14억원으로 평균 1억원 내렸고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역시 11ㆍ3대책과 무관하게 내림세를 보였다. 155㎡의 경우 14억~15억5000만원에서 13억3000만~15억원으로 평균 6000만원 하락했다.

이처럼 강남구와 송파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지만 재건축 상승세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남권 일대 중개업소에서는 재건축 규제완화 발표로 급매물들이 11월 초까지 거래됐으며 호가가 다소 오르자 다시 관망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강남권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어 금융규제가 여전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더욱 깊어지면서 매수세가 쉽게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3일 헌재가 발표한 ‘종부세 일부 위헌(세대별 합산)’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고가아파트 시장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즉 매도자는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매도 호가를 낮추지 않고 매수자는 경기침체 장기화를 예상해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따라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상승세가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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