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호가조정 합류… 의정부도 ‘흔들’

자료제공: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

금융시장 위기론과 함께 발생한 부동산 시장의 패닉상태가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거쳐 점차 경기 북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은 그 동안 각종 개발호재와 저평가 인식으로 버블세븐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 장세에도 오름세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최근의 경기악화와 대출금리 상환 부담에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지난 10월경부터 본격적인 하락반열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최근 1여 년간 지속된 부동산 남저북고 현상에 콧대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경기북부 지역마저 결국 내림세에 합류된 것.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진짜 하락’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북 발 침체기류 거세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에 따르면 서울 강북3구와 경기 남양주, 의정부, 파주지역 아파트의 최근 2개월 간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6지역 모두 내림세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각종 교통호재 및 재개발 사업으로 연초대비로는 큰 오름폭을 기록한 반면 경기 침체가 시작된 2008년 4분기부터는 점차 내리막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초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의정부(18.04%)는 10월 들어 매수세가 끊기면서 본격적인 호가 조정이 시작됐다.

대출을 받아 매입에 나섰던 투자수요자들이 강북 발 침체기류 영향력에 점차 포섭되면서 가격 조정 압박을 받게 된 것.

의정부는 10월 초만 하더라도 저가매물 출시도 그리 많지 않고 가격 하락폭도 작은 편이었다.

매도인들 사이에서는 서울에 비해 가격 변동이 둔감했던 과거 사례에 비추어 큰 폭의 급락 장은 없으리란 전망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부터 시작된 가격의 단기급등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퇴색돼 매수인들의 발길이 점차 줄었고 11월 들어서는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민락동에 위치한 M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반짝 나오던 급매물도 요즘엔 나오고 있지 않다”며 “매수 문의조차 끊기자 매도인들은 아예 매물을 회수하고 관망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내놔도 사는 사람 없어

특히 의정부는 소형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크다. 66㎡(20평형)대 미만 소형의 경우 2007년(29.36%)→2008년1월~9월(28.30%)의 상승 변동률에서 최근 2개월 동안에는 -5.75%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가격 상승기에 오름세를 주도했던 소형이 불황 속에서는 하락세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반면 면적이 커질수록 하락폭이 작아지고 165㎡(50평형)대 이상의 대형아파트는 가격이 소폭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투자수요자들은 자금부담이 작은 소형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특징이 있다.

이에 원주민과 같은 실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대형에서는 그만큼 경기변동 영향을 적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역적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비중이 작은데다 가격이 오를 때 소형면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던 만큼 불황에서는 다소 강한 모습을 보였다.

매수세의 실종에도 불구하고 급매물은 많지 않은 편이다. 간혹 한 두건씩 나오는 정도로 거래가 급한 일부 매도인들이 시장에 발을 담그는 정도다. 하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라 할지라도 찾는 이가 없어 소진이 어렵다.

용현동에 위치한 S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아예 없는데 급매물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현재는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어 시장이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002년에 준공 된 용현동 송산주공1단지의 경우 2007년 가을부터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됐지만 그 호황은 1년이 채 지속되지 못했다.

2008년 여름 비수기가 마무리되면서 매수문의가 감소했고 가격이 소폭 내리기 시작한 것. 62~76㎡(19~23평형)대의 소형으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8월 이후에는 신규로 유입되는 수요가 적어 가격의 하향조정이 이뤄졌다.


소폭 추가하락 불가피

현재 송산주공1단지 62㎡(19평형)는 1억4000만원 선에 매물이 출시되고 있다.

단지 내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 가격이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편은 아니나 매수세가 없다 보니 당분간 보합 내지 소폭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곡동 일대도 매수세 침체가 두드러진다. 신곡동은 비교적 브랜드 있는 대단지 아파트가 많고 상권이 잘 발달돼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매물호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신곡대우 79㎡(24평형)의 경우 실제 매물은 거래가능 선보다 3000~5000만원 가량 높게 출시되고 있다.

신곡동의 M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최근 1여 년 사이에 형성된 현재의 가격이 적절하다고 여기는 편”이라며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어려워도 과거의 저렴한 시세로 호가를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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