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중국인들이 작년 사치품 소비액에서 해외에서 구입한 비중이 74%를 차지했다. 자국에서 산 제품은 가짜일까봐 해외 소매점을 통해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국 베이징무역관과 중국 사치품 전문연구기관인 야오커연구원(要客硏究院)에 따르면 중국 사치품 소비는 지난해 1457억 달러(25조 원)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사치품 소비 규모는 전 세계 사치품 소비의 4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사치품 시장은 약 400만 명으로 추정으로 추정되는 자산 규모 1000만 위안(17억 원) 이상인 야오커가 핵심 고객이다.

중국인들의 사치품 소비액은 20131000억 달러를 돌파한 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경기둔화와 미중 통상분쟁, 위안화 약세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장세가 전년의 13%에서 다소 축소됐다.

특히 중국 사치품 소비 동향을 보면 해외 소비 비중이 74%를 차지해 눈에 띈다. 중국 정부가 2015년부터 여러 차례 소비재 관세 인하 조치를 시행했음에도 중국인들의 해외 사치품 소비액은 2017년에 이어 작년에도 10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에 가짜 상품 판매가 성행해 해외 구매를 선호한 데 따른 것이다.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는 것도 눈에 띈다. 작년 사치품 온라인 소비액이 전년보다 37% 증가한 53억 달러로 이는 중국 내 사치품 소비액의 14% 수준이다. 야오커연구원이 2750명 야오커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온라인 구매자 비중도 20134%에서 지난해 27%로 급등했다.

김성애 중국 베이징무역관 관계자는 "작년 사치품 온라인 소비액이 전년 대비 37% 늘었났음에도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이 정품일까'에 대한 우려가 있다""온라인 구매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사치품 업체들이 온라인 매장 대상으로 정식 수권서를 발행하는 등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맥킨지 등 시장조사기관은 세계 럭셔리 시장에서 전자상거래 비중이 10% 수준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중국 사치품 온라인 판매는 빠른 성장세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자사 온라인몰을 열거나 티몰, 징둥닷컴 등 중국 온라인 매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에서 당일 배송, 심지어 90분 이내 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코트라는 또 중국 사치품 업계의 품질과 디지안 동질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중적인 사치품은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작은 사치'(輕奢, small indulgence)가 젊은이들의 사치품 소비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낮고 개성이 돋보이는 사치품 브랜드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애 관계자는 "야오커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60% 이상의 중국 부자들은 전통 브랜드보다 독특한 개성을 살린 고급 제품을 선호한다""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파워가 막강한 전통 브랜드들과 경쟁하려면 목표 고객층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한편 개성이 돋보이고 품질이 좋은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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