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부동산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10월 말 현재 지난해 말보다 40여 만 좌수 줄면서 IMF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해 청약통장의 인기가 급격히 시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피드뱅크가 금융결제원 청약통장 가입자수를 분석한 결과 2008년 10월 말 현재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총 650만 5791좌수로 2007년 말(691만 1994좌수)보다 40만 6203좌수가 줄었다. 이는 한해 동안 85만 6943좌수가 감소한 IMF(1998년) 이래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이다. 다음은 2007년 30만 742좌수, 2001년 4만 2678좌수 순으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처럼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대폭 줄어든 이유는 주변 집값 하락으로 인한 체감분양가가 높아졌고, ‘광교’ ‘청라’ 등 최대 인기청약지마저 미분양이 생겨나는 등 분양아파트의 매력이 가장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도권 집값이 최대 40%까지 폭락했지만 분양가변동률은 여전히 7%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분양가와 시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아울러 금융위기로 자금경색이 심화됐고,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마저 높아지는 등 수도권 최대 인기청약지 ‘광교’, ‘청라’까지 미분양 사태가 벌어져 청약통장 인기가 급격히 시들해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청약통장 감소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9.19대책을 통해 향후 10년간 150만호 서민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청약통장 활용도가 높아졌고, 수도권 투기과열지구가 대거 해제되면서 비세대주와 당첨 경력자들의 1순위 청약 제한이 폐지돼 청약기회가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올10월 현재 청약통장 종류별 가입자수를 지난해 말과 비교해본 결과 청약예금 감소폭(-23만1512좌수)이 가장 컸다. DTI규제, LTV규제 등으로 인해 2007년부터 중대형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중소형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청약예금가입자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 대규모 공공택지 분양물량 중 전용 85㎡ 이하 물량이 대부분 청약 저축자에게 주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의 인기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청약부금 가입자수도 21만7680명이 줄어든 126만1425명으로 집계됐다. 청약 예ㆍ부금 가입자가 감소한 것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분양물량이 크게 줄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 활용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청약저축 가입자수는 1년 새46만2989명이 증가한 268만1891명으로 나타났다. 공공택지에서 중소형이 대부분 청약저축자의 몫으로 돌아가면서 저렴한 가격에 내집 마련을 할 수 있고 당첨확률까지 높다. 청약가점제 적용을 피하면서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청약자들이 가점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청약저축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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