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늪에 빠진 인천, 신도시 덕 좀 볼까


각종 개발 호재로 기세등등했던 인천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년간 강세를 보인 다른 지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은 상종가를 달렸던 인천이 올해 들어 단 한번의 오름세도 기록하지 못하고 줄곧 내림세만 보이고 있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 bank.co.kr)에 따르면 인천은 올해 한 차례 보합을 제외하고 16주 연속 하락을 나타냈다. 2007년과 2008년 연초대비 변동률이 각각 7.85%, 6.26%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으로, 새해가 시작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0.79%나 떨어지는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굵직한 대형 호재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여왔던 인천은 지난해 10월 중순경부터 침체기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작년 상반기 이후 경기악화로 대부분 지역이 불황을 겪기 시작했지만 인천은 나홀로 상승을 보여왔던 터라 시장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자금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투자자들이 발을 빼기 시작하면서 인천 역시 하락 장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호재 수혜를 집중적으로 입었던 지역들의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시세 하락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인천의 굴욕 계속되나

부평구는 미군부대 이전 확정과 지하철7호선 연장, 그리고 지역 내 재개발 추진으로 인해 2008년 연초대비 변동률 7.07%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연초대비 변동률은 0.99%나 떨어지면서 인천 평균 하락률을 웃도는 상황이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세는 간간이 있으나 대부분 저렴한 매물만 찾고 있어 거래가 쉽지 않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각종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데 비해 저평가 됐다는 인식으로 2008년 무려 12.83%나 상승했던 계양구도 이 같은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1.47%가량 떨어지면서 인천의 전반적인 내림세를 주도하는 상황으로 반전했다.

이는 계양구가 대부분 노후단지로 구성돼 있어 선호도가 극히 낮은데다 경기 불황으로 재건축, 재개발 기대감 마저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그 침체가 더 두텁게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의 주요 거주지로 가장 높은 평당가를 구성하고 있는 연수구도 2008년 상승한 수치만큼 다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송도동에 위치한 한진해모로 132㎡는 연초에 비해 8500만원 가량 내려 현재 6억~8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는 거의 2007년 연초 가격까지 회귀한 것으로 인천 내 단지 중 낙폭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송도신도시와 인접해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던 연수구마저도 침체를 피하지 못하는 이유는 비싼 가격이 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매수세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게다가 인근 논현지구와 한화지구에 다가올 6,7월 3700여 가구 입주물량을 앞두고 기존 아파트를 처리해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로 급매물이 등장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한편 인천 지역이 이 같은 침체로 하락폭이 커지면서 현 시세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적지 않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서울 수도권 일대가 반등 조짐을 조금씩 보이고 있어 인천도 다시 불붙지 않을까란 생각이 지배적인 것.

또한 이전에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송도와 청라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분양이 성공리에 끝날 경우 인근으로 분위기가 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앞서 분양한 청라지구 한 블록이 1순위로 마감된 점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생 여지는 충분

인천 서구 일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큰 움직임은 없지만 분양열기가 고조되면서 기입주 아파트도 문의 전화가 조금씩 늘고 있다”며 “이후 분양이 완료되면 분양에 실패한 수요자들이 인근 아파트로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져 반등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봄 이사철이 진행되면서 인천 역시 저가 매물은 한차례 소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급매물 거래 이후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어 상승세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당분간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거래 부진이 여전하겠지만 내재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 더 이상의 폭락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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