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가총액, 상반기 동안 12조9104억 증가


서울 아파트 시장이 상반기 동안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시가총액이 12조9104억2076만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강남권 일대가 재건축 규제 완화, 시세 바닥 인식 등의 요인으로 매도자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거래시장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강북권은 경기불황에 따른 거래침체가 이어지면서 시가총액이 크게 감소하는 등 전형적인 ‘남고북저’ 양상을 나타냈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 w.speedbank.co.kr)가 서울 일대 아파트(재건축, 주상복합 포함) 105만2797가구를 대상으로 시가총액을 확인해보니 현재(’09.06.28) 599조4870억9527만원으로 연초(’09.01.01)에 비해 무려 12조9104억2076만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시가총액 변동률을 살펴보면 강동구(9.76%)가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낸 가운데 송파구(7.96%), 서초구(3.51%), 강남구(3.37%), 양천구(2.95%)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강북구(-1.83%), 은평구(-1.64%), 동작구(-1.33%), 중랑구(-1.32%), 노원구(-1.28%) 등 대체로 강북일대는 하위권을 형성했다.


서울 송파구 상승폭 독보적

송파구는 연초 71조1990억6460만원에서 5조6672억3750만원 증가하며 76조8663억210만원을 기록, 상반기간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을 주축으로 호가가 크게 상승한데다 제2롯데월드 최종 확정 호재가 더해지면서 매도자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남구 역시 투자수요의 유입 급증으로 전반적인 과열양상을 보인 가운데 연초보다 3조3174억2750만원 증가하며 101조8637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강동구는 2조5969억8100만원(26조5981억9976만원->29조1951억8076만원), 서초구는 2조1445억3750만원(61조711억2000만->63조2156억5750만원)씩 각각 조 단위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반면 강북권은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작년 노도강 열풍의 주역이던 노원구가 40조3158억9100만원으로 상반기간 가장 큰 5224억1350만원의 감소폭을 보였다. 강북개발의 중심지역인 용산구도 경기침체로 짙은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현재 23조4012억8000만원으로 721억5200만원 증발했다.

이렇게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상반기 동안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강남권 시장이 재건축을 중심으로 연초부터 빠르게 회복했기 때문이다. 용적률 완화,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허용 등의 굵직한 규제완화 호재가 이어진데다 저금리 기조로 매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호가가 크게 상승한 것. 게다가 지난 2년여 동안 강남권 시장이 좀처럼 약세를 면치 못한 탓에 올 들어 시세 바닥 인식이 빠르게 퍼진 점도 한 몫 했다. 다만 최근 들어 매도?매수자간 희망 가격차가 커지자 거래시장은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든 상황.


장기 상승으로 이어질까

한편 작년 각종 개발호재와 시세 저평가 인식으로 고공 상승세를 탔던 강북권은 경기침체 여파, 단기간 시세 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대부분 지역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이 강북권보다는 강남권을 겨냥하다 보니 오히려 시세 간극이 더욱 벌어지면서 뚜렷한 ‘남고북저’의 시장 양상을 나타냈다.

연초대비 상승폭이 큰 주요단지를 살펴보면 대부분 강남권이 순위에 랭크된 가운데 재건축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6㎡(17평형)의 경우 12억7000만~12억8000만원 선으로 무려 3억5000만원 올랐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115㎡(35평형)는 3억원 오른 13억~13억5000만원 선의 시세를 형성했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 S중개업소 대표는 “송파를 비롯한 강남 일대는 연이은 재건축 규제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더해지면서 수요층이 급증해 서울 전체 상승세를 주도했다”면서 “하지만 상반기간 이들 지역의 호가가 너무 치솟다 보니 매수자들의 관망세도 역시 짙어지면서 거래시장은 숨고르기에 돌입한 모습이다”라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 P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열된 시장 분위기만큼 실거래가 많지는 않은 편”이라면서 “특히 경기침체가 워낙 극심한 만큼 현재와 같은 호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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