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외도를 한 것을 빼고 일요서울에 근무한지 10년이 훌쩍 넘어간다. 평기자로 들어와서 정치부 차장, 부장을 거쳐 현재 부국장겸 편집위원이 됐다. 기자로서 생활은 2000년도 초반에 시작해 정치부 기자만 근 20년 동안 하고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을 일요서울과 함께 한 셈이다. 일요서울신문사는 1994년 3월3일 신문사로 등록해 올해 창간 25주년을 맞는 타블로이드판 시사주간지다. 지령은 1304호를 맞고 있다.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나 일요서울 기자로서 감사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회사 다니면 배우자도 만났고 승진도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게 기자생활을 하면서 광고나 협찬, 신문판매 강요 등 압박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기자 노릇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여전히 회사의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요즘 기자에게 광고에 대한 압박을 받지 않고 회사생활을 한다는 점은 최대의 특혜다. 

통상 거의 모든 매체에서 부서를 가리질 않고 ‘회사 기여’차원에서 광고에 신경써야 한다. 심지어 면접 과정에서 ‘기자로서의 본연의 자세’를 묻기 보다는 ‘회사에 어느 만 큼 기여할 수 있느냐’가 채용 여부에 큰 잣대가 되고 있다는 점은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는 기자 초년생 때 회사로부터 ‘주간지는 걸리면 걸리는 대로 써야 한다’는 아이템에 대해 한정이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는 지금과는 달리 주간지 시장이 좁지도 않았고 비주류 매체도 아니였다. 주간지 표지에 안좋은 기사가 나가면 반응이 즉각적으로 왔고 덕분에 필자는 몇 번의 단독 기사를 쓸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이렇게 10년 넘게 동고동락을 해왔던 일요서울이 요즘 어수선하다. ‘유령기자’(필명)니 ‘표절’(짜깁기)이니 본지를  겨냥한 연속 보도가 있었다. 주간지로서 주로 다뤘던 표지 제목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 

회사는 단순 실수이고 언론사의 관행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다는 판단으로 모든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글을 공식적으로 게제했다. 또한 관련 기자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필자는 마음이 착잡하다. 십년 넘게 동고동락한 후배도 있고 이제 갓 들어온 수습기자도 있는 데 이들이 느끼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아닌 이 고통을 감내해 어떻게 새롭게 태어날 것이냐다. 환부는 도려내야 하고 그래야 상처는 더 깊어지지 않는다. 또한 정당한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하고 그에 따른 희생을 감내해야 개인도 회사도 미래가 있다. 감추고 쉬쉬하고 ‘남들도 다 하는데...’는 안이한 사고는 위험하다.

그리고 회사는 25년이라는 적잖은 세월을 견뎌낸 신문사다. 필자가 몸담고 있을 당시에도 내우외환은 있었고 그때마다 구성원이 똘똘 뭉쳐 슬기롭게 헤쳐나온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일요서울 구성원이 사분오열되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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