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기획 행사에 文대통령 만족감 드러내며 신뢰관계 증명
“문재인 정부 숨겨진 실세 B씨가 A씨 배후 지원세력”

청와대. [사진=뉴시스]
청와대. [사진=뉴시스]

뉴스블리치ㅣ문재인 정부 집권 초 청와대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다. 장 전 실장을 청와대로 데려오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삼고초려’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장 전 실장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1기 경제팀은 큰 기대를 모았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교체됐다.

소득주도성장 회의론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갈등설이 장 전 실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말도 들린다.

1기 경제팀의 얼굴인 장 전 실장이 떠난 뒤 2기 경제팀에서는 딱히 장 전 실장처럼 주목을 끄는 이가 없다. 이에 현재 청와대 경제팀 실세가 누구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가 실세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말이 귀를 솔깃하게 하고 있다.

지난 26일 청와대 소식통은 “A씨가 청와대 경제팀 핵심 실세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청와대 주변에서 돌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신뢰를 사고 있다는 말이 적지 않게 들린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A씨가 문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뛰어난 기획력 때문”이라며 “여기에 청와대 핵심실세인 B씨가 물심양면으로 A씨를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소식통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부터 문 대통령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 행사에 참석해 매우 흡족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혁신금융 행사를 주관하고 실행한 금융위원회 한 직원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호평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이 직원에게 행사 아이디어를 제공한 이가 바로 A씨라는 것이다. 청와대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A씨는 이 직원과 행정고시 선후배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행사에서는 ‘기업과 금융이 함께하는 혁신금융’이라는 주제로 ‘중소기업을 살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금융지원 방안’이 발표됐다.

문 대통령은 이 행사에 참석해 “혁신금융이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맥”이라며 “우리 정부는 과거의 금융관행을 벗어나 미래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혁신금융’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혁신금융 행사는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혁신성장’과 ‘포용성장’이 알맞게 균형이 잡혀 있었다”며 “문 대통령이 원하는 어젠다가 모두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이끌었던 장 전 실장이 청와대를 떠나 ‘소득주도성장’ 동력이 상실되면서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완전히 외면하기는 어렵다. 문재인 정부 핵심 지지세력인 진보층이 ‘성장정책’보다는 ‘분배정책’을 원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중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이다”며 “정부가 분배정책 없이 성장정책만 강조하면 핵심 지지층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2기 경제팀이 ‘혁신성장’-‘포용성장’ 투트랙을 가져가고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포용성장은 진보층을 잡기 위한 분배정책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여권 관계자는 이 행사에서 혁신금융과 중소기업 성장을 연결시킨 점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 성장은 넓게 보면 포용성장에 포함된다”며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지 못하는 정부가 중소기업 성장을 중시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해 일자리 문제 등을 개선하겠다고 수 차례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박영선 의원을 임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영선 장관은 지난 25일 “정부 3년 차를 맞아 대·중소기업 간 자발적 상생협력과 혁신성장, 소상공인·자영업의 독자적 정책영역 확립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A씨는 이 같은 기획력뿐만 아니라 든든한 지원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A씨에 힘을 실어주는 이가 청와대 핵심실세로 알려진 B씨다”고 말했다. A씨와 B씨는 고등학교 선후배다.

문 대통령과 B씨의 인연은 참여정부 때부터 시작했다. B씨는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에게 직접보고를 많이 하는 인물 중 하나다.

A씨와 B씨의 인연도 참여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이 소식통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A씨와 B씨는 각별한 관계였다”며 “B씨가 경제정책과 관련해 A씨와 속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씨는 오는 6월 ‘포용 성장’을 주제로 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한 핵심인사는 “A씨가 포용성장 행사도 잘 준비해 문 대통령의 신임을 더욱 얻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A씨가 현 정권의 경제철학을 구현하고, 정책 입안에 중추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요서울 탐사보도팀 뉴스블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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