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계파 없이 정책과 가치 중심 되도록 진화해야”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다음달 8일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가 있다. 선거에 나서는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가나다순)은 당내 의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다. 그중 당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며 원내대표 선거에 3번째로 도전하는 후보가 있다. 바로 노웅래 후보다. 일요서울이 그를 만나 원내대표 출마 각오 등을 들었다.

의원실 제공

“야당이 반대하기 힘든 법안으로 정국 주도해 성과 내는 국회 만들어야”

여야 대치 국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선거제 개혁안, 공수처법 등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고성은 기본이고 멱살잡이와 감금, 조롱까지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 통과 이후 7년 만에 ‘동물 국회’가 재연됐다. 현재 국회에서 협치는 찾아볼 수 없다. 이번에 선출되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직된 여야 관계를 풀어 국회를 정상화 시키고 1년여 남은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 노웅래 의원은 21년간의 기자 생활로 소통에 능해 자신이 현재 국면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특정 색채가 강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로 승부할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한다. 일요서울이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여야 협치와 총선 승리의 방법을 들었다.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다. 각오를 말한다면.

▲만나는 당내 의원들이 현재 자유한국당은 집권여당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막는다며 왜 굳이 원내대표 선거에 나가려 하느냐고 묻는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누군가는 당을 위해서 해야 한다. 입법부인 국회가 싸움판처럼 대결의 정치만 있는 상황에서 국회법에 따라서 국회가 운영되도록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총선 승리와 의회정치를 복원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출마했다.

-왜 꼭 노웅래여야 하나.

▲나는 이전부터 민주당을 지켜온 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당에 대한 무한 책임과 애정이 있다. 쉬운 길이면 내가 갈 필요가 없지만 어려운 가시밭길이기 때문에 당에 애정과 책임이 있는 내가 나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번이 원내대표 선거에 3번째 도전인데 내 목표가 단순히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었다면 나는 도전을 그만해야 한다. 하지만 원내대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고 내 정치 목표는 총선승리와 의회정치 복원이다. 이것을 다른 사람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원내대표 일에서 나는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다. 현재 정치가 풀리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는 서로 다른 나라 언어를 하듯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기자생활을 21년 했기 때문에 소통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다.

-다른 의원들보다 계파 색채가 옅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이 원내대표 선거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보는가.

▲우리당은 과거 분파와 계파가 있었지만 지난 대선 이후에는 무계파, 무계보가 됐고 약간의 흔적만 남아 있다. 지금도 계파를 나눈다면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옛날처럼 분파 갈등의 정치로 돌아가게 된다면 정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당내 유일한 팀만 있어야 한다. 또한 이제는 계파 없이 정책과 가치 중심의 모임이 되도록 진화해야 한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보통은 투쟁할 것인지 협상할 것인지로 나뉘는데 투쟁과 협상을 같이 해야 한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 개혁과 관련한 현안은 서로 간에 입장이 현격하게 다르니 싸우면서 추진해야 하지만 민생법안은 싸울 문제가 아니다. 야당에게 협조를 구하고 협상을 하는 건 여당의 몫이다.

현안에 대해 양쪽 의견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좋지만 강하게만 보이는 건 능사가 아니다. 그렇게 한다면 결국 아무것도 성과가 없다. 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한다. 계속 싸우자고 하는 프레임에 말리면 안 되고 민생법안 중심으로 협상해야 한다. 야당이 반대하기 어려운 법안이나 현안으로 이슈를 만들고 정국을 주도해 일하는 국회, 성과 내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패스트트랙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 구도대로 내년 총선을 치른다면 여당과 제1야당 빼고는 군소정당이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개정안을 포함한 패스트트랙을 일부에서 반대하는 것은 당이 같이 살려고 하는 게 아닌 다른 뜻이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 정치 현안 중 어떤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가.

▲추경예산이다.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경기 활성화가 제일 시급한 과제기 때문에 추경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야당이 비판을 하는데 소득주도성장은 성과가 2-3년 후에 드러난다. 게다가 소득주도 성장만이 아닌 혁신성장을 같이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혁신성장을 하려면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입법이 돼야 하지만 ‘빅데이터 3법’ 등이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법안을 처리하고 이후 문제가 있을 때 야당이 비판해야 한다. 지금 야당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끔 법안을 묶어놓고 비판을 하니 건강한 비판이라 볼 수 없다.

-이번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필승 전략이 있다면.

▲4.3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민주당에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를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부터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은 민심을 외면하는 오만한 집단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뻔한 선거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전에 했던 비슷한 이미지의 후보가 아닌 민주당이 변화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선거는 외연 확대가 관건이다. 총선승리를 위해선 현재 머뭇거리고 있는 중도 진보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 진보층이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고 중간에 머물러있다. 그 지지층들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공천 과정에서 친문과 비문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없다. 공천과정에서의 잡음을 없앨 방법이 있다면.

▲현재 당헌 당규상 원내대표가 인위적으로 인사교체를 할 수 없다. 이해찬 당 대표가 자신의 결단으로 컷오프를 없앴다. 의원들이 공천과정에서 부당하게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지켜보고 보호하는 것이 원내대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공천 규정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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