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기 폐기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작년 4월 이후 4차례에 걸쳐 정상회담 했다. 김정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의 회동도 2차례나 있었다. 

그러나 김은 정상회담을 하면 할수록 북핵 폐기가 아니라 북핵 보유 쪽으로 갔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의 북핵화(北核化)’로 굳혀 갔다. 

1993년 북핵 도발 이후 26년 동안 미국·한국·일본 등은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협상했고 네댓 차례나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 모든 합의서 내용들을 속이고 핵 보유국으로 올라섰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2년 전 경고한 대로 북한은 대화를 “상대를 속이고 시간 버는 최고 수단”으로 이용했다.    

김정은은 지난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베트남 하노이 회담에서 북핵 폐기를 정면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에게 북한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모든 비밀 핵시설과 핵물질 목록 제출 그리고 대량살상무기(WMD) 완전 폐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을 내밀면서 미국의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를 터무니 없이 요구했다. 여기에 트럼프는 회담을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다며 결렬시켰다.  
트럼프 행정부측은 북한에 “여러 번 속았다”면서 대북 압박 지속을 재강조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3월 27일 인사 청문회에서 “이미 북한에 여러 번 속았다.”며 “북한에 대한 지속적 압박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대북 제재를 “계속 이행하고 세계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도록 최선을 다해 독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미국이 계속해서 ‘완전한 북핵 폐기’를 요구한다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우리가 미사일이라도 발사하면 당신(트럼프)도 곤란해 질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김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 것이 자신의 뛰어난 외교협상 결과라고 자랑하곤 했다. 김은 트럼프의 외교업적 자랑을 간파, 트럼프가 북핵 폐기를 계속 요구하면 미사일을 다시 발사해 트럼프의 업적을 물거품으로 만들겠고 협박한 것이었다. 트럼프가 외교업적을 성급히 자랑했다가 김에게 뒷덜미를 잡힌 셈이다. 김은 예상했던 대로 4월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을 재개했다. 또 다음 날 김은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입을 통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저질적인 인간’이라며 그를 미·북 대화에서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김은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면 할수록 두 나라가 자기에게 대화하자며 절절맨다는 약점을 파고들어 한·미를 더 더욱 겁박한다. 이미 10년 전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사설을 통해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이 “나쁘게 행동하면 할수록 주변국들이 더 필사적으로 자신을 매수하려 한다”는 것을 이용해 나쁜 행동을 반복한다고 경고했다. 김정은도 제 아버지처럼 ‘나쁘게 행동하면 할수록’ 한·미 양국이 더 ‘필사적으로’ 자신에게 엉긴다는 걸 알고 막간다. 미사일 발사를 다시 재개하고 폼페이오 장관에게는 ‘저질적인 인간’, 문재인 대통령에겐 “오지랍 중재 행세 말라”며 공격한다. 더 이상 한·미는 김의 나쁜 행동에 엉기지 말아야한다.  

이제 북핵에 대한 대응책은 분명해졌다. 김일성·정일·정은 왕조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밖에 없다. 김정은 제거를 말한다. 김정은에게 북핵 폐기를 기대하는 건 늑대가 양(羊)이 되기를 바라는 거나 다르지 않다. 김정은 ‘레짐 체인지’는 보다 더 강력한 대북 제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대북 제재를 강화한다면 근년 아프리카·중동 독재자들이 권좌에서 축출되었듯이 언젠가는 김정은 독재자도 쫓겨날 수 있다. 김이 사라져야 북핵도 완전 폐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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