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며 허리 좀 펴나


이번 3분기는 여름휴가 시즌, 추석연휴 등 이슈들이 포진해 있어서 자영업 측면에서는 달갑지 않은 시기였다. 8월 말부터는 비브리오 패혈증 감염사례가 보고되면서 관련업종 매출이 반 토막 나는 등 다사다난한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이처럼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평균 권리금이 반등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업계는 국내 경제의 풀뿌리라 할 수 있는 자영업 경기가 호전 조짐을 보이면서 하반기 전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올 3분기 들어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수도권 소재 점포매물 4398개(평균면적: 152.06㎡)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과 함께 조사한 결과 평균 매매가는 지난 2분기(6132개, 142.14㎡) 대비 평균 9.1%(1277만 원) 오른 1억5317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보다도 낮은 수준에 형성되며 상반기 자영업 시장을 긴장하게 만들었던 권리금도 3분기 들어 반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권리금은 1억896만 원으로 2분기(9841만원)에 비해 10.72%(1055만 원) 올랐고 보증금도 같은 기간 4198만 원에서 4419만 원으로 5.26%(221만 원) 증가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권리금 증가

시세를 점포면적 1㎡당 가격으로 환산한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점포 시세를 1㎡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평균값과 달리 단위 면적당 가격을 알 수 있어 시세 등락 여부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우선 1㎡당 매매가(총매매가/총면적)는 100만7300원으로 2분기 98만7759원에 비해 1.98%(1만9541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보증금은 29만5343원에서 29만609원으로 1.6%(4734원) 감소했지만 권리금이 69만2346원에서 71만6559원으로 3.5%(2만4214원) 올라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올 3분기 점포시세는 2분기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시세가 오른 상태다. 지난해 3분기 점포면적 1㎡당 권리금은 61만3026원이었지만 올 3분기에는 71만6559원으로 10만3534만원(16.89%) 올랐다. 1년 새 3.3㎡(1평)당 35만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처럼 점포 시세가 상승한 것은 하반기 들어 서민경기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부터 시행된 경기부양책, 금융위기 극복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채로 있던 소비심리가 7월 말, 8월 초 휴가철을 기점으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지출이 많아지는 하반기에는 영업 여건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기업 및 대중들의 소비지출이 하반기 들어 증가한다는 통념과 앞으로의 경기 회복에 대한 점주들의 기대감이 긍정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추석 연휴 이후 권리금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세안정감 서울이 유리

점포 매물을 소재 지역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으로 나누면 권리금 상승률은 서울보다 수도권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안정감 측면에서는 서울이 더 나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매물 4398개 중 수도권 소재 매물은 총 1166개(평균면적: 165.29㎡)로 평균 권리금은 8843만 원에서 1억1118만원으로 25.73% (2275만 원) 늘었다. 반면 서울 소재 매물(3232개, 평균면적: 145.45㎡)의 3분기 평균 권리금은 1억201만 원에서 1억1061만 원으로 8.43%(860만 원) 올랐다.

이처럼 외견상으로는 수도권 소재 점포의 권리금 상승률이 서울을 압도한 모습이지만 실상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시세 안정감 측면에서는 서울이 보다 낫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유는 평균 권리금 시세의 등락폭에서 찾을 수 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평균 시세를 보면 서울은 1억 954만 원 - 1억 201만 원 - 1억 1061만 원으로 금액 격차는 최대 860만 원에 불과했다. 반면 수도권 지역은 1억 662만 원 - 8843만 원 - 1억 1118만 원으로 최대 금액 격차는 2275만 원에 달한다. 이는 서울에 비해 2.65배 높은 액수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대표는 “권리금의 본질이 점포의 수익창출 능력에 대한 가치평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권리금 등락폭이 클수록 자영업자들의 불안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점포라인]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