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n 여행이야기] 청두에서 발견한 다섯 가지 美 [두번째 여정]
[Go-On 여행이야기] 청두에서 발견한 다섯 가지 美 [두번째 여정]
  • 프리랜서 엄지희 기자
  • 입력 2019-04-29 13:47
  • 승인 2019.04.29 14:04
  • 호수 1304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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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따라 흐르는 역사, 중국에 음식 있고 맛은 쓰촨에 있다
[편집=김정아 기자 / 사진=Go-On 제공]
[편집=김정아 기자 / 사진=Go-On 제공]

 

3美  자연 도교의 뜻으로 푸르른 산

하늘로 길고 높게 뻗은 나무가 입구부터 빼곡하다. 울창한 수림과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칭청산은 도교 명산이다. 중국 후한 말기의 도사 ‘장도릉’이 제자를 이끌고 이 산을 찾았다 하여 도교의 발원지로도 알려져 있다. 사실 장도릉은 한국에서는 낯선 인물이지만 중국에서는 오두미교도교의 한 갈래를 창시한 도인으로 꽤 유명하다. 그 덕분에 과거 칭청산에는 70개의 도교사원이 있었고 현재는 38개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중 가장 규모가 큰 사원은 정상 근처에 자리 잡은 상청궁이다.
산은 해발 1260미터로 그리 낮지 않지만 상청궁까지 마냥 두 발로 걸어 올라갈 필요는 없다. 20분 정도 계단을 오르다 보면 저수지가 나오고 여기서 배를 타고 넘어가면 케이블카 센터가 있는데 이걸 타면 한 번에 상청궁 근처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곳부터 상청궁까지 거리는 짧지만 높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한 계단을 15분간 쉼 없이 딛고 가다보면 담벼락 한 면을 뚝 잘라놓은 모양새의 바위가 놓여 있다. 도교의 구절 중 하나인 ‘큰 도는 애써 하지 않는 것’ 이라는 의미의 ‘대도무위’가 적혀 있다. 바위 뒤로 보이는 계단 끝에 한국 사찰의 일주문 역할을 하는 이끼가 그득한 문이 나타난다. 이 문을 지나면 적색 벽면의 상청궁이 보이고, 사원은 경사진 비탈에 지어진 듯 안에서도 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붉은 리본이 매달린 나무와 제단이 있고, 사람들이 그 앞에서 향을 피우며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부연 연기가 주위로 퍼지는데, 그 모습이 꽤나 신비롭다.

4美  보물 중국의 국보 판다의 탄생지

옛 건물로 이루어진 거리를 지나다 보면 옥색으로 흐르는 민강珉江과 화려한 지붕과 기둥으로 이루어진 다리, 남교가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다리를 건너가는데 이들이 향하는 곳은 두장옌이다. 청두시를 지나는 민강은 해마다 물길을 벗어나 청두평원으로 범람하기 일쑤였고, 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물길을 조절하는 ‘수리관개시설’, 두장옌이다. 하나의 물길을 여러 갈래로 나누는 시설로 두장옌이 만들어지고 청두에 더 이상 홍수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도시 곳곳까지 물 공급이 원활 중국의 국보인 판다가 가장 유명한 지역은 청두인데 판다가 나오는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쓰촨판다사육기지’의 판다모양의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빽빽하게 자라는 대나무 숲이 보인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대나무의 푸른 숲을 보고 있자니 과연 이곳이 판다가 사는 지역이구나 싶다. 방문자들은 쓰촨팬더사육기지를 ‘동물원’의 개념으로 많이들 생각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곳은 판다를 사육하고 번식, 연구하는 시설이다. 다만 세계적인 사랑받는 귀한 생명인 판다를 누구나 만날 수 있도록 동물원과 테마파크 형태로 꾸며놓아 흑백의 털을 가진 귀여운 판다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넓은 부지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래서판다가 돌아다니는 ‘래서판다 운동장’과 아기 판다들이 있는 ‘판다유치원’. 대나무를 끌어안고 잎을 오물오물 씹고 있는 판다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긴다. 수많은 사람들이 앞에서 자신을 구경하고 있지만 조금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대나무와 풀에 가려진 판다를 보려고 구석구석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가 있는데 판다의 고혈압이다. 워낙 게으르고 느린 데다가 매일 20킬로그램에 가까운 양을 먹어치우니 대부분의 판다들이 고혈압이 있단다. 그래서인지 청두에서 ‘판다’를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 더욱 특별한 의미가 느껴진다.

 

5美  문화 옛거리를 거닐며 중국을 만나다 

삼국지 시대의 중국을 직접 보고 걷고 느낄 수 있는 거리가 있다. 청두의 ‘진리거리’는 촉나라 시대의 거리를 재현해 놓은 상점가다. 중국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좌우로 나란히 이어져 이곳을 걷고 있는 여행자를 순식간에 과거로 이동시킨다. 거리 초입부터 보이는 건물에 매달린 홍등과 중국 고전 양식의 문살 문양. 크게 화려하거나 신기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닌데도 걷는 내내 낯선 여행지가 전해주는 분위기에 그만 마음이 설레인다. 다만 거리의 폭이 좁고 사람이 많아 걷기가 힘든 것이 아쉽다. 진리거리 좌우로 기념품, 식료품, 카페와 레스토랑, 펍 등 가지각색의 상점이 이어진다. 쓰촨 지역답게 훠궈소스나 두반장, 매운 고추를 파는 곳도 있다. 작고 저렴한 장난감부터 고가의 장식품까지 없는 것이 없다. 여행 기념품을 준비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목재와 벽돌로 이루어진 건물들은 현대에 와서 지었는데도 오랜 세월을 지나온 것처럼 예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진리거리의 길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광장이 나오는데, 광장 옆에는 먹거리 골목이 있다. 돼지코, 토끼머리구이 등 독특하고 기이한 길거리음식부터 오징어구이, 찹쌀도넛,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사방에서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지갑은 절로 열린다. 다만,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니 소지품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tip> 천극 관람은 꼭 기억할것

청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념품이 있다. 하나는 판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변검인형. 그만큼 쓰촨성의 천극 중 변검은 유명하다. 천극이 열리는 청두의 오페라 하우스 내부로 들어가면 천막처럼 둘러쳐진 공연장 관객석이 전부 테이블과 의자로 꾸며져 있다. 테이블에 놓인 해바라기씨, 땅콩, 자스민차만 보아도 중국 문화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따듯한 차 한 잔을 마시며 화려한 연극, 악기 연주, 변검과 손그림자 공연 등을 보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연극과 노래가 중국어로 진행되지만 공연을 즐기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프리랜서 엄지희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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