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따라 창업 아이템도 가지가지

경기가 어려워지고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창업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렵게 취업을 한 젊은 사람들도 비정규직일 경우가 많고,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은 빨라진 정년퇴직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결혼 후 재취업의 가능성이 낮아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사회적 현상이 창업에 눈길을 돌리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각 연령대별로 알맞은 창업 아이템을 알아본다.




20대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패기가 강점이다. 반면 이들의 자본력은 타 연령층에 비해 빈약하고 경험과 인맥도 부족하다. 결국 20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하거나, 적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돼 컴퓨터 사용의 익숙한 점을 활용해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운영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 같은 아이템이 알맞다.


컴퓨터 기술과 아이디어 접목
‘옥션(www.auction.co.kr)’ 등 온라인상에 마련돼 있는 마켓 플레이스를 활용하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아이템은 본인이 평소에 관심이 있던 분야나 공급루트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디자인에 자신이 있다면 작은 소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할 수 있고, 패션감각에 자신이 있다면 의류도매상가에서 옷을 떼어다가 판매할 수도 있다. 직접 만든 장류나 잼도 경쟁력이 있는 아이템이다. 여기에 주 타깃층에 맞춘 적절한 홍보와 지속적인 고객관리를 곁들이면 성공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자본이 적게 드는 무점포 사업도 20대에 도전해 볼만하다. 방문 잉크·토너 충전업 ‘잉크가이(www.inkguy.co.
kr)’는 사무실이나 가정을 직접 방문해 프린터 토너와 잉크를 충전해 주는 사업이다. 고객이 빈 잉크 카트리지를 들고 충전방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1~2일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는 불편함을 없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5분 내외며, 1회 충전시 8,000~1만원 정도로 정품의 30%밖에 되지 않는 가격이다.
2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감각과 개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트렌드를 읽는 눈도 빠르다. 이런 장점을 살려 고객의 다양한 기호를 파악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 아이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맞춤 수제구두 전문점 ‘디마지오(www.dimaggio.co.kr)’는 ‘중저가 맞춤 수제구두’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시장에 쉽게 안착했다. 각기 다른 양 발의 형태에 맞춰 굽 높이와 발 폭을 조절하고, 기본 사이즈보다 작거나 큰 발, 평발 등 기성화를 신었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을 위한 맞춤 제작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의성 맞춤’뿐만 아니라 고객 취향에 따라 가죽 색을 바꾸고 액세서리를 부착하는 ‘디자인 맞춤’ 서비스도 제공한다.
여기에 자신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미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 원단을 추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무료로 서비스하고, 수선 기간도 최장 10일로 제한하고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 가맹점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주문받고 주문서를 본사로 보내면 본사 공장에서 수선해서 개인에게 발송하는 방식이라 일주일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하다.


주부의 손 맛 ‘간식’ 아이템
연령만으로 보면 30대는 창업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적당한 사회경험을 통해 현실에 대한 인식이나 판단력이 갖춰진 시기이기 때문이다. 인맥을 활용하는 활동력과 어지간한 노동 강도를 견딜 수 있는 체력 역시 이들의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30대 여성은 남편의 수익외 추가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한 서브 창업이 대세다. 손맛이라는 주부의 강점을 살리면서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간식 아이템이 알맞다.
DIY 포켓 샌드위치 전문점 ‘빵파네(www.bangpane.com)’는 고구마, 단호박, 떡갈비 등 15가지에 이르는 속 재료로 독특한 주머니 모양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곳이다. 기존 토스트는 버터나 마가린을 사용해 빵을 구워내는데 반해 이 제품은 생빵을 샌드위치 그릴의 순수 열로만 구워 칼로리를 낮춘 건강간식이라 할 수 있다. 간식용 샌드위치는 ‘길거리 음식’ 이미지가 강해 고객들이 위생이나 청결상태에 민감하다. 이에 재료를 항상 신선하게 관리하고 점포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샐러드 류의 재료는 본사에서 공급해 주지만 그 외에도 고객 입맛에 맞게 다양한 맛을 가미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특별한 조리 능력이나 점포 운영 경험이 없더라도 간단한 교육만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최근 30대 남성들 사이에서 일찍 창업에 ‘올인’해 확실한 틀을 잡아 충분한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점포비 부담이 큰 A급 상권이 아니더라도 주택가에서 운영하기에 용이하고 성장기에 있는 업종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어느 정도 노동의 강도를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이 있기 때문에 적당한 규모의 점포로, 심야에도 운영이 가능한 퓨전 주점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퓨전 주점’은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젊은 감각과 취향에 맞춰나갈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따라서 너무 젊은 나이에 도전하기에는 위험요소가 있고, 체력적 부담도 커 나이가 많은 창업자에게도 무리가 있다.
해산물 요리 주점 ‘취하는건 바다(www.cheebar.com)’는 고급 생선회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광어, 우럭, 참치 등 다양한 회는 물론 특수 개발한 소스로 만든 회 무침, 해초 샐러드와 해산물을 주재료로 하는 각종 구이, 튀김, 찌개 등을 판매한다. 회 한 접시 가격이 3,000원에 불과하고, 이외 제철 과일이나 튀김, 구이 등도 5,000원을 넘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더불어 경험이 부족한 창업자를 위해 ‘창업 인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가맹점을 열려는 예비 창업자가 본사와 가계약을 한 후 일정기간 동안 음식 조리, 홀 서빙, 설거지, 매출 관리 등 점포 운영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뒤 본 계약을 맺는 제도다. 체험하는 기간 동안 점포 운영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예비 창업자는 가맹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회경험은 있더라도 전문적인 운영에 자신이 없는 30대 창업자들은 이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주점의 경우 밤을 새워 영업하므로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 해도 낮·밤이 바뀌게 되어 체력적인 부담도 매우 크다. 무리하지 말고 적절하게 업무 시간을 안배해 체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헬스클럽 등을 찾아 체력을 다지는 일도 필요하다.


‘수익성’ 높여 노후 준비까지
40대 창업은 풍부한 경험과 자금이 강점이다. 하지만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운 나이이므로 무엇보다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업종을 골라야 한다. 40대는 정년퇴직에 대비해 창업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퇴직은 얼마 남지 않았고, 아이들의 교육비가 한창 들어갈 시기라는 불안감이 창업을 부추기는 것이다. 40대 이상 창업자는 노후 준비까지 생각해 자본금이 많이 들더라도 수익성이 높은 업종을 고르는 것이 좋다. 부부가 함께 매장 운영에 ‘올인’한다면 회사생활을 했을 때보다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초보 창업자라면 생소한 업종보다는 한식 위주의 외식업을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누구나 즐겨 찾는 대중성을 갖춘 데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꾸준한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퓨전 스타일의 등갈비 전문점 ‘원할머니퐁립(www.porkrib.co.kr)’은 원할머니보쌈으로 잘 알려진 프랜차이즈 전문 업체 원앤원에서 새롭게 런칭한 가맹점이다. 립은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나 맛 볼 수 있었던 메뉴였지만 원할머니퐁립에서는 립의 대중화를 선언해 젊은 층에게 특히 인기다. 자체 개발한 바비큐 소스를 발라 구운 정통 바비큐립과 소금구이맛, 매운맛, 데리야끼맛 등 다양한 맛의 등갈비 구이를 제공한다. 등갈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삼겹살도 함께 내놓고 있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등갈비와 삼겹살은 화산석 그릴에서 초벌구이 한 후 테이블로 내가 숯불구이와 비슷한 향을 내고 회전율도 올릴 수 있다.
웰빙 트렌드와 함께 각광받고 있는 바비큐 치킨·호프 전문점도 도전해 볼만 하다. 바비큐 치킨은 닭을 기름에 튀기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바비큐 치킨·호프 전문점 ‘훌랄라(www.hoolr
alra.co.kr)’는 원육을 두벌구이해 기름기를 쫙 빼면서도 쫄깃한 육질을 살리고, 이를 허브 등 32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맵고 화끈한 바비큐 소스에 버무려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기존의 바비큐 구이방식은 고기의 육즙이 빠져버려 퍽퍽해지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아무리 소스가 맛있어도 그 맛이 반감된다. 또한 이 방식은 육체적인 부담이 크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훌랄라는 한 사람이 12분 내에 초벌구이와 두벌구이를 할 수 있고, 한 번에 최대 3마리까지 구워 낼 수 있는 ‘매직 바이어’라 불리는 숯불 바비큐 조리기기를 사용, 노동력 부담을 대폭 낮췄다. 이는 매장과 배달을 함께 운영해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부인은 매장을 담당하고, 남편은 바비큐를 구우면서 업무를 분담한다면 육체적인 피곤함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호흡이 잘 맞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자신 있는 업종으로 창업 시작
그렇다 해도 창업에 도전하는 모든 연령대 창업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자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중간에 포기하거나 실패하는 사람도 많다. 창업은 미리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따라서 쉽게 창업해서는 안 되며,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무작정 뛰어들지 말고, 사전에 창업하고자 하는 아이템과 연관되는 업종에서 경험을 쌓거나, 본사에서 지원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한 뒤 확신이 섰을 때 결정하는 것이 좋다.
자신 있는 업종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다양한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깃 고객층에게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단, 자신이 좋아하는 업종을 선택하되 지나친 집착은 금물이다. 수익성과 시장성을 고려하지 않는 창업은 오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목표를 명확히 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해야 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영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천천히 단계적으로 발전해 간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상권분석, 자금운영계획 등을 세밀하게 따져본 후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도 성공 창업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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