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자금확보 위해 무리수, 불나방 같은 행동” 지적
“아시아나 인수 이후가 문제”라는 분석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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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블리치ㅣ한화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한화에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는 롯데카드 인수전에 불참했다. 또 면세점 사업 철수를 결정한 점도 한화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일 “롯데카드 인수전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총괄했던 사업이다”며 “김 상무가 추진했던 프로젝트를 멈출 수 있는 이는 김 회장의 결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화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롯데카드 인수에 그룹 차원에서 힘을 보태어왔다.

면세점 사업 철수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는 면세점 사업 철수 목적에 대해 “신성장동력 채비를 본격 추진하려는 경영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여러 차례 항공산업에 관심을 드러냈던 점이 눈길을 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현지공장을 방문했다. 한화는 지난해 저가항공사(LCC) 에어로K에 투자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표적인 호남기업인 점도 한화가 인수 적임자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익스프레스가 광주일보사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한익스프레스가 항공물류를 담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익스프레스 최대주주는 지분 25.7%를 가진 김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다.

한익스프레스는 연매출 5650억원대의 중견기업이다. 한익스프레스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항공물류를 독점한다면 매출과 이익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한화는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부분을 인수해 그룹 매출과 이익이 크게 오른 바 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확보 여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유로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한화는 2018년 말 기준 3553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계열사을 제외한 현금성 자산은 한화건설(681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62억원), 한화케미칼(2281억원) 순이다. 단순 계산으로 1조5000억원이 조금 넘는다. 산술적으로 보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있어 한화 보유 자금이 넉넉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관계자는 “한화가 면세점 사업 처분을 통해 추가 여유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항공엔진, 방산 등 항공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사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호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오히려 한화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신중한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649%다. 운용리스(지난해 말 기준 2조9481억원)를 부채로 포함하는 새 회계기준(IFRS-16)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850%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항공산업의 특성상 유가, 환율 등 외부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일정한 수익이 보장되기도 쉽지 않은 단점도 있다.

일요서울 탐사보도팀 뉴스블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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