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은 고객에게는 중국음식점 배달용 철가방에 미역국이 담긴 냄비를 넣어 무료로 서비스하는 유객주 홍대점의 정태호 사장.(좌) 가르텐비어 수원역점의 황인경 사장. 황사장은 냉각홀더장치가 설치된 테이블로 맥주의 온도를 4℃로 유지한다. 특이한 잔모양도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우)

서비스 마케팅으로 고객 잡는 똑똑한 점주들

서비스는 고객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만드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무형의 가치로서 그 자체가 상품가치를 지니지는 않지만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면서 기업에서는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일례로 미국의 마케팅 관련 잡지로 유명한 ‘마케팅 매거진’에 발표된 ‘미국 최상위 301개 기업의 기업사명’ 속에‘서비스’란 단어가 들어가는 기업이 230개 기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11회 등장한 ‘고객’보다 앞선 것. 그만큼 서비스가 거의 모든 기업사명에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서비스마케팅은 기업 경영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창업시장에도 ‘서비스’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취업난과 조기 퇴직으로 창업자들은 급속히 늘어났다. 검증되지 않은 신규 업종 보다는 안정성이 확보된 업종으로 창업자가 몰리다 보니 생존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 때문에 작은 소기업이라 할 수 있는 매장 운영에 ‘서비스’는 가치를 측정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다소 모자란 상품에 특별한 서비스는 상품의 질적 저하를 상쇄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상품이라도 서비스가 엉망이면 고객은 다시 찾지 않는다. 이에 따라 경쟁점포와의 대응에서 ‘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해 충성고객을 만든 전략가적인 점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비스의 물리적 증거 남겨라
서비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구체성을 띠지 않으면 고객에게 막연함을 줄 뿐 ‘좋은 서비스’라는 확신을 줄 수 없다. 제품이라면 디자인을 보고, 기능을 테스트해 볼 수 있지만 서비스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서비스는 고객에게 더욱 매력적이다. 30분 내에 배달하지 않으면 전액 환불을 약속하는 피자 브랜드도 ‘빨리 배달하겠다’는 서비스가 구체화된 좋은 예이다.

‘유객주’(www.yugaekju.co.kr) 홍대점을 운영하는 정태호(39) 사장은 인근에 퓨전주점이 난무하는 상황에도 월 매출 5,000만원을 올리며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정 사장의 ‘눈에 보이는’ 서비스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이를 통해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정 사장은 8시 이전에 여성들끼리 매장을 방문하는 테이블에 ‘허니브래드(빵)’를 제공한다. 단순히 빵을 주는 것과 8시 이전이라는 물리적인 조건을 걸어 놓은 것은 고객이 받아들이는 서비스의 정도가 다르다. 생일을 맞은 고객에게는 중국음식점 배달용 철가방에 미역국이 담긴 냄비를 넣어 무료로 서비스한다. 홍대점만의 칵테일 소주를 만들어 생일주도 내온다. 이러한 서비스는 고객의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역할을 한다.


눈에 보이는 장치가 고객눈길 잡는다
구체적인 서비스 제공 외에 고객의 눈에 띄는 장치를 통해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장치는 고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간파해 설치한 것으로 고객을 위한 점주의 배려가 돋보이는 서비스 형태다. 이것은 본질적인 서비스의 품질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의 품질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가르텐비어’(www.garten.co.kr) 수원역점의 황인경(33) 사장은 2층 매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이 올라오는 계단 입구에 CCTV를 설치했다. 올라오는 고객을 확인한 후 미리 자리를 마련해 고객이 매장문을 열자마자 바로 안내했다. 모든 메뉴를 직접 통제하는 황 사장은 고객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주방을 중앙에 설치한 후 오픈시켰다. 가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서다. 또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디지털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준다. 이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려 고객이 확인할 수 있게 한 다음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매장에 사진 게시판을 설치해 프린트된 사진을 게시해 놓았다. 자신의 사진을 직접 보면서 가져갈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 황 사장의 이러한 노력 외에도 가르텐비어는 ‘냉각홀더장치’가 설치된 테이블로 잔을 비우는 마지막 순간까지 맥주의 온도를 시원한 4℃로 유지한다. 잔의 운두를 좁게 해 맥주의 산화를 방지한 특이한 잔모양도 눈길을 끈다. 고객들이 시원한 맥주를 좋아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에 기초해 테이블을 만들었다.


한결같은 서비스 유지하라
서비스 품질의 지속성은 충성고객을 확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고객은 서비스가 변하면 바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 서비스가 좋지 않은 매장은 단골과 단순방문 고객에 대한 대우에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고급 서비스는 누구에게나 비슷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한다. 불공평한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큰 불만을 가지게 마련이며 이는 미래의 큰 고객을 놓치는 길이다. 이 때문에 고객과의 가장 접점에 있는 종업원 교육에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업원의 태도에 따라 고객만족도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특히 종업원이 수시로 바뀌는 주류점의 경우 ‘서비스 교육’의 중요도는 더욱 크다.

‘오뎅사께’(www.odengok.co.kr) 인천 만수3지구점을 운영하는 장유정(50)씨는 고객만족 서비스의 기본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오픈 한달 째지만 영업시간 내내 앉아 쉴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 창업 전부터 꾸준히 창업공부를 해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를 매장에 직접 적용해 성공적인 고객반응을 이끌어 냈다. 장 사장은 오뎅사께 특유의 맛이 유지되고 있는지 매일 오픈 전 주방 종업원들과 시식회를 한다. 청결 유지와 신뢰를 위해 꼬치 하나를 끼울 때도 위생장갑을 착용한다. 장 사장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종업원 교육. 가장 많은 시간을 고객과 함께 하는 사람은 점주가 아닌 종업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장갑에 음식이 닿으면 과감하게 버리라’, ‘고객의 요구에 안됩니다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는 등 수시로 종업원 교육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www.icanbiz.co.kr) 소장은 “서비스 마케팅은 한 점포의 수익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다양성이 커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공평한 마케팅”이라며 “서비스의 구체화, 표현화, 유연화가 이루어질 때 점포의 이익도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Q&A 개성있는 인테리어·홍보도 ‘경쟁력’

Q.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상권에 점포를 내어 주점을 준비 중입니다. 유흥상권이긴 하지만 비슷한 업종의 점포가 많아 경쟁이 치열합니다. 경쟁점포에 대한 대응방안은 어떻게 수립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사업을 하게 되면 경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경쟁이 없다면 사업이 발전할 수 없겠죠. 그러나 경쟁점포가 주변에 생긴다면 자신의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대응방안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우선 경쟁점포가 출현하면 그 점포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 후 다양성과 전문성으로 승부수를 띄우면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또한 상권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주변 경기의 흐름을 파악해야 합니다. 하나의 상권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상품을 세분화하여 다른 점포와 상생할 수 있는 차별성과 양립성을 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경쟁력의 핵심을 들면, 우선 제품 차별화 즉, 메뉴의 전문화를 들 수 있습니다. 비슷비슷한 메뉴로는 경쟁점포들 사이에서 눈에 띄기가 어렵습니다. 그 집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메뉴의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그 다음 서비스입니다. 고객은 작은 서비스와 정성에 감동받아 단골이 됩니다. 거창한 것을 해주려고 하기보다 고객입장에서 배려하는 서비스를 마련해 실행해야 고객의 재방문으로 이어집니다. 매장 분위기 또한 중요합니다. 요즘 신세대들은 무엇을 먹느냐 보다 ‘어디에서’ 먹느냐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타 점포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소품들로 고객의 시선을 붙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상품도 진열이 좋아야 눈에 띄는 법입니다.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를 갖추고도 그에 맞는 공간을 갖추지 못하면 소용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홍보를 들 수 있습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장지향적 사고로 무장해야 합니다. 좋은 점포를 가지고 한자리에서 가만히 앉아 고객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점포를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홍보 또한 다른 요소와 마찬가지로 흔히 하는 전단지나 광고보다 좀 더 독특한 방법으로 홍보 마케팅을 하면 기억에 오래 남겠지요.
경쟁점포의 장점은 배우고 더 나아가 이를 발판삼아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을 장점화 시킬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어떤 점포도 경쟁상대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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