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사업 '비명'에 체질개선 나서나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CJ그룹이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매각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다는 것은 경영환경이 악화된 CJ푸드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매각으로 CJ푸드빌 매각설이 재차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재무구조 개선 투자 재원 활용
 계열사 도미노 매각 우려...시장에선 매각설 재차 수면 위로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45%를 2025억 원에 엥커에퀴티파트너스(이하·앵커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인수사 앵커파트너스는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범아시아 투자회사다. 투썸플레이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앵커파트너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투썸플레이스 지분 85%를 차지하게 됐다.

CJ푸드빌은 지난해 2월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한 바 있다. 이번 지분 추가 매각을 통해 CJ푸드빌 소유 투썸플레이스 지분은 15%가 됐다.

CJ푸드빌은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뚜레쥬르 등 나머지 사업부문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분 매각 후에도 15%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로서 투썸플레이스가 독립해 사업을 영위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 및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드빌' 매각설 솔솔

다만 투썸플레이스가 CJ푸드빌의 매출효자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단순 매각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 2687억 원, 영업이익 326억 원 등의 실적을 기록한 곳이다. CJ푸드빌이 지난해 매출 1조3716억 원, 영업손실 434억 원 등을 기록한 만큼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를 팔았다는 사실은 그 의도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그동안 계속 소문으로 떠돌던 CJ푸드빌 매각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재현 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그룹 전반적으로 사업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설을 거든다. 푸드빌 외에도 CJ제일제당은 사료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를 위해 생물자원 사업 부문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독립법인을 세운다. 또한 사료사업 부문에 대한 매각설이 제기된다. 지난해에는 CJ헬스케어를 매각했고, 지난 2월에는 CJ ENM 자회사 CJ헬로를 LG유플러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업계는 이 같은 과감한 체질 개선은 '그레이트 CJ(2020년 매출 100조 원)'와 '월드베스트CJ(2030년 3개 이상 사업 세계 1등)'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경영권 되찾을수 있다는 전망도

한편 정성필 대표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매년 적자폭이 확대되고 부채비율 상승으로 외부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투자 여력이 한계 상황을 넘어섰다”며 “신규 사업은 물론이고 기존 사업의 보완 투자조차도 힘겨운 상태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번 경영권 매각이 푸드빌과 투썸플레이스를 모두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정 대표는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푸드빌의 열악한 재무구조 및 지원여력에서 벗어나 투썸플레이스가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과 “투썸플레이스 매각을 통한 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외식 및 베이커리 사업의 진화 및 성장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 뜻을 밝혀 향후 경영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CJ푸드빌 측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정해진 사안은 없다”며 “기존 그룹 인프라를 활용한 제휴 협력은 그대로 진행되며, 가맹점주들이 사업하는 데도 변화되는 건 없다”고 밝혔다.

CJ 그룹 관계자는 “앵커파트너스는 투썸플레이스 경영진과 구성원의 지속적인 역할을 희망하고 있어 대주주가 바뀌더라도 큰 변화 없이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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