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본’이냐 ‘비금융주력자’냐

지난 3월 28일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토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28일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토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사표를 낸 토스의 예비인가 결과가 5월 발표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신규 인가 심사의 핵심 변수는 토스가 ‘금융자본(금융주력자)’인지에 대한 판단 여부다. 토스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 것으로 결론이 나면, 주주 구성에 큰 변화가 생길뿐 아니라 컨소시엄 자체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이동건 토스 대표는 “비금융주력자로 판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본금 우려에 대해서도 “자본금은 충분하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예비인가 결과 5월 발표…“비금융주력자로 판단되는 일 없을 것”
자본금 우려에 “지난해 투자금 1350억 원 유치해 문제없다” 자신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최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 대한 ‘금융자본’ 인정 여부가 이달 중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 정체성에 대한 결론이 나면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에서 토스뱅크에 대한 주주구성의 적절성 심사를 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금융위원회가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의결을 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자본으로 판단될 경우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제3인터넷은행으로 인가받을 확률이 높다.

토스뱅크의 지분은 비바리퍼블리카가 60.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한화투자증권 9.9%,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 영국 챌린저뱅크 몬조의 투자사 굿워털캐피털이 각각 9%, 한국전자인증과 베스핀글로벌이 각각 4%, 무신사 2%, 리빗캐피탈이 1.3%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가 산업자본으로 판정되면 인터넷전문은행법에서 ICT(정보통신기업)에만 허용한 최대지분 34%만 갖고 나머지 26.8%는 다른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이럴 경우 추가 투자자를 모집하기에 시간이 부족해 토스뱅크는 주주 구성 미흡으로 탈락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상) 대부분의 사업이 금융·보험업으로 분류가 돼 있고, 금융 분야 매출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므로 비금융주력자로 판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3월 예비인가 접수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26일부터 이틀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키움뱅크, 토스뱅크, 애니밴드스마트은행 등 총 3개 사업자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주주사를 8개사로 구성해 신청서를 접수했다. 한화투자증권과 굿워털캐피털, 알토스벤처스, 리빗캐피탈, 한국전자인증, 베스핀글로벌, 무신사 등이 참여했다.

예비인가 신청접수가 마감됨에 따라 4월부터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포함한 금융감독원 심사가 진행됐다. 은행 인가 시 관련 법령상 충족돼야 하는 대주주 적격성, 영업내용·방법의 적정성, 경영건전성기준 준수, 경영지배구조의 적정성 등을 금감원이 심사한 뒤 이를 충족한 신청자를 대상으로 금감원 외부평가위원회에서 항목별 평가를 하는 방식이다.

평가는 1000점 만점으로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100점 ▲사업계획 7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 100점 등으로 구성된다. 첫 인터넷전문은행 선정 작업을 진행했던 지난 2015년 예비인가 당시와 유사하다.

금융위는 예비인가 심사를 통과한 곳을 대상으로 본인가 신청을 받아 신청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본인가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영업개시는 본인가 후 6개월 이내에 가능하다.

최소 자본금 250억 필요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최소 250억 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이후 제대로 된 성장을 위해서는 1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알려지면서 토스가 충분한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동건 대표는 지난 3월 28일 “이미 지난해 투자금 1350억 원을 유치했고 다른 주주들 역시 추가 증자 의지가 있어 자본금에 관해서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주요 해외 주주인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은 토스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며 “만일 자본금 확충이 안 돼 토스뱅크가 흔들리면 주주인 토스에도 충격이 미쳐 이들에게는 이중으로 타격이 간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중신용자나 자영업자 등을 위한 ‘챌린저 뱅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 금융권은 정교하게 신용평가를 하기 어려운 중신용자와 자영업자들에 대해 그냥 최고 금리를 매겨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토스와 협약사들의 금융데이터를 이용해 적절한 금리를 산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스는 포용 고객층을 약 1200만 명에서 18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신용평가가 어려워 대출이 제대로 안 나왔던 도소매나 음식점, 이커머스 셀러들과 일반 중신용자들이 대출 금리 인하 혜택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이 인가 신청 직전 재구성한 점에 대해서는 “기사에 나온 시점 이전에 (신한금융 불참 등) 논의가 이미 형성돼 있었다”라며 “토스뱅크에 공감하는 대기주주가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경영권 관련 마찰로 인해 불참하게 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경영권과 지분율, 지배구조는 합의가 됐지만 사업 방향에 있어 방향이 달랐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토스뱅크에 참여한 주주사 중 경영권에 참여하는 곳은 없다”며 “전부 보통주로 발행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스뱅크가 인가될 경우 초대 은행장은 새로 영입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제가) 겸임하지는 않고 외부에서 새로 영입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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