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두 체제,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엮일 수 있을지 의문” 

일요서울과 인터뷰한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당 송파을 당협위원장.
일요서울과 인터뷰한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당 송파을 당협위원장.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대중에게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MBC 노조 파업 논란 이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의 영입으로 정계에 발을 디디면서 ‘아나운서’가 아닌 ‘정치인’이라는 새 타이틀을 얻었다. 일요서울이 배 위원장을 만나 ‘정치 신인’으로서의 삶과 최근 정치 현안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어 봤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대의민주주의 원칙 훼손하는 ‘꼼수’”


선거제 개혁 법안 등이 포함된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제도)에 자유한국당은 전면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며 장외투쟁도 서슴지 않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배현진 서울특별시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의 “문재인 정권의 반동분자” 등의 발언에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지난 2일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홍카콜라TV’ 사무실에서 배 위원장과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달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에서 한 발언들이 화제였다. ‘문재인 정권의 반동분자’ 등 강성 발언을 했는데. 
▲나는 북한학 석사 과정을 하기도 했고, (지금도) 이를 공부하는 학생이다. 최근 남북관계를 두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가는 통일의 길목에 서 있다, 평화 등 희망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사실 북한은 왕조국가로, 자유 대한민국 체제와는 전혀 다른 국가다. 기본적으로 이 두 체제가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하나의 체제로 엮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갖고 있었다.

북한은 국민이나 시민의 개념이 통용되지 않는 나라다. 백두혈통을 가진 김씨왕조의 명령 체계 아래에 ‘인민’이 있고, 이 뜻에 반(反)하면 반동이라고 한다. 
지금의 문 정권이 지향하는 바와 이들의 선택 이유를 생각할 때 국민의 의사보다 앞선 것이 북한인지, (현 체제가) 북한의 체제냐는 질문들 많이 한다.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말한 것이다.

지금 문 정권에 반하는 것이 과연 반동인 것이냐. 우리는 국민인데, (문 정부는) 우리를 인민으로 보느냐. 그렇다면 ‘나는 문 정권의 반동분자다’라고 말한 것이다.


-한선교 사무총장의 “예쁜 아나운서 배현진”이나 “37세의 일하느라 시집 못 간 배현진” 같은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내가 ‘37세, 일하느라 결혼 못한 배현진’을 말한 것은 나 또한 고민을 가진 대한민국의 한 청년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재밌게 말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발언에 집중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한 사무총장은 MBC 시절 선배다. 나를 후배로서 아껴 ‘우리 예쁜 배현진’이라 말한 것이다. 들은 내가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데 그것을 굳이 성희롱이라 폄하하는 시도 자체가 불순하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논란이다(173만2780명, 3일 기준).
▲우리나라 국민이 50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지금 100만 명이 넘었다는 사실로 과연 해당 청원이 (국민 의견의) 대표성을 갖는 것인지 (의문이다). 처음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게시판을 신문고처럼 활용할 것이라 했을 때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청원의 내용을 보면 신뢰성이 의심되는 질문들도 많이 있고, (이번에는) 트래픽 논란도 있었다. 내가 이에 대해 평가하고 싶지 않지만 ‘의미가 있는 게시판인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패스트트랙에서 자유한국당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술(算術)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알면서 이것이 큰 그림으로 가는 방향이라 생각하고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자유한국당이) 이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직접 선거를 한다는 것은 표를 던졌을 때 그것이 (내가) 던진 사람, 또는 그 정당으로 올바르게 가야 한다는 의미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안에는 ‘그렇지 않다’는 규칙이 숨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민의(民意)는 (표를) 던진 대로 가야 한다. 이를 군소정당의 몫으로 분할하기 위해서 중간에 아주 복잡한 고차방정식의 산수를 하는 것은 ‘꼼수’다. 이것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군소정당들이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혹은 의석수를 확대하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활용하는 것은 (이것이 가진) 의미 자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 신인’ 배현진의 지난 1년은 어땠나.
▲언론사에서는 10년을 근무해 중견에 가까워 가는 연차였지만, 정치 현장에서는 햇병아리였다. 지난 선거 때 국민들이 나에게 가진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기대와 우려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선거에서 비록 낙선했지만 나에게는 몹시 큰 공부가 됐다. 굉장히 뜻깊고, 학습의 시간을 가진 의미 있는 일 년이었다. 

-한국당은 젊은 정치인들이 입당해도 이들이 당내 개혁 또는 젊은 피 수혈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당색에 흡수되는 경향이 짙다고 여겨지는데.
▲한국당에서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들을 끌어오기 위한 시도 자체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데려온 청년의 능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환경이나 청년이 진입하기 어려운 정치적인 구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텐데, 그래도 이 시도가 중간에 죽지 않고 계속 꾸준하고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국민이 말하는 새로운 젊은 정치에 대한 기대감은 ‘2~30대의 젊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니다. 제1야당이나 거대 공당에서 국민의 기대를 뛰어넘는, 혹은 먼저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젊은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 차원에서는 모든 세대 계층을 다 아우르는 깨어있는 정책이 개발돼야 한다. 앞으로 다음 해 총선까지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원장이 주관하는 공약·정책개발 위원회에 합류하기로 했다. 여러 분야와 연령층의 목소리를 듣고 기대하는 젊은 정책들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향후 목표는 어떻게 되나.
▲다음해에 총선이 있다. 나는 지역에서 지역구 선거를 위해, 우리 당과 조직을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기계적으로 (의원)머릿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맨몸으로 맨바닥에서 뛰었을 때 어떻게 공감을 하는지 현장에서 배우고 있다. 내가 한 명 한 명을 설득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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