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시장은 ‘퓨전’이 대세

‘퓨전(fusion)’이란 ‘융합’ 혹은 ‘합병’이란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1970년대 ‘재즈록’(jazz-rock)이라는 대중음악장르를 ‘퓨전음악’이라고 불렀던 이유도 ‘재즈’의 즉흥성과 ‘록’의 리듬과 힘을 혼합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재즈록은 보다 대중적인 음악으로 탈바꿈했고 이때부터 ‘퓨전’은 서로 다른 성질의 것들이 합쳐져 본래보다 더 나은 결과물로 재탄생한다는 속뜻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식재료를 결합시켜 만든 퓨전 메뉴들이 외식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퓨전’ 아닌 것이 없다

음악, 의류, 문학, 드라마 등의 각 분야에서 ‘퓨전’은 더 이상 낯선 장르가 아니다. ‘검정콩우유’, ‘피자라면’, ‘라이스버거’ 등 동서양의 식재료를 결합시켜 만든 메뉴들이 외식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다모’ 는 사극에 첨단 컴퓨터그래픽 기법을 입힌 퓨전사극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내세워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도 했다. 기존 한복을 활동하기 편하고 세련되게 고친 ‘퓨전한복’이나 팝이나 록계열의 장르에 정통멜로디를 입힌 ‘퓨전음악’, 밀가루 대신 쌀도우를 사용한 ‘라이스피자’ 등등 주위를 둘러보면 ‘퓨전’이 들어있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다. 퓨전이라는 단어 하나가 대중의 관심을 독차지할 수 있는 ‘성공 아이콘’이 된 셈이다.

지난해와 올해의 창업 코드도 다름 아닌 ‘퓨전’이었다. 지난 해 퓨전요리주점과 퓨전치킨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퓨전찻집, 퓨전피부관리점까지 등장하면서 ‘퓨전’을 적용한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올 상반기 인기 창업아이템 상위권에 선정되는 등 당분간 인기몰이를 지속할 전망이다.


인기아이템은 ‘퓨전요리주점’

올 상반기 최고 인기 창업아이템은 단연 ‘퓨전요리주점’이다. ‘오뎅사께’, ‘쇼부’, ‘피쉬앤그릴’ 등으로 대표되는 퓨전요리주점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와 색다른 인테리어를 내세웠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맹점수를 크게 늘렸다. 상반기 프랜차이즈시장에서 서비스업, 치킨전문점 등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에 비하면 퓨전아이템의 인기는 오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다.

1990년대 중·후반 붐을 일으켰던 일본식 ‘선술집’에서 진화한 형태로 자리잡은 퓨전요리주점은 기존의 주점들과 메뉴, 인테리어 등에서 차별화를 보이며 한국형 ‘포차’, 중국형 ‘객잔’과 함께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 차별화된 분위기가 퓨전요리주점의 주요전략이고 이국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편안함을 제공한 것이 성공비결이다. 수십 가지의 메뉴를 갖추면서 식사와 술자리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20~30대 남녀가 주 고객층을 이루고 있다.

고객연령, 성별, 소비수준 여부에 따라 수익성이 현저하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퓨전요리주점에 관심을 둔 예비창업자들은 브랜드 선정 시 본사의 영업 전략과 경쟁동향 파악, 메뉴 차별화를 확인해야 한다.


세계요리에 접목한 ‘오뎅사께’

퓨전요리주점의 대표 격으로 어묵을 세계요리에 접목한 ‘펀앤조이 오뎅사께’를 들 수 있다.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50여가지의 퓨전요리와 20여종의 주류를 제공한다.

특징은 보통 포장마차에서 볼 수 있는 기계식 어묵이 아닌 수제 어묵 전문가의 노하우로 생산한 정통어묵을 한식, 일식, 중식 등 다양한 세계요리에 접목시킨 것.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가맹점이 잘돼야 본사도 산다’는 경영철학 아래 2004년 사업을 시작한지 2년여만인 올해 초 전국 151개의 점포를 거느린 거대 프랜차이즈가 됐다.

오뎅사께는 초보자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모든 요리를 반조리 상태로 배송해주는 ‘원팩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자본이 부족한 영세창업자들도 주방장을 따로 고용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

직배송 시스템을 통한 신선한 식재료 공급도 회사이익에 공헌하고 있다. 안성에 위치한 물류센터는 신속 배송을 위한 인프라를 통해 보다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전화번호 : 02-525-4949)


피부관리점도 한방요법 접목

‘모모’(www.momocare.com) 천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보형(31) 원장은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미소만큼이나 따뜻한 한방차를 대접한다. 김 원장은 “삼백초, 루이보스 등 10여 가지의 한방차는 본격적인 시술 전에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필수 코스”라고 말하며 손수 권하고 있다

‘모모’는 피부 속과 겉을 동시에 다스리는 한방피부관리점으로 몸속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을 피부관리의 근본으로 보고 있다.

여성은 하복부가 따뜻해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그 결과가 외피로 나타난다는 한방원리를 이용한 것.

어린나이에 메이크업아티스트의 길을 선택했던 김 원장은 “여성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화려한 화장이 아니라 ‘투명한 피부’라는 것을 알게 돼 피부관리계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업을 결심한 뒤 김 원장이 고품질 피부관리점 ‘모모’를 선택하게 된 데는 저가형 피부관리전문점의 홍수 속에서 피부관리의 ‘햇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바로 ‘황토좌훈기’를 통한 훈증요법이다.

좌훈(座薰)이란 각종 한방약재를 체질에 따라 선별, 물에 끓여서 발생한 김을 쏘이는 방식으로 몸 안에 들어온 수증기가 노폐물과 각종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시켜 피부를 곱고 아름답게 가꿔준다고 알려져 있다.

먼저 체지방측정기로 정확한 몸상태를 측정하면 전문관리사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체질에 맞는 맞춤형 좌훈요법을 추천한다. 이때 들어가는 한약재에 따라 다이어트, 미용, 그리고 부인질환 등의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좌훈요법을 통해 막혀있던 모공을 열어주면 클렌징, 각질제거, 페이스 마사지효과가 배가 됩니다. 황토좌훈기는 피부 외피만 관리하는 것에 비해 두 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죠.”

김보형 원장이 ‘모모’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고객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고객들이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실을 마사지실에 버금가는 크기로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원장은 “직원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잖아요? 제가 고객에게 하는 만큼 그들도 따라하게 되는 것 같거든요”라며 “가맹점의 미래는 점주에게 달려있다”고 말한다.

(전화번호 : 02-473-2003)


프랜차이즈 창업의 조건
예비 창업자들이여 정보공개서를 활용하라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돈이 든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비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하면서 본사 영업사원의 말이나 겉으로 보이는 광고에 현혹되곤 한다. 이런 이유로 프랜차이즈 창업과 관련한 피해사례도 많고 분쟁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예비창업자들이 사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 본사들에게 ‘정보공개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법상 예비창업자는 프랜차이즈 본사에 정보공개서 제공을 서면 신청해야 정보공개서를 제공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국회본회를 통과한 새 가맹사업법에서는 본부는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하고 가맹희망자와 교섭하는 단계에서 정보공개서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예비창업자에게 실질적인 사전검토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새 가맹사업법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정보공개서에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어떠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예비창업자들은 이 정보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첫째, 예비창업자가 프랜차이즈 본사를 판단할 수 있는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는 본사의 재무 구조와 제품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예비창업자가 가맹계약을 체결하면서 프랜차이즈 본사에 지급할 초기비용·로열티·광고분담비 등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의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다. (광고 등 모집 시 제시한 금액 외에 추가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셋째, 가맹점주가 본사와 필수적으로 거래해야 하는 품목을 알 수 있다.(시중가 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거래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넷째, 본사에서 시행하는 광고 및 판촉 등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모든 광고 판촉비용을 가맹점에 부담시키는 경우도 있다).

다섯째, 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을 알 수 있다. (실질적으로 교육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고 교육비만 받는 경우도 있다.)

여섯째, 가맹점 및 직영점 총수, 가맹점들의 소재지 및 연락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창업을 위해서 예비창업자들은 반드시 이러한 정보공개서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정보 공개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가맹점 소재지 정보를 토대로 가맹점을 방문해 본사의 지원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정보공개서의 검토는 예비창업자의 기본 권리이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권리는 스스로 구할 때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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