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창업, 나만의 전략

주부나 미혼여성들의 창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불황 지속과 정보통신 발달 등의 영향으로 여성 창업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창업컨설턴트들은 여성들이 사회경험이 많은 남성에 비해 정보력과 인맥의 폭, 시장경제 등에 약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여성 특유의 모성애와 섬세한 감각을 살릴 수 있는 어린이 관련 아이템이나 비즈공예 등의 창업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전문점이나 에스닉푸드전문점 등에 과감히 뛰어들어 남성 못지않은 성과를 이루고 있는 여성 사장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동종 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육아·아동 관련 아이템은
여성 전문분야


키즈킹콩 안산점 홍성희 점장(38세)은 지난해 12월에 유아전문 도서판매와 교육업이 복합된 ‘키즈킹콩(www.kidskingkong.co.kr)’을 열었다. 전업주부였던 홍씨는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찾다가 망설임 없이 키즈킹콩을 선택했다. 매장 임대료 포함 1억6000만원을 투자해 현재 월 3000만원 선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홍씨는 “우선 육아를 병행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교육과 관련된 아이템은 생명이 길고 육아를 하는 어머니가 주고객이라 여성이 하기에 적합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키즈킹콩은 현재 8개 지점이 있는데, 이 가운데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여성창업자다. 유아전문도서와 교구, 교육용품 판매 외
에 놀이공간을 갖추고 매일 유아와 엄마를 위한 강좌를 열고 있다. 창업비용은 30평 기준(점포비 제외) 8000만원 선이다.

창업전문가는 “어린이 관련 창업에서 아이템 사용주체는 어린이들이지만 구매주체는 부모(주부)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주부들의 입소문 파워가 강하기 때문에 작은 실수도 사업의 성패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치마 벗고 나를 찾는다

호아센 문정로데오점의 이영란(51) 사장은 평소 내성적이고 조심스러운 성격이지만 자신에게 닥친 일이 ‘기회’라고 생각되면 놓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이기에 쌀국수를 처음 맛보고 색다른 맛에 반해 바로 사업을 구상했다.

직접 베트남과 태국 등지를 돌며 현지 쌀국수와 비교해 봤을 정도로 쌀국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역시 맛. 호아센을 선택한 이유는 국내의 6개 이상의 베트남 쌀국수 브랜드들이 저마다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호아센이 한국인의 취향에 맞는 향신료를 개발하고 조리법을 개선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호아센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향을 내는 ‘실란트’를 별도로 제공하고 청양고추를 사용해 얼큰한 맛을 낸다”며 “팔각, 정향, 산초 등 10여가지의 약재를 넣어 특유의 향을 최소화하고 맛과 영양을 더한 것이 호아센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처음 6개월 동안은 매일같이 가게를 드나들며 서빙을 담당했다. 손님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쌀국수를 생소해 하는 손님이 있으면 다가가 맛있게 먹는 방법을 직접 보여줬다. 자신의 노력으로 한번 올 손님이 두 번, 세 번 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스스로 운영자로서의 부족한 면을 보충해 나갔다.

“그 당시에 배운게 많아요. 처음엔 수익만 생각했지만 점점 내가(주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공여부가 판가름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이 사장은 중동매장의 성공요인으로 ‘첫째는 운, 둘째는 노력’이라고 꼽는다. 같은 건물에 젊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멀티플랙스 극장과 쇼핑센터가 들어서 우선 홍보걱정을 덜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생각해 낸 판매전략은 일명 ‘퍼주기’다.

장사가 잘 될수록 손님들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월남쌈과 쌀국수는 호아센 어느 가맹점보다 푸짐하게 제공했다.

부천 중동점의 성공에 힘입어 이 사장은 올 초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에 두 번째 호아센을 열었다. 중동매장보다 10평 이상 큰 규모다. 문정로데오점은 쇼핑센터로 둘러싸여 있어 지금은 주말장사로 만족하는 수준이지만 곧 문정장지지구가 개발 예정이어서 이 사장의 기대가 크다.

장사를 안했으면 지금쯤 친구들과 수다 떠는 재미밖에 몰랐을 거라는 이 사장은 타국의 문화를 알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게에서 쌀국수 드시고 동남아국가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맛있잖아요.”


배달의 여성기수

고품격 요리배달전문점 ‘푸드콜’(www.foodcallok.co.kr)의 김정호 대표(42세)는 국내 대표적인 여성배달의 기수다.

지난 10년동안 외식업 경영 전문가로 노하우를 탄탄하게 다진 김정호 대표는 피자, 치킨, 돈가스, 스파게티 등 다양한 메뉴를 배달하는 고품격요리전문점을 생각해냈다. 푸드콜은 한 매장에서 네 가지 메뉴를 서비스하기 때문에 시간대별 주력 상품이 달라 오전부터 밤까지 일 판매량을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피자와 치킨은 밤 시간대에, 돈가스와 스파게티는 주로 낮에 판매비율
이 높다.

그녀는 “배달요리는 싸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까다로운 미식가들에게는 별로 내키지 않는 음식이었다”며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한 푸드콜의 음식은 고급 취향의 입맛을 가진 고객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가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한 푸드콜은 선택의 폭이 넓은 다양한 요리를 선보여 고객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성공신화를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물류는 특성상 치킨, 피자, 돈가스, 스파게티를 각각 전문 슈퍼바이저가 배송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하다. 직접 손으로 반죽한 피자 도우와 치킨은 냉장상태로 배송하며 돈가스, 폭립, 안심까스 등 냉동식품은 진공상태로 운반한다.

소스도 자체 개발해 푸드콜 만의 고유한 맛을 확보했다. 최종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순간까지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천연재료를 고집하고, 전 메뉴의 ‘NO트랜스 지방’을 선언해 고객만족을 실현했다.

지난 2005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푸드콜은 현재 직영점 한 곳과 가맹점 7곳을 운영 중이다.

그녀는 “비록 가맹점수는 적지만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시장확대로 무분별하게 가맹점수를 늘리기 보다는 실패율 제로와 성공창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0평 규모의 직영점 매출액은 월평균 5500만원~6000만원 선이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월 평균 7000~8000만원 선.
푸드콜 만의 성공열쇠를 쥐고 있는 그녀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저의 10년 노하우를 업그레이드 시켜 놓은 푸드콜 사업을 함께 할 동반자를 모십니다. 앞으로 성공신화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무점포 소자본 창업도 도전할 만

창업은 하고 싶지만 자본이 부족하고, 마땅한 기술력도 없는 여성들은 무점포 소자본 창업에 도전해 볼만하다. 특히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청소대행업에 관한 관심도 높다.

침대클리닝업체 알렉스(www.allerx.net) 의왕지사 허인숙 사장(40세)은 창업을 한지 2년이 지난 지금 연회원 60명, 월 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차량유지비, 약품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제외하면 90% 이상 순수익으로 남는다.

허 사장은 “보통 침대클리닝은 장비를 사용하는 일이라 남자를 선호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여성클리닝업자를 선호한다.”며 “주부이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 세심한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알렉스처럼 무점포 창업은 매장에 얽매여 있지 않아 시간이 자유로우며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감도 덜 수 있어 주부 창업으로 좋은 아이템이다. 창업비용은 가맹비와 클리닝장비, 해충방제용품, 그리고 각종홍보물을 모두 포함하여, 총 1480만원이다.

여성창업은 시장 조사와 입지 분석에 대한 무지, 전문성·자금력 부족 등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창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자신만의 감각을 살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면 남성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