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뇌물수수와 성범죄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뇌물수수와 성범죄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뇌물수수 및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이 5년여 만에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김 전 차관은 9일 오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의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했다. 수사단이 출범한 지 40여일 만에 이뤄진 첫 소환이며 지난 2013년 11월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은 지 5년6개월만이다.

이날 오전 10시경 수사단에 출석한 김 전 차관은 '동영상 속 남성이 본인인가', '윤중천 씨와 무슨 관계인가'라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하지 않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말한 뒤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05~2012년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윤 씨로부터 강원 원주 소재 별장 등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등도 있다.

수사단은 그동안 윤 씨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등 관련자들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김 전 차관에게 뇌물 및 성범죄 의혹 등 혐의 전반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김 전 차관과 관련된 의혹이 상당한 만큼 조사는 한 차례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수사단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 씨를 최근까지 6차례 소환해 조사하며 김 전 차관의 뇌물 및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집중 수사를 벌였다. 당초 수사단은 지난달 윤 씨의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구속 수사를 계획했지만, 영장이 기각되면서 불구속 상태로 수차례 조사를 벌였다.

윤 씨는 최근 조사에서 지난 2007년에 김 전 차관이 목동 재개발 사업 인허가 등을 도와주겠다며 집 한 채를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00만 원대 그림을 김 전 차관에게 건넸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김 전 차관 승진과 관련해 성의 표시를 하라며 수백만 원을 건넸다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특히 윤 씨는 의혹을 불거지게 한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 맞다고 언론 등을 통해 밝혔다. 다만 이 영상 자체로는 성범죄 의혹을 입증할 핵심적인 증거는 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3월 강원 원주 소재 별장에서 윤 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자 임명 6일 만에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경찰은 김 전 차관을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피해 주장 여성들의 진술 신빙성 부족 등을 이유로 두 차례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1차 수사 당시 김 전 차관을 한차례 비공개 소환 조사했고, 2차 수사에서는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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