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소비경향 집중 해부

몸에 좋은 오징어요리전문점 '오징어와 친구들'(좌) · 멀티형 불카페 '앤드'(우)

2008년은 제품의 값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상황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전망과 함께 절약바람이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값이 싼 제품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가치 있는 제품을 사는 성향이 높아질 것이라는데 차이가 있다. 즉 건강과 다이어트 등 다방면에서 ‘가치 중심 소비’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주 5일제 근무 확대 실시로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내고자 하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웰빙의 진화 ‘휴(休)’를 알면 돈 보인다

가치소비가 몰려온다

소비형태가 가치추구 형으로 바뀌면서 소비자들 구매성향도 값과 만족도를 모두 챙기는 다양한 소비패턴으로 변했다.

남이 뭐라던 자신의 주관적 만족을 위해 제품을 사들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한 소비가 커지는 게 특징이다. 피로회복과 스테미너 강화에 유용한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오징어는 해독기능과 피로회복에 뛰어난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는 건강식이다. 또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리포단백(HDL) 콜레스테롤과 노화방지에 좋은 핵산성분이 다른 식품보다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하다.

오징어 효능에 대한 인식이 퍼지면서 오징어요리전문점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산 오징어요리전문점 ‘오징어와 친구들’(www .ogkk.co.kr)은 산 오징어회와 오징어볶음·통 찜·순대·튀김· 탕수육·버터구이 등 오징어로 만들 수 있는 모든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내장까지 통째로 찐 산 오징어 통 찜은 오징어 먹물의 쌉쌀한 맛까지 느낄 수 있다. 또 튀김·순대·탕수육 등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라 가족단위 고객들을 끄는데도 매력적이다.

많은 여성들이 다이어트 중에도 포만감을 주지 못하는 생식이나 비스킷류보다 배불리 먹어도 살찌지 않는 음식을 더 좋아한다. 패스트푸드업계에서도 칼로리와 지방함량이 적은 샌드위치를 내놓아 새로운 패스트푸드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30대 여성 직장인과 여대생들 사이에 식사대용식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샌드위치카페 ‘샌드앤푸드’(www.sandNfood.co.kr)엔 샌드위치와 감자샐러드, 커피 한 잔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손님들이 많다. 특히 직접 개발한 쌀로 만든 빵은 콜레스테롤, 지방, 칼로리를 크게 낮췄다.

야채와 소스류도 고객이 직접 골라 주문할 수 있다.

지방연소 효능이 높은 캡 사이신이 풍부해 다이어트아이템으로 주목받아 온 고추 역시 다양한 요리로 개발됐다. 퓨전떡찜전문점 ‘크레이지페퍼’(www.crazypep per.co.kr)는 궁중음식인 떡찜에 해물, 등갈비, 닭 날개, 미트볼 등의 재료를 넣은 5가지 퓨전떡찜 메뉴를 개발했다.

매운맛을 1~5단계로 구분, 그날 기분에 따라 매운맛을 조절해 먹을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크레이지페퍼의 여영주 사장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고추 섭취량은 1998년 5.2g에서 2005년 7.2g으로 늘고 있다. 매운 음식에 대한 소비자 선호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 곳에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멀티형가치소비도 늘고 있다. 닥터피시 갤러리&북카페 ‘앤드(www.ndbookcaf e.com)’는 커피, 샌드위치, 와인은 물론 서적, 잡지, 인터넷, DVD, 닥터피시 족욕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카페다.

좌석 주위를 빙 둘러 마련된 서가엔 패션, 여행, 과학 등 전문잡지나 만화, 소설 등의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다.

고객들은 취향에 맞는 책을 마음껏 골라 읽을 수 있다.

책 읽기가 지루해지면 평소 보고 싶었던 DVD타이틀을 골라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인터넷을 통해 블로그를 관리하거나 웹서핑을 할 수도 있다.

최근엔 각질을 갉아먹어 피부질환을 낫게 하는 닥터피시를 이용한 닥터피시 족욕실 뿐 아니라 신개념 웰빙 족욕 시설까지 선보였다. 커피 족욕탕, 와인 족욕탕 등 특화된 족욕 시설을 새로 갖추었고 기존 닥터피시탕에 DVD시설을 한 ‘닥터피시 영화관’도 새롭게 열었다.

‘민들레영토’(www.minto.co.kr)는 찻집 형태의 공간에서 다양한 생활문화를 제공하고 있다.

독서, 세미나, 음악과 영화감상 등을 할 수 있는 전용공간이 마련돼 있고 서점도 있어 다양한 책을 살 수도 있다.

카페형 PC방 ‘아이비스PC방(www.ibiss.co.kr)’은 PC방이란 공간에 카페를 접목했다. 카페와 PC방 결합은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출했다.

여기에 카페를 통한 매출증대는 물론 고객들이 더 오래 PC방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시너지효과까지 얻고 있다.


행복추구 바람이 분다

주 5일제 근무가 7월부터 2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면서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내는 비율이 늘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이들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업종이 등장, 단골고객을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이다. 생활패턴이 직장중심에서 가족중심으로 바뀌어 가족외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소비문화가 점점 가족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패밀리 마케팅’이 매출증대 방안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외식업계 프랜차이즈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분위기와 편의시설, 메뉴에 대한 고객의 다양한 요구가 증가해 업체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감자탕전문점 ‘추풍령 감자탕&묵은지’(www.gamjatang.co.kr)는 기존 감자탕의 매운 맛과 돼지등뼈 특유의 냄새로 아이와 여성고객들에게 파고들기 어려웠던 약점을 ‘퓨전화’로 해결했다.

토종감자탕 외에 카레감자탕, 치즈감자탕 등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여성과 아이들까지 단골로 잡았다.

두 가지 메뉴 모두 고춧가루양념을 줄이고 카레와 치즈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특히 카레감자탕은 카레 특유의 냄새 때문에 돼지비린내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아이들에겐 감자탕을 다 먹고 난 뒤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 카레라이스처럼 만들어 준다. 카레감자탕, 치즈감자탕 외에도 김치감자탕, 스테미너감자탕 등 고객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를 갖췄다.

또 아이들을 배려한 서비스를 추가해 가족고객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인천시 서구 마전동 김영숙(49)점주는 방문고객 자녀들 이름을 기억해 불러주며 친근감 있는 옆집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고객에게 다가갔다.

더불어 유아놀이방을 마련하고 아이를 누일 수 있는 흔들의자도 구비해 돌봐주기도 한다.

등갈비전문점 ‘퐁립’(www.po rkrib.co.kr) 역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인기다.

부드러운 치킨과 신선한 야채,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진 '퐁립 케이준 치킨샐러드'와 자체 개발한 소스를 발라 구운 ‘바비큐립’은 순한 맛과 매운 맛으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또 데리야끼, 갈릭 등 양념소스를 발라 구워먹는 삼겹살은 기존의 가격파괴 삼겹살에 실증난 소비자들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각종 야채와 햄, 소시지, 쫀득한 수제비와 얼큰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인 '퐁립 존슨부대찌개'등 알찬 메뉴가 눈에 띈다.


웰빙의 진화

고유가와 환율 강세 등으로 내수경기가 매우 좋지 않았던 지난해 한줄기 빛은 ‘웰빙바람’이었다. 새해엔 이 웰빙이 다양하게 진화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이 주시하는 것은 ‘휴(休)’다.

장기화된 불황과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의 쉬고 싶은 욕구를 파고든 업종들이 선전하고 있다.

특히 여성고객을 상대로 한 휴(休)마케팅이 활발하다. 즉석 정미가 있는 유기농매장 ‘웰빙 팜’(www.mwell.co.kr)은 한쪽 벽면에 책장을 짜 유기농 관련 책들을 모아 놓았다.

원하는 고객은 누구나 공짜로 빌려갈 수 있고 한쪽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며 읽을 수도 있다.

주부들이 매장에 바 형태로 마련된 공간에서 수다를 떨고 유기농제품을 시식하며 의견도 나눌 수 있다 보니 매출도 늘고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 갈 수 있다.

카페 안에 산소발생기를 설치, 현대인들이 동경하는 자연을 옮겨놓은 곳도 있다.

산소웰빙카페 ‘오투스페이스’(www.otwospace.c om)는 15개의 산소발생기가 신선한 실내공기를 제공하고 매장 가득한 푸른 나무와 한 쪽 벽면을 장식한 숯도 맑은 공기에 한 몫하고 있다.

복고열풍 또한 또 다른 측면에서의 휴(休) 트렌드로 볼 수 있다. 중년층사이에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 편안함을 제공하는 경향은 불황시기에 더 강해진다. 지난해 대중문화계에서 ‘조용필 콘서트’와 ‘7080 콘서트’, ‘뮤지컬 맘마미야’의 성공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휴(休) 경향을 상품차원에서 본다면 차와 스파(spa)가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요소를 접목,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이 밖에 ‘명상 테라피’ 등 참선을 위한 명상음악 수요와 산사에서의 템플스테이 및 단기 출가프로그램 등이 휴(休)의 맥을 이어갈 소비경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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