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소문 · 행복추풍령 칼삼겹살

외식시장의 대표적 스테디셀러 아이템인 쇠고기, 삼겹살, 치킨 전문점 사이의 각축전이 뜨겁다. 지난 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한미 FTA 체결의 영향으로 인해 기세등등했던 쇠고기 전문점은 올해 맛과 품질을 갖춘 우량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쇠고기 전문점의 기세에 주춤했던 삼겹살 전문점과 치킨 전문점들은 기능성을 강조한 성분을 가미하거나 조리법을 바꿈으로써 기존의 고정 고객층을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먹거리 파동으로 인해 식품위생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본사와 가맹점들이 스스로 위생기준을 강화하는 등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고 있다.


쇠고기 시장은 지금 구조조정 중

지난 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한미 FTA 체결로 인한 수입산 쇠고기 가격 하락, 이에 자극받은 한우 업체들의 가격거품 제거 노력 등 쇠고기 시장은 격변의 한해를 보냈다.

뼛조각 검출 등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전면 수입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값비싼 한우에 가격저항을 느꼈던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통해 잠재수요가 여전히 크다는 점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다.

한우업체들 역시 기존의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해 가격 거품을 제거하고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 브랜드를 육성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쇠고기 전문점 창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같이 우후죽순 업체들이 생겨났던 양상에서 벗어나 맛과 제품력을 갖춘 우량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정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 프랜차이즈업체인 원할머니보쌈은 지난해 12월 제3 브랜드로 쇠고기 구이전문점 ‘별난소문’(www.byulso.co.kr)을 론칭했다.

별난소문은 프리미엄급 쇠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매스티지 쇠고기 전문점으로서, 미국산이냐 호주산이냐에 따라 매출이 기복이 생기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년간의 연구 끝에 소비자 기호에 맞는 양념육을 개발, 가격과 맛 모두에서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인테리어는 캐주얼 패밀리레스토랑형 콘셉트를 적용, 연인과의 만남, 가족 외식, 직장인들의 모임에 전혀 손색이 없다. 개점 이후 하루매출 1000만원이 넘는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저가 쇠고기의 맛을 본 소비자들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가격파괴 트렌드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10여 년 전 유행하다가 사라진 고기부페의 단점을 극복, 일정한 품질을 갖춘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만 저가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초저가 쇠고기 전문점 ‘다미소’(www.oredream.com)는 130g에 17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쇠고기를 제공한다.

본사 박창규 사장은 “수입 쇠고기 유통 전문회사인 본사에서 쇠고기를 직접 수입,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이 가능하다”며, “유통경로를 줄여 가격을 낮춘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와 품질은 다른 쇠고기 전문점에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우업체의 경우, 기존의 한우만 고집하던 고객층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저항 때문에 한우를 찾지 못했던 신규 소비층까지 확보하기 위해 가격 거품 제거에 나섰다.

특히 산지 직거래를 통해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가격 거품을 뺀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농협 목우촌의 ‘웰빙마을’(www.moguchon.co.kr)은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비용을 축소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다른 음식점과 차별화를 뒀다. 1+등급 이상의 최고급 한우를 200g 2만원의 가격에 먹을 수 있다.

본사가 이윤을 추구하기보다는 한우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브랜드를 론칭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마진만을 남기고 소비자에게 한우를 제공한다.

가맹점들은 밑반찬을 최소화하고 서빙 인력을 줄여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였다.

특히 농협 공판장을 통해 직접 물량을 공급받기 때문에 원산지에 대한 불신이 높은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삼겹살, 기능성 가미해 차별화 이뤄

삼겹살 등 돼지고기 전문점은 차별화된 메뉴 경쟁력으로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삼겹살 및 돼지갈비 전문점은 2003년 광우병 파동 이후 쇠고기 수입금지에 따른 반사이익을 봤던 것이 사실이다.

갈빗살 등 쇠고기 공급량이 원활하지 않자, 대체 수요로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한 것.

향후 쇠고기 전문점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소비층의 일부를 쇠고기 시장에 뺏기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고정 고객층이 폭넓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품질을 높이고 메뉴의 차별화를 꾀한다면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도 있다.

실제로 삼겹살 전문점들은 칼삼겹살, 훈제삼겹살, 볏짚삼겹살 등 한층 고급화되고 차별화된 메뉴 경쟁력을 갖추고 쇠고기 전문점의 공세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화는 그동안 돼지고기의 非고객층으로 여겨져 왔던 여성과 어린이 고객까지 공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행복추풍령 칼삼겹살’(www.ka l300.co.kr)은 소스에 염지한 생삼겹살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300번 이상 칼집을 넣었다.

고기를 저온 진공으로 숙성해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 데다 고기가 익어가면서 꽈배기 모양으로 변해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여기에 된장, 복분자, 허브 등을 첨가해 숙성시킨 메뉴들은 향이 좋고 기능성을 강화해 더욱 호응이 높다.

‘돈데이’(www.donday.co.kr)는 참나무향을 이용한 훈제공법으로 기름기는 빼고 풍미는 살린 훈제삼겹살을 내놓고 여성을 중심으로 건강에 관심이 높은 웰빙족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독특한 구이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도네누’(www.donenu92.co.kr)는 볏짚삼겹살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화력이 높은 볏짚을 이용한 초벌구이로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특유의 볏짚 향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건강식참숯판구이점 ‘참미돈’(www.chammidon.com)은 숯가루를 3000℃ 이상에서 고온 압축해 3중 코팅을 한 천연 숯판을 사용하고 있다.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참숯판에 고기를 구우면 해독과 정화작용이 이루어지고, 연기도 나지 않으며 자주 불판을 갈아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치킨, 조리방법 변화로 새로운 고객층 발굴

치킨 시장은 조리방식의 다양화와 튀김 기름의 고급화를 통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트랜스지방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기존의 프라이드치킨에서 벗어나 바비큐 치킨, 구운 치킨, 숯불구이 닭갈비 등 새로운 조리방식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고급 식물성 튀김기름을 사용해 트랜스지방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바삭한 맛을 더욱 높이는 업체들도 크게 늘었다.

멀티플렉스 치킨 전문점 ‘리치리치’(www.irichrich.com)는 후라이드치킨, 구운치킨은 물론 패밀리레스토랑 메뉴인 바비큐립 등 메뉴 복합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 수요를 확보했으며, 홈배달, 홀판매, 테이크아웃 등 판매방식의 다각화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정부가 식품위생안전 정책을 강화하며 ‘트랜스지방 제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트랜스지방 문제 해결을 위해 이미 튀김 기름을 교체하거나 조리방식을 바꾼 업체들은 이러한 정부의 방침이 반가운 상황이다. 퓨전치킨호프전문점 ‘치킨매니아’(www .cknia.com)는 채종유를 사용해 트랜스지방 비율을 0.01% 이하로 낮췄다. 라이스 치킨 전문점 ‘콤마치킨’(www.commac mc.com)은 쌀가루와 쌀눈기름(미광유)를 사용한다.

쌀눈기름은 체지장 감소와 당뇨병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틈새를 공략한 신종 아이템들도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참숯 직화구이 닭갈비 전문점 ‘참숯 맛난 닭갈비(숯닭)’(www.sdark.com)는 철판에 볶아먹는 기존의 닭갈비를 숯불에 구워먹는 방식으로 변화를 줌으로써 틈새 영역을 개척했다.

기존 철판 닭갈비보다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쫄깃한 데다, 참숯과 함께 넣는 솔방울 향이 은은히 우러나와 고기의 풍미를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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