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아이템으로 눈을 돌려라!


창업시장에 ‘부활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때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여겨졌던 업종들 중에서 조리방식을 바꾸거나 메뉴, 인테리어를 업그레이드해 옛 영광을 재현하고 있는 업종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미 한차례 검증된 대중적 선호도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품질과 서비스를 내세워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보다 기존의 것 중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 블루오션을 창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주요 수요층이 존재하는 아이템의 경우, 변화된 소비자 욕구를 잘 파악해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조리법 바꾸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재탄생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한 때 유행했던 오뎅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과거 포장마차에서 팔던 기계식 어묵 대신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수제 어묵 전문기술을 지닌 장인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아 직접 특제어묵을 만들어 선보임으로써 어묵 요리를 고급화했다.

또한 한식, 일식, 중식 등을 토대로 개발한 60여 가지 세계요리를 선보이고 있고 20여 종의 주류를 판매해 퓨전주점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꿀에 절인 돼지갈비’,‘소고기 부추말이와 딤섬’ 등은 다른 퓨전주점과 차별화시키기 위해 본사가 개발한 메뉴들이다.

오뎅사께 이신천 사장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오뎅바를 고급화하고 메뉴를 다양화해 퓨전주점으로 변신한 것이 성공 포인트였다”며, “이처럼 메뉴를 다양화해도 본사에서 ‘원팩 시스템’을 도입, 모든 요리를 완전 조리한 후 진공포장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맹점은 주방업무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메뉴 경쟁력과 운영상의 편리함 때문에 오뎅사께는 현재 가맹점수가 200개를 넘고 있고, 오는 9월에는 중국 베이징에 165㎡(50평) 규모의 점포도 오픈, 해외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몇 년 전 철판에 볶아먹는 닭갈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으나, 지금은 한물 간 아이템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름에 볶기 때문에 느끼하고 부드러운 육질을 음미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점을 보완 최근 참숯에 직접 구워 담백한 닭갈비 맛을 선보이는 참숯 직화구이 닭갈비 전문점이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참숯 맛난 닭갈비(숯닭)’(ww w.sdark.com)는 참숯불에 닭갈비를 직접 구워 쫄깃하고 부드러운 육질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자체 개발한 매콤한 양념과 새콤한 간장소스가 닭갈비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참숯에 솔방울을 넣어 고기의 풍미를 더욱 높인 한편, 가격은 300g에 6000원으로 책정해 부담을 줄였다.

서울 망원동에서 숯닭을 운영하는 박영희(42)씨는 “기름진 음식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닭갈비 조리법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며 “평일에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단체회식은 물론 일반 고객들도 자리를 잡기 힘들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행복추풍령 감자탕&묵은지’(www.gamjatang.co.kr)은 엄선된 돼지등뼈, 강원도 토종감자, 100% 국산김치를 1년 이상 땅 속에서 숙성시킨 묵은지 등 모든 원부재료를 고급화해 명품 감자탕을 지향하면서 동시에 토종 감자탕 이외에 카레 감자탕, 치즈감자탕, 스테미너 감자탕 등 퓨전 메뉴를 개발해 고객층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행복추풍령 김선권 사장은 “과거 감자탕의 주 고객층은 40~50대 남성에게 한정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처럼 다양한 메뉴를 개발함으로써 과거 ‘비고객’층으로 여겨지던 여성과 어린이들까지 고객으로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본사에 부설 감자탕 연구소도 설립,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와 맛을 개발하는데 투자하고 있다.

포장마차 단골 메뉴인 곱창은 한 때 큰 인기를 끌었으나 고유의 냄새 때문에 여성 등 일부 젊은층으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곱창 냄새를 없애고 고소한 맛을 높여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무한리필 구이주점 ‘도누가’(www.donuga.com)는 그냥 물을 사용하는 일반 곱창집과 달리 사골 육수로 곱창을 볶아 고소한 맛을 높였다.

신선한 국내산 곱창만을 사용하고, 밀가루와 소금으로 손질해 곱창 냄새도 원천적으로 없앴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세련되게 꾸며 서민들이 먹는 술안주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급 스테미너식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일식집 ‘슈밍화’는 일명 ‘분자요리’를 도입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일반 일식 요리에 재료의 양와 조리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재료가 가진 고유의 맛을 극대화했다.

80℃의 소금물에 4초간 익혀 식감을 높인 가리비요리, 영하 196℃ 액화질소로 급냉시킨 사과 아이스크림 등이 인기 메뉴다.


분식집·PC방, ‘카페’라는 옷 입고 부활

기존의 저가형, 서민형 아이템으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여겨지는 업종들이 메뉴와 인테리어의 고급화를 통해 다시 태어나고 있다.

분식집의 경우 허름한 분위기에 평범한 맛, 지나치게 많은 메뉴 등으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최근 등장한 분식집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개성 있는 메뉴로 신규 수요를 창출해 내며 새로운 부활의 시대를 열고 있다.

퓨전분식점 ‘마쪼’(www.mazzo .co.kr)는 카페형의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기존 분식집의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원색과 파스텔톤의 색채가 조화를 이루도록 실내 인테리어를 꾸몄고 더욱 세련되고 이국적인 메뉴들을 갖췄다.

샐러드를 메뉴에 포함시켜 주 고객인 여성들의 취향을 배려했으며 덮밥 메뉴는 바비큐, 커리 등을 응용해 기존의 덮밥보다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또 하와이안팜 등 이국적인 메뉴를 우리 입맛에 맞게 보완했으며, 면 요리는 베트남 쌀국수와 일본식 라멘 등 전문점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메뉴를 추가했다.

PC방도 과거 어둡고 담배연기 자욱했던 동네 PC방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문화공간으로서 탈바꿈하고 있다.

카페형 PC방 ‘아이비스PC방(www.ibiss.co.kr)’은 매장 한편에 테이크아웃 카페를 마련, 전문점 수준의 맛을 갖춘 커피와 베이글, 스파게티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화려한 조명과 벽면장식, 파티션 등 인테리어와 카페테리아 풍의 휴게 공간을 갖춰 이곳을 처음 찾는 고객은 PC방인지 카페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카페와 PC방의 결합은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더 오래 PC방에 머물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까지 얻고 있다.


전통음식 부활떡찜, 쌀빵 등도 인기

건강과 미용, 다이어트 등 몸에 좋은 웰빙 푸드로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전통음식을 앞세워 새롭게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아이템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떡이다. 빵에 밀려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던 떡은 쌀과 콩을 주재료로 쪄서 만들어 영양이나 조리방법에서 완벽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그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떡은 식사대용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반면, 달지 않은 떡은 빵 등에 비해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이러한 떡에 다이어트 효과가 높은 고추의 매운맛을 접목해 새로운 퓨전떡찜 메뉴를 선보인 곳이 등장했다. 퓨전떡찜전문점 ‘크레이지페퍼’(www.crazypepper.co .kr)는 궁중음식인 떡찜에 해물, 등갈비, 닭날개, 미트볼 등의 재료를 넣은 5가지 퓨전떡찜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매운맛을 1~5단계로 구분해 그날 기분에 따라 매운맛을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고 매운맛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크레이지페퍼 여영주 사장은 “그동안 빵에 밀려 소비가 위축되었던 떡도 메뉴 개발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떡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떡을 먹기 좋게 작고 예쁜 크기로 만들어 낱개로 판매하거나 차와 함께 제공하는 ‘떡 카페’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떡 프랜차이즈 ‘떡보의 하루’(www.dcake.co.kr)는 커피와 함께 먹는 떡, 생일 축하용 떡케이크 등 젊은층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포장도 젊은층의 기호에 맞게 바꿨고, 낱개로 구입도 가능하다. 떡카페 ‘미단’(www.e-midan.com)은 직장인을 위한 식사대용 떡 메뉴를 내놓고 있다.

스파게티 면 대신 조랭이떡을 넣고 토마토 소스로 마무리 한 ‘조랭이떡 스파게티’가 대표적 메뉴. 세계적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도 일부 매장에서 딸기편, 호박떡케이크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떡이 커피와 궁합이 잘 맞아 큰 인기를 끌자 올해부터는 전 매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한때 우후죽순 생겨났던 샌드위치 전문점들은 단조로운 메뉴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에 실패했었다.

그러나 최근 웰빙 열풍으로 햄버거와 같은 ‘정크푸드’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샌드위치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샌드위치는 햄버거나 튀김류에 비해 칼로리와 지방이 적고 야채의 비중이 높아 패스트푸드의 새로운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샌드위치 빵으로 밀가루빵 대신 쌀빵을 이용, 품질을 더욱 고급화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도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샌드위치카페 ‘샌드앤푸드’(www.sandNfood.c o.kr)는 쌀로 만든 빵을 직접 개발해 콜레스테롤, 지방, 칼로리 함량을 더욱 낮춤은 물론 우리 입맛에도 더 잘 맞도록 했다.

고급 식사대용식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가격을 불갈비 샌드위치 1900원 등 합리적으로 낮춰 소비자의 부담을 줄였다. 테이크아웃 판매가 많아 작은 점포에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창업전략 및 주의점

창업시장의 모든 아이템이 주기적인 라이프사이클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성숙기를 지난 업종이라도 소비자의 변화된 욕구를 제대로 반영한다면 다시 성장기를 맞을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소비 트렌드와 경제 상황까지 파악해 소비자의 취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반짝 유행에 그친 아이템을 선택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는 아이템을 선택해야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동시에 품질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건강과 행복, 문화까지
판매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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