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할머니 보쌈의 최혜숙 부산 괴정동점주는 1메뉴 집중 전략에 대해 "상차림이 간편하고 본사에서 주 재료를 반가공 상태로 받기 때문에 50대 주부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위) 공장에서 모든 조리과정을 마친 후 진공포장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팩시스템'으로 60여개가 넘는 메뉴에도 불구하고 초보자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는 오뎅사께(사진은 학동역점)

외식 시장에서 메뉴 구성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 중에는 대중성이 검증된 하나의 메뉴에 집중, 전문성을 살리는 전략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수십 가지 메뉴를 갖춰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전략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전략들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자신의 업종에 적합한 메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한 가지 메뉴를 특화시킨 업체와 多메뉴 전략을 선택한 업체 2곳을 비교해 봄으로써 각각의 장단점과 전략을 비교해 보고, 각 업체의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1메뉴 집중 전략 원할머니보쌈

보쌈 전문점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은 20년 넘게 보쌈이라는 한 우물만 파는 1메뉴 집중 전략을 고수, 소비자들로 하여금 ‘보쌈’ 하면 ‘원할머니보쌈’을 떠올리도록 만들었다.

특히 원할머니보쌈은 업계 최초로 주력 메뉴인 보쌈류와 족발 및 새싹쟁반무침면 등에 MSG(인공화학조미료) 등 일체의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을 개발, 웰빙 이미지를 더욱 굳혀가고 있다.

최초 원재료에서 가맹점에 공급되는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MSG를 일절 첨가하지 않고 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함으로써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요즈음 더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원할머니 보쌈’의 박천희 사장은 “MSG 무첨가 제품에 대해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보쌈과 족발, 새싹쟁반무침면 외에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MSG 무첨가 제품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물론, 여기에 들어가는 부재료까지도 철저히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업체로 선정, 경쟁 업체들이 따라잡기 힘든 차별화된 품질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보쌈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한 우물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먹을거리 파동이나 유행을 타지 않은 대중적인 아이템을 선택한 데에 있다.

보쌈은 삶은 돼지고기와 금방 담근 김치로 구성되는 전통음식으로써 중·장년층은 물론 어린이 소비자도 폭넓게 확보하고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특히 돼지고기를 굽거나 튀기지 않고 삶기 때문에 조류독감, 트랜스지방산 등 지금까지의 먹을거리 파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한 유사업체의 난립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품질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원할머니보쌈은 천안에 연건평 9917㎡(3000평)규모의 생산 공장을 건설, 하루 최대 8만 톤의 김치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은 에어샤워, 미세 조정댐퍼, 중앙공조시스템 등 HACCP에 적합한 모든 위생설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또 각각의 배송차량들은 GPS 시스템을 부착해 운송중인 식재료의 현재온도를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덕분에 원할머니보쌈은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예비 창업자들에게 가장 안정성이 높은 창업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차림이 단순해
50대 주부가 운영하기 거뜬

1메뉴 집중 전략의 또 하나의 장점은 주방 업무가 간편해진다는 점이다.

보쌈 자체가 상차림이 단순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며 조리도 매뉴얼대로 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보쌈에 집중하면 주방 업무를 더욱 간소화할 수 있다. 부산 괴정동에서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는 최혜숙(52)씨는 주방업무의 부담이 적어 50대 주부가 운영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한다. 최씨는 결혼 직후부터 직장생활, 보험영업, 장사 등을 두루 경험해 왔다.

최근 두 남매가 각각 군대와 대학에 들어간 후에는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찾아 나섰다. 이번에는 노후대비를 위한 창업에 초점을 맞춘 만큼 안정성을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나이를 감안, 체력적 부담이 적은 아이템을 물색했다.

그녀는 최근 1년 반 동안 대전에서 동생이 운영하고 있는 원할머니보쌈에서 일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본사가 탄탄한 물류시스템과 가맹점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1년 반 동안 크게 힘든 줄 모르고 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최씨는 자신이 모아 둔 자금과 국민은행 창업대출을 통해 점포비 제외하고 2억 원을 들여 264㎡(80평) 규모의 점포를 오픈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특별히 홍보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었다.

특히 최근 원할머니보쌈이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업소로 지정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씨는 “상차림이 간편하고, 또 본사에서 주재료인 고기와 소스 등을 반가공 상태로 공급해주기 때문에 50대 주부가 운영하기에도 크게 힘들지 않다”며, “264㎡(80평) 규모의 점포에서 주방인력 2명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월 평균 7000만원의 매출과 월 평균 1100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원팩 시스템으로 多메뉴 전략 오뎅사께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전문가의 노하우로 생산한 정통 수제 어묵을 비롯해 한식, 일식, 중식 등 6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세계요리, 20여 종의 주류를 제공하는 多메뉴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오뎅사께는 출범 당시만 해도 기존 퓨전주점 브랜드들의 그늘에 가려 관심을 끌지 못하는 후발주자였다. 이미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오뎅바를 브랜드 컨셉트로 잡았다는 점과, 메뉴 종류가 너무 적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에 오뎅사께는 차별화된 메뉴 개발에 몰입, 포장마차 등에서 파는 기계식 어묵과의 차별화를 위해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수제 어묵 전문기술을 지닌 장인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아 직접 특제어묵을 만들었다.

또 당시 이름난 퓨전주점은 모두 찾아다니면서 음식을 먹어보고 메뉴를 벤치마킹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소고기부추말이와딤섬’, ‘매콤치즈고구마닭갈비’ 등의 메뉴들이 탄생했고, 샐러드와 탕, 꼬치, 튀김 등 종류별로 60여 개가 넘는 메뉴를 갖췄다.

‘오뎅사께’의 이신천(39) 사장은 “뒤늦게 주점 시장에 뛰어 들어 남을 따라가느라 바빴지만, 이제는 다른 주점들이 오뎅사께의 메뉴를 벤치마킹 하고 있다”며, “덕분에 사업 시작 3년 만에 200개 점포를 거느린 브랜드로 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많은 메뉴를 갖춤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고객들에게 ‘골라먹는 재미’를 선사함은 물론, 계절적 매출편차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묵 등 겨울철 성수기 메뉴와 함께 샐러드 메뉴 등 여름철 메뉴도 갖춤으로써 1년 내내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또한 먹을거리 파동이 발생해도 다양한 대체메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메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방 업무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계형 창업 아이템을 표방하고 있는 오뎅사께는 주방 면적이나 주방 인력을 최소한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뎅사께가 도입한 것이 ‘원팩 시스템’. ‘원팩 시스템’이란 공장에서 모든 조리과정을 마친 후 이를 진공 포장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방식으로서, 가맹점은 이를 단순히 삶거나 가열한 후 곧바로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초보자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음은 물론, 전문 주방장을 따로 고용할 필요 없이 작은 주방에서 모든 메뉴를 준비할 수 있다.

주방 면적과 인건비를 줄임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모든 가맹점의 음식 맛이 통일된다는 장점도 있다.

직배송 시스템을 통한 신선한 식재료 공급도 가맹점 이익에 공헌하고 있다.

안성에 위치한 물류센터는 신속 배송을 위한 인프라를 통해 전국 가맹점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 사장은 “가맹점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투자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본사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20~30대 학생, 직장인의 다양한 입맛 충족

서울 학동역 인근에서 오뎅사께를 운영하는 김근호(35)씨는 오뎅사께만의 다양한 퓨전요리와 본사의 철저한 가맹점 지원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창업을 이루어 냈다.

프리랜서 인테리어 사업자인 김씨는 2년 전부터 오뎅사께의 인테리어 공사를 맡아 일을 해 왔다. 본인이 직접 인테리어 시공을 하면서 오뎅사께 가맹점들의 운영 상황을 지켜 본 김씨는 자신도 한 번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 보니 보다 안정적인 수입원이 필요했는데, 가맹점주들로부터 본사의 관리나 지원시스템이 잘 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부업으로 운영해 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선 그는 주저 없이 점포비 1억원을 포함해 총 1억 7000만원을 들여 지난 2월 46.2㎡(15평) 규모의 점포를 열었다. 업종이 주점이라는 점을 고려해 입지는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오피스 상권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퓨전 주점은 20~30대 학생과 직장인 고객이 많은 만큼, 이들의 개성이 강하고 새로운 것에 쉽게 이끌리는 이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많은 메뉴를 구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요리 종류가 많지만 점주의 손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김씨는 “모든 재료를 원팩으로 포장해 배송해 주니까 그때그때 포장을 뜯어 데우기만 하면 된다”며, “높은 임금을 줘야 하는 전문 주방장이 필요 없고, 주방장이 바뀌어 맛이 달라지거나 주방 인력 운용에 대한 걱정도 없어 좋다”고 말했다.

아직 점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으며, 현재 월평균 2000만~2500만원 매출에 700~75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장단점 및 전략

1메뉴 집중 전략을 사용하면 전문성을 확보하기 쉽다. 소비자에게 ‘○○ 음식은 ○○가 제일 맛있어’ 와 같은 인식을 심어주면 성공의 절반은 보장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주방업무를 단순화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전략은 감자탕, 찌개 등 누구나 즐겨먹는 대중적인 아이템에 도입해야 한다. 또한 품질에 있어 다른 업체들과의 분명한 차별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반면, 다메뉴 전략은 먹거리 파동, 유행, 계절적 매출 편차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이다.

그러나 가장 큰 과제인 주방업무의 부담을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비슷비슷한 메뉴들을 종류만 많이 갖춘다고 좋은 것은 아니며 타겟 고객층의 취향, 웰빙 열풍, 유행 등을 감안해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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