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만원의 행복’선사하라


지속적인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외식시장에서는 싼 값에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거나 가족끼리 외식할 수 있는 음식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로 인해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값비싼 음식점들이 불황 속에서 주춤하는 반면 부대찌개 전문점, 오징어회 전문점 등 저렴하면서도 고급화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외식할 수 있는 음식점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창업 전문가들은 “1인당 객단가가 1만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어야 하고 온 가족이 함께 외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 여성들도 좋아하는 대중적인 음식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w ww.bossam.co.kr)을 운영하고 있는 원앤원(주)이 지난 6월 출시한 부대찌개전문점 ‘박가부대’(w ww.parkga.co.kr)는 대중적인 음식인 부대찌개를 고급화하는 동시에 가격부담을 줄여 불황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외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본사가 1년 여 동안의 연구와 준비 끝에 내놓은 박가부대는 부대찌개와 섞어찌개 등을 6000~7000원대에 제공하면서, 기존의 값싼 소시지나 라면스프같은 인공적인 맛 대신 진한 사골육수와 수제햄, 수제소시지를 사용해 고급화했다.

국산돈육 100%에 48시간 참숯으로 훈연한 수제햄을 사용, 기존의 부대찌개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직장인들의 식사메뉴는 물론, 가족단위 고객의 저녁 외식메뉴로 손색이 없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식사와 간단한 술, 음료 등을 곁들이면 1인당 1만원으로 충분하다.

박가해물떡찜, 해물짜장떡찜 등 다른 메뉴들도 2인분에 1만7000원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알로에 음료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가격부담을 최소화했다.

꽃게, 새우, 홍합 등 다양한 해물을 풍부하게 넣어 품질 만족도도 높였다.

불황기에 적합한 서민형 아이템이면서도 품질을 고급화해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지자 예비창업자들의 관심도 고조, 론칭 1개월 만에 8개 가맹점이 오픈하는 등 초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본사의 박천희 사장은 “서민들의 수요가 많은 대중적인 메뉴에 원할머니보쌈만의 노하우와 지원 시스템을 활용해 안정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며, “요즘 같은 불황기에 서민층 소비자들과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가부대는 효율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부창업이나 초보창업자에게 알맞은 아이템이다.

또 대부분의 메뉴를 테이블에서 직접 조리하는 방식으로 주방 인원을 최소화함으로써 인건비 등 점포 운영비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


단가 낮춘 외식 아이템 인기

그동안 오징어는 심심풀이 간식거리 정도로 여겨져 왔지만 알고 보면 해독기능과 피로회복에 탁월한 타우린을 대량 함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웰빙 식품이다.

또한 회는 물론 탕, 볶음, 찜, 튀김 등 다양한 메뉴로 요리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여기에 간식거리로 먹을 만큼 저렴한 음식이기도 하다.

오징어의 효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오징어요리를 개발해 선보이는 오징어요리 전문점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오징어요리 실내포차 ‘오징어와 친구들’(www.ogkk.co.kr)은 산오징어회와 오징어 볶음, 통찜, 순대, 튀김, 탕수육, 버터구이 등 오징어로 요리가 가능한 거의 모든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내장까지 통째로 찐 산오징어 통찜은 오징어 먹물의 쌉쌀한 맛까지 느낄 수 있고 단골 고객은 특별 서비스로 먹물탕도 맛볼 수 있다.

오징어와 친구들은 주요 메뉴의 가격을 1만원 이하로 책정해 고객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어른들은 오징어회와 통찜, 탕을 즐겨 찾고 어린이들은 순대, 튀김 등을 즐겨 먹기 때문에 저녁 술안주를 찾는 남성 직장인 고객들은 물론 가족 단위 고객들도 많다.

본사의 방승재 사장은 “건강을 중시해 해산물을 선호하는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저렴하면서 탁월한 효능들이 많은 오징어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는 타우린, 핵산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마른 오징어 표면에 묻어있는 하얀 가루가 바로 타우린이다.

또한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리포단백(HDL) 콜레스테롤과 노화방지에 좋은 핵산 성분을 다른 식품에 비해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특히 최근 ‘블랙 푸드’ 붐을 타고 오징어, 문어 등 ‘먹물 수산물’이 주목받고 있는데 외국의 한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오징어 먹물에 들어있는 뮤코 다당류가 뛰어난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산오징어를 잘게 썰어주는 세절기 등을 본사에서 공급, 주방 일손부담이 적어 별도의 종업원 없이 부부가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에 민감한 생계형 창업자들에게 적합한 아이템이다.


무한리필로 가격부담 줄여

최근 잔치국수 등 전통 면요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던 음식점들도 브랜드화에 나서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1000원대의 초저가에 잔치국수, 비빔국수 등을 제공하면서 한 끼 식사로 충분하도록 맛과 양을 향상시킨 업체가 인기를 얻고 있다. 국수전문점 ‘우메마루’(www.umemaru.co.kr)가 그 곳.

100엔 우동으로 일본 전역을 휩쓴 '하나마루'를 모티브로 해 2006년 론칭한 브랜드다. 잔치국수, 비빔국수 등 대중적인 면요리를 1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양과 맛을 제공하면서도 잔치국수 1500원, 냉모밀, 비빔국수 1900원 등 6~7가지 면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았다.

국수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이기 때문에 쇼핑을 나온 주부와 어린이는 물론, 아울렛 내 매장의 종업원, 인근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등을 방문하기 위해 오는 고객 등 거의 전 고객층이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즐겨 찾는다.

특히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 최근 물가상승으로 주머니사정이 넉넉지 못한 소비자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메마루는 출시 2년만에 대형 할인마트 식품매장을 중심으로 가맹 50호점이 입점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내년까지 할인점 푸드코트 100호점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로드숍 형태의 가맹점 모집도 진행하고 있다.

불황일수록 무한대로 리필해 주는 음식점이 인기를 얻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기존의 고기부페 등 음식점 외에도 무한리필 콘셉트를 도입한 카페도 등장, 인기를 얻고 있다.

테마형 룸카페 ‘카페 루미’(www.caferumi.co.kr)는 세미 프라이빗 카페를 표방, 각 테이블을 룸 형태로 꾸몄다.

들어갈 때 신발을 벗고 입장하도록 했으며, 각각의 룸 안에는 TV, 무선인터넷, 잡지, 셀프바 등을 갖춰 내 방에서처럼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1인당 6000원을 내면 커피와 아이스크림, 벨기에 와플 등을 즐길 수 있고, 커피와 차는 무제한으로 리필이 가능하다.

단순히 차나 음료를 파는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 신세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무한리필 구이주점 ‘도누가’(www.donuga.com)는 1인당 6900원만 내면 소불고기, 돼지갈비, 삼겹살, 닭갈비 등 육류는 물론 오징어, 새우, 꼼장어 등 해산물 안주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10여 년 전에 유행했던 고기부페를 닮았지만, 맛에 대한 뒷받침 없이 양으로만 승부했던 이전 고기부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맛과 품질이 뒷받침된 무한제공이다. 완제품 식자재 공급 및 부페식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낮춤으로써 맛과 품질을 갖추고도 저렴한 가격에 무한리필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맹점주들은 진공 포장된 재료를 개봉해 팔기만 하면 되니까 전문 주방장이 없어도 점포를 운영할 수 있고, 손님이 고기나 야채를 직접 가져다 먹기 때문에 79.2㎡(24평) 규모의 홀 운영도 두 명이면 충분하다.

그린티 에스프레소전문점 ‘티하임’(www.teaheim.co.kr)은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가격에 원두커피와 빵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셀프바 이용금액 2900원만 내면 신선한 원두커피와 모닝빵, 토스트, 크로와상 등을 양껏 즐길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셀프바 이용 이후 고객수가 30% 이상 증가했다.

브라질식 스테이크전문점 ‘브라질리아’(www.bfr.co.kr)는 등심과 안심으로 조리한 3종류의 비프스테이크를 무한 제공한다.

브라질 출신의 주방장이 직접 접시에 갓 구운 스테이크를 담아 홀을 돌면서 의향을 묻고 손님들에게 계속적으로 리필을 해준다. 함께 제공되는 5가지 종류의 브라질식 샐러드와 브라질식 볶음밥도 무한정 즐길 수 있다.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2만 5000원이다.

광화문에 위치한 회전초밥전문점 ‘사까나야’는 주말과 공휴일에 초밥 뷔페와 함께 생맥주를 무제한 제공하고 있다.

일본어로 ‘생선가게’를 뜻하는 이름처럼 냉동생선을 최대한 줄이고 활어를 주로 써, 초밥 특유의 신선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호텔 경력 10년을 자랑하는 주방장이 만들어 내는 초밥 종류만 100가지 넘고, 회나 구이, 롤, 튀김까지 합하면 메뉴 종류만 150가지가 넘는다. 점심시간에는 1인당 2만 5000원, 저녁에는 1인당 2만 9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객단가를 낮춰 고객의 부담을 줄인 음식점들은 고객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만원의 행복’ 성공 전략 및 주의점

불황을 이기는 창업전략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갖춰 연쇄 구매를 유도하는 것도 좋다. 점포의 입지는 도심 대형상권보다 주택가 또는 복합상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한리필 음식점의 경우 손님에게 감동을 줄 순 있지만, 이익이 남지 않는다면 장사하는 의미가 없다. 아낌없이 주는 파격적인 판매정책도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대량 구매를 통해 원재료 비용을 줄이거나, 효율적인 매장 운영 방식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는 등 고정비용을 축소해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또 직거래를 통해 유통비용을 축소하거나, 직접 생산·가공을 통해 마진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단,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무한정 준다고 해서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소비자 수준 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도의 품질을 갖추지 않으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 웰빙이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유기농이나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고급화되는 고객의 취향을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