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윤중천 씨. [뉴시스]
건설업자 윤중천 씨.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및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뇌물공여자로 지목된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다시 불러 조사 중이다.

김 전 차관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윤 씨를 모른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함에 따라 윤 씨를 다시 불러 관련 내용을 재확인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단은 이를 토대로 주중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13일 윤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단이 윤 씨를 소환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윤 씨는 이날 오전 9시 24분경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했다. 윤 씨는 '김 전 차관이 모른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1억 원대 보증금 횡령 고소를 포기하게 한 데 압력이 있었는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곧바로 청사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단은 지난 9일에 이어 12일에 피의자 신분으로 김 전 차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차관은 조사 과정에서 "윤 씨를 모른다"며 뇌물 및 성접대 등 의혹 전반에 관해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은 특히 윤 씨를 모르기 때문에 윤 씨 소유의 강원 원주 소재 별장에 간 사실이 전혀 없고, 문제의 동영상 속에 나오는 인물도 자신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첫 조사 때 대질신문에 대비해 윤 씨를 옆방에 대기시켰지만, 김 전 차관이 이 같은 태도를 취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수사단은 윤 씨를 상대로 김 전 차관의 진술과 그 사실관계 등 관련 내용을 재차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05~2012년 윤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로부터 강원 원주 소재 별장 등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등도 있다.

윤 씨는 최근 조사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지난 2007년 목동 재개발 사업 인허가 등을 도와주겠다며 집 한 채를 요구했으며 고가의 그림을 건넸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 승진과 관련해 성의 표시를 하라며 수백만 원을 건넸다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특히 윤 씨는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이 씨와 지난 2008년 불거진 보증금 1억 원 분쟁에 김 전 차관이 관여해 고소를 취하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윤 씨가 김 전 차관에게 제공한 금품과 성접대를 뇌물로, 피해여성 보증금 분쟁에 관여한 제3자 뇌물 부분을 포괄일죄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3월 강원 원주 소재 별장에서 윤 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자 임명 6일 만에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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