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경제불황

‘시스템 혁신’ 벨스킨의 셀프케어(위) ‘메뉴 혁신’ 마늘곱창

‘치킨집이 벤처기업?’

치킨전문점 ‘레츠꼬꼬’(www.l etsgogo.co.kr)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는 우신NTI는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10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으로 인증받았으며, 한달 뒤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원과 제품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신NTI 이가연 사장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부문에서 심사를 받게 된다”며 “가장 중요한 건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우신NTI가 인정받은 기술은 튀김용으로 사용되는 기름을 정제하는 것. 이미 각각 두 개의 관련 특허와 실용신안을 획득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치킨전문점 ‘레츠꼬꼬’에 접목했다. 튀김유의 산화를 방지해 트랜스지방 및 각종 유해성분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튀김의 맛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 튀김유의 수명을 2배나 연장해 해당 점포의 고정비용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이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생존뿐 아니라 글로벌기업까지 꿈꾸는 혁신형 기업, 혁신형 점포들이 등장해 자영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만두 프랜차이즈 ‘명인만두’(w ww.mi-mandoo.co.kr)의 가맹본사 명인F&B도 벤처기업이다. 지난 7월에 열린 ‘제8회 우수벤처기업 대상’에서 제조·프랜차이즈 부문 1위에 해당하는 ‘지식경제부장관상’을 받았다. 제조·프랜차이즈 부문 해당 벤처기업이 1만650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

현재 전국 130여개의 가맹점을 오픈한 명인F&B는 우신NTI와 마찬가지로 작년에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 등을 획득했다.

자체 물류생산공장과 가맹점 직배송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이 곳은 핵심물류인 고기·김치 만두소와 만두피, 고추만두의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운영시스템을 혁신하라

매장 운영시스템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점포도 있다.

스킨케어숍 ‘벨스킨’(www.bell eskincare.co.kr)은 전문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기존 스킨케어숍의 운영 시스템을 셀프로 혁신한 경우다. 방문고객은 홈케어 제품으로 개발된 각질제거기와 고주파기기가 각각 1대씩 놓인 화장대에서 부착된 설명서에 따라 직접 스킨케어를 진행한다. 마무리로 고품질의 팩을 얼굴에 붙이고 따로 마련된 안락한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면 서비스 완료.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다. 제공되는 팩의 종류에 따라 가격은 9000원, 1만2000원, 1만5000원 선이다.

경기도 성남시 복정동에 위치한 돼지갈비전문점 ‘살판’(www. salpanmeat.co.kr)은 고객에게 갈비를 구워내는 시스템을 혁신했다. 일반 갈비전문점은 고객이 고기를 직접 테이블에서 익혀먹는 직화구이시스템. ‘살판’에서는 초벌로 80% 정도 익힌 것을 제공하고, 나머지 20%만 고객이 다시 굽게 하는 재벌구이시스템을 채택했다.

초벌구이에 걸리는 시간은 2분30초, 재벌구이에 걸리는 시간은 2분10초로 직화구이로 소요되는 7분여보다 짧다. 고객이 익히는 시간으로만 따지면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

재벌구이시스템은 시간을 단축시켜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테이블회전율을 높이고, 한 테이블에 고객이 머무를 때 가는 불판의 수를 7회에서 4회 미만으로 줄여 인건비 절감에도 기여한다.


혁신적인 메뉴로 눈길 끌어

특허를 받을 정도로 혁신적인 메뉴로 고객몰이 중인 곱창전문점도 있다. 경기도 분당에 있는 ‘종가댁짚불마늘곱창’은 순대처럼 곱창 안을 마늘로 채워 구워먹는 이색적인 메뉴로 132m²(40평) 규모 매장에서 일평균 2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명희 사장은 “곱창과 함께 불판에 올려 구워먹는 마늘을 곱창 속에 집어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마늘로만 속을 채웠더니 너무 매워 먹을 수가 없어서 마늘의 양을 줄이는 대신 인삼, 대추, 밤 등 10여 가지 재료로 속을 채워 지금의 맛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좋은 재료로 만든 이 마늘곱창은 각종 방송에만 40여 번이나 소개됐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경쟁이 극심한 치킨시장에 이색메뉴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곳도 있다. ‘강정이기가막혀’(www.gangjung.com)는 전통 닭강정을 주요메뉴를 내세워 치킨의 수요층을 타깃으로 하면서도 이미지를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

매운강정, 간장강정, 김치강정, 불고기강정 등 종류도 다양하며 일반 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등도 갖추고 있다. 튀김유로 100% 현미유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 또 한 마리씩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중량을 기준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한 마리 반 정도의 양인 1.5kg을 한 마리 가격에 제공한다.


혁신 아이템으로 승부

기존 업종에 혁신적인 요소를 가미해 경쟁력을 높이는 점포가 있는 한편 아예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블루오션을 공략하는 경우도 있다. 광촉매 프랜차이즈 ‘웰코트코리아’(www.wellcoatkore a.co.kr)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아이템을 혁신해 나가고 있다. 2003년 가정에서 흔히 쓰는 목재 가구에는 광촉매시공이 효과가 없다는 점을 발견하고, 약 2년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목재 전용 유해물질을 제거제 ‘포름제로’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친수성 오염방지 코팅 시공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친수성 오염방지 코팅 시공사업’은 광촉매를 응용해 물만 닿아도 외부 오염이 제거될 뿐만 아니라 그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초친수성 코팅제를 이용한 사업. 웰코트코리아는 일본과 합작으로 이 초친수성 코팅제를 개발했다.

커다란 탑차, 고층 빌딩의 외벽, 점포의 간판, 방음벽 등 청소를 하기 어려운 곳들에 이 코팅제를 발라주면 비만 와도 깨끗해진다는 것. 일본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아이디어 사업이지만 그동안 새롭게 개발한 코팅제는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는 제품은 없었다. 이 제품의 지속기간은 최소 5년 이상. 한번 시공을 하면 최소한 5년간 건물 외부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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