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차양 아래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14일 오후,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차양 아래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광화문 광장에 기습 설치된 대한애국당의 천막이 서울시가 지정한 철거 기한을 넘긴 가운데, 대한애국당 측이 차양을 추가로 설치하며 장기투쟁을 예고했다.

14일 대한애국당은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천막 2개 동 옆으로 차양을 설치했다. 이른 시간부터 모여든 지지자들 위로 내리쬐는 햇빛을 가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지지자들은 차양 아래 둘러앉아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벌였다.

광장을 지나던 시민과 지지자 사이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으나 현장을 지키던 경찰 측의 제지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한애국당은 지난 10일 오후 7시께 ‘애국열사 추모’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이유로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기습설치하며 농성을 시작한 바 있다.

서울시는 대한애국당의 천막이 불법으로 설치됐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오후 8시까지 자진 철거 권고와 함께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그러나 대한애국당은 철거 시한을 넘긴 14일 오후 5시 10분 현재까지 천막을 철거하지 않았다. 오히려 차양을 추가 설치해 지지자들을 결집하며 장기 투쟁을 예고, 광장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시 역시 행정대집행을 예고했을 뿐 이렇다 할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대집행을 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히 갖춰졌지만,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자진 철거를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시가 대집행에 나선다면 광화문 광장에서 천막이 강제 철거되는 첫 번째 사례로 남는다.

과거 시는 세월호 천막 14개 동 중 허가받지 않은 3동에 대해 변상금 1,800만원을 부과한 바 있지만 강제 철거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2017년 3월 10일 탄핵 반대 집회 당시 돌아가신 다섯 분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라며 “텐트를 철거한다고 공권력이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화문 광장이 박원순 시장 사유지냐”면서 “어떤 사태가 벌어지면 모든 책임은 박 시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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