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상견례 사흘 만인 지난 주말 첫 만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 측 관계자에 의하면 두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배석자를 동반하지 않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정국 현안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았다.

회동에서 양측은 선거제·검찰개혁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 한국당의 장외투쟁에 따른 국회 파행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뤘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5대 중점 정책특위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12일 저녁에 이 원내대표를 만났다"며 "중식집에서 짜장면 사드렸다"고 저녁 식사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와 만나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서로 한 번씩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했다"면서 "그 이야기가 근거가 돼서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국회 정상화와 원내대표 회동 관련 사안 등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여겨진다. 국회 정상화 관련 질문에 이 원내대표는 "아무래도 그건 내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그때 구체화해야 할 이야기라서 조금 놔뒀다"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가 역제안한 여야 3당 원내교섭단체 여야정 상설협의체 부분에 대해서는 "그건 (원내대표 회동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 먼저 정리를 해야 한다"며 "꼭 우리가 먼저 정리를 해야 할 건 아니고 서로 조율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저녁 식사자리는 이 원내대표가 먼저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이 원내대표는 "제가 동생이지 않느냐"며 "제가 (저녁 식사가 괜찮은지) 여쭤본 거다. 저녁을 빨리 사주시라고 (말씀드렸다)" 설명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취임 인사차 방문한 이 원내대표에게 "제가 그동안 형님을 모시고 여야 협상을 했는데 이제는 동생이 오셨다.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1963년생, 이 원내대표는 1964년생으로 나 원내대표가 한 살 연장자다.

양당 원내대표가 첫 상견례 뒤 사흘 만에 만찬 회동까지 갖는 등 소통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앞으로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이 원내대표는 '강성의 원칙주의자'란 이미지와 달리 최근 비교적 온화한 메시지로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는 절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번 주 안에 국회 정상화를 하고 시정연설을 듣고 추경(추가경정예산)과 민생 법안을 본격적으로 국회가 다룰 수 있게 (한국당이) 전향적으로 임해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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