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값 끝없는 폭락...정부 대책 촉구

(사)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한유련·백현길 회장)는 지난 14일 국회의사당 맞은편 국민은행 앞에서 전국 농산물 생산자협회 및 연합회에 소속된 회원들과 함께 ‘채소 값 폭락 대책 촉구’ 농업인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인원은 협회 추산 약 1000여 명으로 알려진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채소 값 폭락에 뿔난 농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 14일 (사)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한유련·백현길 회장)는 전국 농산물 생산자협회 및 연합회에 소속된 회원들과 함께 국회의사당 맞은편 국민은행 앞에서 ‘채소 값 폭락 대책 촉구’ 농업인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농민들은 ‘정부의 농산물 가격 개입’, ‘중국산 김치 수입 확대’를 반대하며 채소 값 정상화를 위해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배추 3포기 도매가격 2595원...정부가 정한 '하락 심각단계'에도  못 미쳐

작년 중국산 김치수입 역대 최고인 29만 톤..."중국산 수입 금지"요구

국회의사당 맞은편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채소 값 폭락 대책 촉구’ 농업인 총궐기대회에는 집회 측 추산 10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자리에서 백현길 한유련 회장은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장기적으로 폭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놓고 있다”며 “현재 배추 네 포기가 커피 한 잔 값”이라고 배추 값 실상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는 중국과 교역한다는 핑계로 막대한 양의 중국산 김치를 들여오고 있다”며 “김치 종주국인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무엇을 하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백 회장은 “배추만 국산이면 나머지 부재료가 중국산이어도 국산김치로 표기되는 것이 현실이다”며 정책과 법안의 미비점을 비판했다.

이어 “중국산 김치가 많이 유통될수록 배추는 물론, 마늘, 양파, 쪽파, 대파 등 여러 채소들까지 동시에 가격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회장은 “가격 폭락 때는 정부가 손 놓다가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즉시 개입해서 가격을 낮춘다”며 “농업인은 소비자물가 앞에 풍전등화”라고 말했다.

정덕교 고랭지채소강원도연합회 회장은 “중국산 배추김치 관세는 고작 19.8%인데 다른 물품 관세는 최대 600%까지 매기고 있다”며 우리 농산물에 대한 보호가 유명무실함을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농산물 가격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격 폭락 시에는 수수방관하다가 가격 폭등 시에만 수급대책을 세우는 것이 정부의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국내 언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 왜 폭등했는지, 폭등으로 인한 농가의 피해가 무엇인지를 조명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느냐”며 “그럼에도 국내 언론은 소비자물가 위기를 내세우며 우선적으로 농산물 가격 수급대책 필요성을 보도 한다”고 말하며 언론의 태도 개선을 요구했다.


국내 농업기반이 흔들? 수급 불균형 심화

채소 값 폭락 대책 촉구 '농업인 총궐기대회' 연설 중인 한유련 백현길 회장(왼쪽)과 이광형 사무총장(오른쪽)

이날 집회에는 국회의원들도 참석했다. 성일종(자유한국당, 충남 서산·태안) 의원, 최교일(자유한국당, 경북 영주·문경·예천) 의원, 홍문표(자유한국당, 충남 홍성·예산) 의원도 참석해 농민들을 격려했다.

성 의원, 최 의원, 홍 의원은 모두 현 정부 농민정책을 비난하며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들이 소외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국내 경기가 어려운데 설상가상 국산 농산물 가격까지 떨어져 농민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채소 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국산 가격의 1/3인 중국산 김치가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며 “아직 6월도 되지 않았는데 올해 수입한 중국산 김치가 벌써 29만 톤”이라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한편 한유련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농산물 가격이 수개월째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추의 경우 4월 가락시장 상품 10kg(3포기) 도매가격이 작년 동월 7075원보다 64%하락한 2595원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정한 ‘하락 심각단계’인 3783원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한유련 측은 배추뿐만 아니라 양배추, 대파, 쪽파 등 다수 농산물 가격이 생산원가 이하로 떨어져 하락 심각단계에 있음에도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채소값 하락 요인의 하나가 수입 농산물인데 그중에서도 중국산 김치 수입이 지난해 역대 최고인 29만 톤을 기록하며 국내 생산량의 30%를 넘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수입량은 매년 7%씩 증가하고 있다.

한유련 측은 중국산 김치가 배추뿐만 아니라 부재료인 고추, 마늘, 양파, 생강, 파, 부추 등까지 영향을 주게 되어 국내 농업기반이 흔들리고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