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자기자본 10년 새 자기자본 3조원↑"
"증권사, 은행과 비교 시 자기자본 거의 늘지 않아"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자본시장법 시행 후 10년 동안 대형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이 2008년 말 2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5조3000억 원으로 증가해 약 2.3배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증권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사의 자기자본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은 국민경제 대비 증가했으나 은행과 비교했을 땐 제자리라는 지적이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4일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 한국증권법학회와 함께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주최한 '자본시장법 10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에서 "2001~2018년 동안 증권회사의 자기자본은 꾸준하게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본시장법이란 ▲자본시장의 금융혁신 ▲공정한 경쟁을 촉진 ▲투자자를 보호 ▲금융투자업을 건전하게 육성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공정성·신뢰성·효율성을 높여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법률이다. 금융투자업 상호간 겸영을 허용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며, 투자자 보호를 확대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법 시행 전에는 증권업·자산운용업·선물업·신탁업 등은 개별 법률에 의거해 운영됐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자본시장과 관련된 금융업은 모두 금융투자업으로 통합됐다. 이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모든 금융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조 연구원은 이날 "대형사의 자기자본 증가 속도는 2011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도입 논의가 시작된 후 가속화됐다"며 "특히 2016년 두 건의 대형 합병(미래에셋대우·KB증권)으로 대형사의 평균 자기자본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업종의 자기자본은 은행업종과 비교하면 거의 늘지 않았다는 평가다.

조 연구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기자본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으며 중소형사는 2009년 이전에 대형사는 2010년 이후에 증가했다"면서도 "시중은행 대비 증권회사 자기자본 규모는 2002~2006년 기간에 크게 감소한 이후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수익성 부분에서는 순영업수익 규모는 전체적으로 증가했으나 수익성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 연구원은 "국내 증권회사의 순영업수익 추이는 2013년 큰 폭의 감소를 경험한 후 회복한 뒤 2017년에는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특히 5대 대형사의 비중은 35% 전후에서 등락하다가 2017년 45%, 2018년 47%로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수익구조면에서는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이 꾸준하게 감소하고 투자은행과 자기매매 부문의 비중이 증가한 걸로 집계됐다.

2002년 70%를 웃돌던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은 2018년 40% 수준으로 축소됐다. 반면 투자은행(IB)부문의 비중은 2008년 6.8%에서 2018년 19.7%로 확대됐다. 특히 이 비중은 중소형사에서 더욱 크게 늘었다고 조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대형사와 중소형사는 각각 상이한 IB 업무에 특화됐는데 대형사는 대기업과 인수·합병(M&S) 자문에 초점을 맞추고 중소형사는 중소기업과 부동산금융에 더욱 집중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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