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커뮤니티’ ‘놀이’ 등 취향 다양화

술집은 어느 업종보다 트렌드 변화가 심하다. 따라서 트렌드에 맞는 창업 전략이 필요하다. 주점 트렌드 키워드는 ‘혼술’과 ‘커뮤니티’ ‘놀이’ 등이다. ‘취향 다양화’와 ‘코쿠닝’도 주점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집안에 틀어박혀 유튜브를 즐기는 코쿠닝족은 주점을 찾는 횟수가 적다. 홈술이 인기를 끌면서 마트의 주류 판매량은 늘고 있지만 주점 매출은 줄고 있다. 또한 배달이 활성화되면서 주점을 가지 않고 홈바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가장 변화가 심한 곳은 맥줏집이다. 맥주는 국내 주류 시장에서 단일 주종으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2015년 기준 4조6000억 원대 시장규모였다. 2011년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다양한 해외 맥주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수입맥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3~4년 전 열풍을 일으킨 스몰비어의 뒤를 이어 지난해부터는 살얼음 맥주가 인기다. 

과학적으로 가장 맛있는 맥주 온도는 영상 4도이지만 우리나라 고객들은 차가운 맥주를 선호한다. 살얼음맥주는 컵을 영하 26도까지 얼려서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살얼음이 부드럽게 녹는 차가운 맥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살얼음 맥주 열풍을 일으킨 브랜드는 ‘역전할머니맥주’다. 저온숙성한 생맥주와 냉동고에 보관해 얼린 맥주잔으로, 살얼음이 낀 얼음 맥주를 제공한다. 전북 익산에서 출발한 ‘역전할머니맥주’는 가맹사업 2년 만에 전국에 150개 넘는 가맹점을 개설했다. 

살얼음맥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개성 있는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달빛맥주’의 경우 숙성고에서 4℃로 이틀간 숙성한 살얼음 맥주를 제공한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수입흑맥주인 코젤맥주다. 부드러운 맛에 시나몬가루를 컵 주변에 뿌리는 플레이팅으로 여성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주점업으로 성공하려면 여성 고객을 공략하라는 말이 있는데 달빛맥주의 경우 피자가 들어간 메뉴 구성이나 시그니처 맥주 덕분에 여성 고객 비중이 80% 이상이다. 

시장 점유율 낮은 수제맥주
2~3년 전부터 급성장세 

수제맥주의 경우 전체 맥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제맥주전문점은 ‘생활맥주’이다. ‘생활맥주’ 외에 ‘브롱스’, ‘크래프트한스’ 등이 있다.

스몰비어는 3~4년 전에 비해서는 정체돼 있지만 ‘봉구비어’, ‘청담동 말자싸롱’, ‘용구비어’ 등이 전국적으로 수백 개의 가맹점들이 영업 중이다. 스몰비어의 경우 창의적인 주종과 안주 개발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움을 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담동 말자싸롱’은 말자네떡볶이 등 전용 상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0도씨로 얼려먹는 저온숙성 맥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북경, 광저우 등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는 실용적인 와인펍이 인기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오늘, 와인한잔’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인기를 얻을 만한 감바스, 퐁듀, 큐브스테이크, 구운새우, 파스타 등을 실용적인 가격대의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밤에는 커피를 팔고 밤에는 와인을 잔술로 파는 개인 업소들도 늘어나고 있다. 

와인펍의 경우 프랜차이즈 브랜드 외에 와인 매니아들이 운영하는 개인 매장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와인펍의 경우 창업자 자신이 와인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아 수제맥주와 함께 대표적인 매니아형 창업 아이템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한 바텐식 주점도 많아졌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등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골목길 상권에서는 작은 매장들이 빠른 속도로 바텐식 주점으로 바뀌고 있다. 바텐주점은 혼자 또는 친구나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며 가볍게 주류를 즐기는 싱글들의 음주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실용적인 와인펍과 바텐주점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인기 

한편 주점은 청년 창업자들이나 기업 퇴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이다. 성공할 경우 매출액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중심상업지구에 출점하는 주점의 경우 유행이 빠르고 사업 베테랑들과 경쟁해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술을 먹는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업종과 상권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주점의 업태가 다양해지고 술의 종류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므로 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한편 창업자의 자금과 커리어, 개인 성향을 고려해 경영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주점 창업에서 성공하려면 술집이 가진 상품성과 아날로그 사업의 특성을 강화해야 한다. 

첫째, 맛있는 음식과 술을 결합한다. 맛있는 고기든, 타파스같은 이색적인 요리든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둘째, 커뮤니티 강화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는 음식과 술이 빠지지 않는다. 데이트 동아리 등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지를 고민해야 한다 .

셋째, 놀이를 준다. 슬프려고 술을 마시는 사람은 없다. 즐거울 때나 슬플 때라도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 독특한 인테리어, 젊은층에게 재미를 주는 부킹 서비스, 사진 찍을 거리, 기막히게 놀라운 안주 등 무엇이든 놀이가 되는 즐거움을 주면 술집은 사람들로 붐빈다. 

넷째, 외로운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고 친구가 된다. 싱글족들이 늘어나면서 심야식당처럼 술집 사장과 고객이 친구가 되는 공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어두운 조명, 작고 아담한 매장의 바텐에서 술집 주인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골목 주점이 되자. 

다섯째, 술의 콘텐츠를 강화한다. 익숙한 술 말고 새로운 술, 수제로 만든 술, 보다 창의적인 술, 글로벌 로컬에서 찾아낸 새로운 술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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