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마을(좌) - 토시래

한식은 오랜 시간 우리 입맛과 함께 했던 메뉴라는 점에서 수요층이 넓고 쉽게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템이다. 최근 체계적인 조리법과 운영 매뉴얼을 갖춘 프랜차이즈 업체가 늘어 누구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게 되면서 창업시장에 한식 전문점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전통 한식을 기본으로 현대적인 조리기법, 메뉴구성, 판매방식 등 세련미를 가미한 퓨전 한식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퓨전 한식과 같이 고객의 새로운 흥미를 유발하고 눈길을 끌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은 그 자체로 점포의 경쟁력이 된다.

조리법 표준화 등으로 초보자도 손쉽게 운영

한식은 대체로 손이 많이 가고 맛을 내기도 쉽지 않아 전문적인 조리 기술이 없는 사람은 쉽게 창업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조리법 표준화 등으로 초보자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다.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은 보쌈에 대한 조리법을 철저히 매뉴얼화 했다. 고기를 어느 정도 크기로 잘라야 하는 지에서부터 어느 정도 세기의 불에서 몇 분을 삶아야 하는 지, 손님상에 나갈 때는 몇 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지까지 조리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공식화 돼 있다. 이러한 매뉴얼은 동영상과 책자로 만들어져 모든 가맹점에 제공된다.

조리에 대한 부담을 거의 없앤 ‘쿡리스’(Cookless) 시스템을 도입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콩나물국밥전문점 ‘완산골명가’는 맛의 핵심인 육수를 티백으로 만들어 가맹점에 공급한다. 티백을 끓는 물에 20분 정도만 우려내면 누구라도 손쉽게 국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전통의 ‘맛’에 현대적인 ‘멋’ 더해

전통 한식전문점의 약점 중 하나로 지적돼 온 것이 바로 단조로운 메뉴 구성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 등을 시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새롭고 이색적이면서도 다양한 메뉴들은 한식 요리에 새로운 멋을 부여하면서 다양한 고객층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이러한 차별화 요소는 단기간에도 충성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고 조기에 점포 운영을 안정 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퓨전족발전문점 ‘토시래’(www .tosilae.com) 안양1번가점을 운영하는 원선중(45) 사장은 요즘 132㎡ 규모 점포에서 월 평균 1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참신한 메뉴가 새로운 외식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킨 덕분이다.

토시래는 중장년층의 전유물쯤으로 여겨졌던 족발 요리에 새로운 멋을 부여하면서 다양한 고객층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곳에서는 엄선된 최상급 국내산 생족을 사용하고 있으며, 30여 가지의 엄선된 재료를 넣어 매일 매장에서 바로 삶아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천연 황금색의 족발을 선보이고 있다.

해파리냉채에 겨자 소스를 얹어 상큼한 맛을 내는 냉채족발에서 중국식 고추잡채에서 힌트를 얻은 고추잡채족발, 젊은층이 좋아하는 매운 맛을 살린 매운양념족발, 콩나물해물족발 등 전통의 맛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해 개발한 다양한 퓨전족발 요리를 맛 볼수 있다.

특히 매운양념족발이나 족발고추잡채는 20~30대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점포 매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테리어도 70~80년 대 감각에 머물러 있는 기존 족발집 분위기에서 벗어나 마치 카페를 연상케 하는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또한 모든 조리과정을 철저히 매뉴얼화 함으로써 조리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라도 누구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 족발집의 핵심인 ‘족발 육수’를 가맹점에 분양해 어느 곳에서 누가 삶더라도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 또 예비창업자가 직접 점포 운영을 느끼고 경험한 뒤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체험창업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굴요리전문점 ‘굴마을’(www.g ulgul.kr)은 다양한 조리법과 재료의 접목을 통해 굴 요리의 변신을 시도했다. 남해안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굴을 사용해 매생이굴국밥, 굴갈비탕, 굴삼계탕 등 새로운 굴 요리를 만들어 냈고 굴튀김, 굴탕수육, 굴갈비찜 등 다양한 요리 메뉴도 갖췄다. 굴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굴 요리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특히 굴삼계탕은 굴마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메뉴로 특허등록이 돼 있다. 또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는 삼계탕에 굴이 어우러져 맛과 영양에 대한 시너지를 더해 특별 보양식으로 안성맞춤이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신선도 문제로 굴 수요가 줄어드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굴 요리 외에 뚝배기낙지밥, 낙지해물찜 등 여름에도 수요가 줄지 않는 낙지요리를 추가해 사계절 운영이 가능한 점포를 만들었다.


◆ 전망 및 주의사항

앞으로도 한식전문점의 시장 전망은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수요가 꾸준해 경기 등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한식에 대한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웰빙 붐을 타고 ‘전통 한식=웰빙 음식’이라는 등식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우리 몸에는 우리 음식이 최고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초보자가 한식전문점 창업에 도전할 때에는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를 골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음식 만드는 데 특출한 재능이 있거나 한식 조리사 자격증 등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혼자서 독립적으로 창업하기 보다는 프랜차이즈 가맹창업을 선택하는 편이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제대로 된 한식 전문 프랜차이즈의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 통상 ‘센트럴키친’이라고 불리는 자체 식품공장을 갖고 있거나 물류·유통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브랜드라면 금상첨화다. 여기에 수시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조리 교육 등 가맹점에 대한 관리 및 지원 시스템을 갖고 있는 지 등도 따져보는 것이 좋다.


쿨(cool)한 아이템, 멋진 가게
FC창업코리아
강병오 소장
www.chang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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