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쇼 중단을 촉구하는 동물해방물결 회원들
동물 쇼 중단을 촉구하는 동물해방물결 회원들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이 최근 학대 논란을 일으킨 어린이대공원 내 동물공연 업체 ‘애니스토리’ 퇴출과 공연 동물들의 여생 보장을 요구했다.

22일 오후 1시 동물해방물결은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린이대공원 동물 쇼 즉각 중단과 함께 업체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공동 대표는 “어린이대공원 동물 쇼장 내 동물들은 비자발적, 비자연적 행위를 강요당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자신을 향해 공을 들이미는 사육사를 정면에서 경계하며 ‘하악질’하다 도망친 고양이는 분명,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고 호소했다.

논란은 지난 14일 시작됐다. 한 SNS 계정에 수조 근처에 설치된 공중 징검다리를 건너뛰는 고양이의 영상이 퍼지며 ‘학대’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시 동물보호과는 현장 조사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연이 이뤄진 곳은 수조 바로 옆 물이 없는 땅”이라며 “학대로 보기 어려워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동물해방물결은 17일 현장에서 직접 찍은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사육사를 경계해 ‘하악질’을 하다 도망치는 고양이의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트위터에서 조회 수 10만, 리트윗도 8천번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대표는 “애니스토리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물개와 펭귄, 돼지, 오소리, 백로, 앵무새까지 가장 많은 종과 수의 동물을 이용하는 사설 동물공연 업체”라면서 “동물들은 1시간 간격으로 평일 5번, 주말 7번 등 매주 39번이나 먹이를 빌미로 쇼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공연장의 최고 소음이 90dB을 넘긴다며 이는 공장이나 지하철의 소음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90dB은 사람이라도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소음성 난청에 걸릴 위험이 있는 수준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민들도 함께했다. 고양이 3마리를 키우고 있다는 최영이 씨는 “고양이는 무척 예민하고 자존심이 강한 동물”이라며 “그런 아이들한테 쇼를 할 정도로 (훈련시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수명도 단축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람이 고양이를 이용해서 쇼를 하는 행위는 절대 하면 안 된다”면서 “제발 그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동물해방물결은 ▲서울시는 동물 학대를 자의적인 기준으로 편협하게 해석하지 말 것, ▲비인도적이고 후진적인 어린이대공원 동물 쇼를 즉각 중단할 것, ▲수년간 어린이대공원 관람 시민들을 위해 강제로 노동한 공연 동물들의 여생을 책임질 계획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하는 서한을 서울시 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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