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윤영찬·권혁기·박수현·백원우 ‘세대교체’ 선봉대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5월 초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일찌감치 공천 룰을 의결하는 등 내년 총선 위한 당 채비를 분주히 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40여 명의 전·현직 청와대 출신과 장관 출신 인사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다는 소문이 들려와 이들을 향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지난 3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비주류 중진 수도권 인사들 집단 반발 조짐…이재명 구심점 부상

이미 청와대를 나와 총선 준비 태세를 갖춘 인사는 10여 명을 웃돈다. 친문 인사들이 총선에서 승기를 쥐게 되면 국정 운영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도 총선 출마를 크게 말리지 않은 분위기로 전해진다. 

민주당도 이들을 반기고 나섰다. 지난 3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으로 복귀하는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에게 “청와대 인사들의 복귀로 당의 인재풀이 넓어졌다”며 환대했다.

이 대표는 같은 달 7일, 21대 총선을 위해 민주당으로 돌아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등과 상견례 자리를 가진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청와대에서 그간 국정 운영에 대해 많은 경험을 쌓은 이들이 당에 돌아오게 돼 당의 인재풀이 넓어지고 당정청 간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청와대 1기’ 총선 앞으로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는 임 전 실장이다. 그는 ‘정치 1번가’로 꼽히는 서울 종로에 하마평이 오간다. 종로는 윤보선(제4대)·노무현(제16대)·이명박(제17대) 등 3명의 대통령이 나왔을 뿐만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중앙청사가 위치해 ‘차기 대선’을 위한 포석으로 많이 언급되는 지역이다.

임 전 실장이 지난 3월 종로 지역구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만나 “조만간 종로로 이사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이 알려지면서 ‘종로 출마설’에 무게추가 기울어졌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종로 지역 출마 인사로 거론된다. 두 사람은 30년 전 ‘임수경 방북 사건’ 당시 각각 공안검사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 의장 신분으로 마찰을 빚은 전력이 있다. 당시 임 전 실장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3년 6개월 동안 형을 살았다.

이를 두고 종로에서 두 사람의 리턴 매치가 성사될지 세간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현역으로 있는 동작을에 출마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윤영찬 전 국민소통 수석은 지난달 15일 민주당에 입당한 뒤 다음 해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 전 수석은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본부장을 맡아 정책쇼핑몰 ‘문재인 1번가’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윤 전 수석은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을 1년 앞둔 오늘 민주당에 입당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다음 해 총선 승리는 너무나도 절박한 필요조건”이라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밝힌 출마지는 현재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리 잡은 성남 중원구이다. 윤 전 수석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기획단장 출신인 조신 지역위원장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윤 전 수석은 지난 20년가량을 성남에 거주해 왔음을 언급하면서 “성남에서 문화·역사적 자산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중심은 중원구이지만 그럼에도 지역개발 면에서는 가장 뒤처져있는 곳이다. 또 오랜 세월 민주당이 의석을 가져보지 못한 곳”이라면서 “나는 21대 총선에서 중원에 출마해 승리함으로써 ‘중원 탈환’의 기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권 전 춘추관장은 서울 용산에 출마 준비 중이라 전해진다. 용산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리 4선을 한 지역이지만, 그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입각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다만 권 전 춘추관장이 친문 핵심인사라는 평에도 불구, 이곳에서 3선을 지낸 성장현 민주당 구청장의 총선 출마설도 들려와 그의 경선 통과가 미지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청와대 1기’의 입을 맡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도 당에서 대기하며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즈음인 지난 18일 임 전 실장, 한병도 전 정무수석,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 남 전 문화비서관, 송 전 정무비서관 등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하기도 했다.

백 전 민정비서관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부원장직을 맡게 됐다. 원장은 ‘3철’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양정철이 맡고 있다. 백 전 비서관이 부원장직에 오르자 일각에서는 민주연구원이 인재 영입 역할을 도맡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백 전 비서관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쌓은 인사 검증 업무 경험으로 인재 발굴 및 영입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도 한병도 전 정무수석,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나소열 전 자치발전비서관 등도 출마가 유력하다는 말이 전해진다.

친문 득세에 비문 ‘이재명’ 헤쳐모여

현재 청와대에 몸담고 있는 인사 가운데 상당수가 총선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여겨진다. 이 가운데 청와대 행정관 몇몇은 지역구 활동에 주력하고 싶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신미숙 전 균형인사비서관이 사표를 제출했을 당시 교체설이 거론된 김봉준 인사비서관 역시 총선 대비 차원에서 흘러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아울러 청와대 수석·비서관 가운데 지역 기반을 다진 이들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총선 출마 예상자로 언급된 인물들은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복기왕 정무비서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유송화 춘추관장과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인 김영배 민정비서관,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 등이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총선 전진 배치가 되니 비문들은 ‘공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집할 수밖에 없다. 이들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인물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거론된다.

이 같은 관측은 지난 17일 이 지사가 1심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으며 더욱 탄력을 얻었다. 무죄 선고로 인해 이 지사가 ‘대권 잠룡’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전직 청와대 인사 중에는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김금옥 전 시민사회비서관 ▲강정구 전 국가위기관리센터 행정관 ▲박상혁 전 인사비서관실 행정관 ▲윤영덕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전병덕 전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김승원 전 정무비서관실 행정관 ▲박시종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박남현 전 제도개혁 행정관 ▲유행열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 등이 총선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다. 

현직 중엔 ▲조국 민정수석 ▲최동식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임혜자 국정기록비서관실 행정관 ▲김태선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송재봉 사회조정비서관실 행정관 등이 출마예상자다. 현재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인물만 33명이고 추가로 출마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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