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카드’ 윤석열·김인회 
‘내부 안정카드’ 봉욱·조은석·김오수·이금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 시대가 저물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인 문 총장은 지난 2017년 7월 25일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 후임으로 취임했다. 겸손하고 부드러운 인성으로 임기 중 검찰조직을 큰 탈 없이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검경수사권조정안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 여당을 비롯 법무부, 청와대 등과 껄끄러운 사이가 됐다. 그런 가운데 문 총장 후임 인사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임기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하자 검찰의 힘을 빼기 위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 임기는 오는 7월 24일까지
법무부, 추천 받은 후보자 명단 비공개 원칙

 

문무일 검찰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 24일까지다. 법무부는 지난 10일 법무부장관이 제청할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당연직 위원 5명, 비당연직 위원 4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 위원은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김순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박균성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다.

비당연직 위원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현 변호사)과 김이택 한겨레 논설위원,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부총장), 전지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촉됐다. 위원장은 정 전 총장이 맡게 됐다.

추천위는 추후에 회의를 열고 국민으로부터 천거를 받은 심사 대상자의 적격 여부를 판단해 검찰총장 후보자로 3명 이상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법무부 장관은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검찰총장 후보자를 제청하게 된다. 

추천 대상자 천거는 지난 20일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무부는 후보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인사에 대한 하마평은 여의도와 서초지역 여기저기 떠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실제로 윤 지검장이 검창총장에 임명된다면 파격 그 자체다. 

 

문재인 정부와
‘환상 궁합’ 윤석열?

 

문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 18기인 데 반해 윤 지검장은 23기다. 다섯 기수후배인 만큼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된다면 20명 가량의 검찰 고위간부가 사직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 내부에서는 후배 기수가 검찰총장에 오르면 선배들이 사직하는 것이 전통처럼 내려오는 관행이다. 

어찌 보면 이러한 상황을 여권이나 청와대가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 문 검찰총장이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자 추천위를 빨리 가동시켰다는 얘기도 나오기 때문이다. 

검찰총장 교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숙원사업이었던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윤 지검장 카드는 상당히 좋은 카드다. 그동안 윤 지검장과 문재인 정부는 상당히 좋은 궁합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된다면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야당의 코드인사 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검찰이 가뜩이나 정권의 충견 노릇한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윤 지검장의 검찰총장 임명은 문재인 정부의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지검장과 인연이 있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추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은 윤 지검장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윤 검찰국장과 윤 지검장은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함께 수사하며 정몽구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성사시킨 바 있다.

봉욱 대검찰청 차장 [뉴시스]
봉욱 대검찰청 차장 [뉴시스]

‘기획통’ 봉욱 차장
‘특수통’ 조은석 원장

 

윤 지검장 외에 검찰총장 후보로 봉욱 대검찰청 차장,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금로 수원고검장 등도 거론된다. 봉 차장과 조 원장이 19기, 김 차관과 이 고검장이 20기다.

서울 출신인 봉 차장은 검찰 내 2인자로 ‘기획통’이다. 정책기획 역량이 좋고 특별수사 능력이 뛰어나다. 더불어 업무 추진력과 함께 설득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봉 차장이 기획통이라면 장성 출신인 조 원장은 ‘특수통’이다. 지난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관련 해양경찰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두고 청와대와 이견을 보여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청주지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지냈다.

전남 영광 출신인 김 차관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지냈고 현 법무부 차관으로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충북 증평 출신인 이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차관을 지냈고 지난 3월 초대 수원고검장에 보임됐다. 대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등을 거쳤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근무했다. 

이 밖에도 19기 황철규 부산고검장과 20기 박정식 서울고검장, 21기 박균택 광주고검장 등도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가 검찰조직 안정을 후임 검찰총장 최우선 조건으로 삼는다면 사법연수원 29~20기 출신인 현진 고검장급 간부들 중에 새로운 총장이 임명될 확률이 높다

 

비검찰 출신 카드
김인회 교수 ‘눈길’

 

현재 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검경수사권조정안 안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비검찰 출신 인사의 검찰총장 임명도 새로운 카드가 될 수도 있다.

비검찰 출신 인사 중 검찰총장 하마평에 오른 사람이 바로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김 교수는 지난 2011년 11월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라는 책을 공동 집필한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 교수를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방안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 사회조정1비서관, 시민사회비서관을 거쳤다. 

하지만 김 교수가 검찰총장에 임명된다면 검찰 내부를 완전하게 장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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