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 “미필적 고의 있었다” 
유시민 지령? 김철근 “오만방자한 얘기”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난 18일 광주에서는 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이 치러졌다. 그동안 참석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참석했다. 하지만 행사장 입·퇴장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반발하면서 소란이 발생했다. 게다가 김정숙 여사의 이른바 ‘악수 패싱’으로 야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박종진 “정치인은 적과도 한다”

현근택 “황교안, 먼저 손 내밀었어도 된다” 

 

지난 20일 공개된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62회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행사 당시 논란이 됐던 김정숙 여사의 ‘황교안 악수 패싱’에 대한 격론이 펼쳐졌다.

이날 토론에는 박종진 앵커를 비롯해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이경환 전 자유한국당 부대변인(고양시갑 당협위원장),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구로갑 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악수 안 한 것

민경욱 “분열과 협량 상징”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숙 여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한 사진을 올리며 “김정은과도 이렇게 공손하게 악수를 하셨던 김정숙 영부인께서 황교안 대표께는 왜 악수를 청하지 않고 뻔히 얼굴을 보며 지나치셨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민 대변인은 “의자와 우산, 물병이 날아다니는 속에서도 화합을 위해 광주를 찾은 황교안 대표였다”며 “손 한 번 잡아주면 될 것을 그 손을 뿌리친 모습은 분열과 협량의 상징이 돼 이 정권을 괴롭힐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추가 글에서는 “김정숙 영부인이 황교안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은 것이 쳐다보지도 말을 섞지도 악수도 하지 말라던 유시민의 지령에 따른 행동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에 참석하려는 것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의도”라며 “황 대표가 오시면, 이렇게 해 달라. 첫째,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둘째, 절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셋째, 절대 악수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사님과 악수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다면 그만일 것을 굳이 저런 황당한 의미를 부여하여 대통령님과 여사님을 깎아내리려는 그 의도가 참 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통상 행사 참석 전, 후 대통령과 여사님의 동선은 전열의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이 난다”며 “이때 대통령의 뒤를 따라 여사님이 움직이시게 되는데 앞선 대통령의 이동 시간에 따라 여사님이 미처 악수를 나누지 못할 때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악수를 마친 대통령님이 여사님을 기다리고 서 계실 때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김 여사가 황 대표와 악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종진 앵커 

“정신 없었을 것”

 

먼저 박종진 앵커는 출연자들에게 “김정숙 여사가 (악수) 패싱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라며 “일부러 한 거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현근택 부 대변인은 “일부러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 앵커는 “정치인은 적과도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경환 전 부대변인은 “당연히 일부러 (패싱)했죠”라고 말했다.

박 앵커는 재차 “그렇게 속이 좁다는 소리냐”라고 물었고 이에 이 전 부대변인은 “순간적으로 사람을 보고 악수를 하기 싫어서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굳이 악수를 하려고 했으면 악수를 했을 거다. 그것을 무시하고 그냥 갔다는 것은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부 대변인의 말에 박 앵커는 “지역행사 하다 보면 깜박 잊고, 해야 하는 사람인데도 못하고 넘어가서 나중에 찾아가서 악수 한 번 한 적도 있다”라며 “내가 봤을 때 정신이 없었을 거다”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이 전 부대변인은 “그런 관점이라면 고의적으로 안한 게 맞다”라며 “(정치판에서는) 100% 표가 안 되는 사람한테는 절대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전 부대변인이 계속해서 ‘악수패싱’이 고의적이라고 주장하자 현 부대변인이 나섰다.

현 부대변인은 “행사의 중심은 김정숙 여사가 아니다 대통령이다”라며 “대통령이 패싱을 했다면 문제가 된다. 그런데 김정숙 여사는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 부 대변인은 “황교안 대표가 정말 하고 싶었으면 먼저 손을 내밀었어도 된다”라며 “의도적으로 안했다는 것은 너무 정치 쟁점화시키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김철근 전 대변인

“의전이 0점이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전 대변인은 ‘황교안 악수 패싱’과 관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전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 “고의냐 고의가 아니냐를 떠나 실제로 이렇게 했다면 의전이 0점이다. 대통령과 여사님에 대한 의전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민주당 측에서 자꾸 옹호하려고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에서는 지난 1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 한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박 앵커는 유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못된 말이다.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라며 “정치라는 게 뭐냐. 제1 야당 대표랑 악수도 하고 대화도 하고 협치해야 하는 게 맞는데. 악수를 하지 마라? 이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전 대변인은 “유시민 이사장의 저 발언은 정말 오만방자한 얘기다”라며 “(유시민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라는 직위를 갖고 있다. 수많은 지지자들이 있는데 지지자들한테 ‘지령’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사실상 ‘행동지침’을 내린 거다”라고 비판했다.

현 전 부대변인이 최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광주행 당시 사고를 거론하며 “차라리 무시해라”라고 말한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김 전 대변인은 “유시민 이사장이 광주시민들한테 무슨 자격으로 저런 말을 하냐. 광주시민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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