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국회 정상화 협상이 발이 묶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30일 6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라도 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경 대응했다. 이에 한국당은 "백기 투항하라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협상을 통해 여야 3당 교섭단체가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는 게 목표이나 불발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나 민주당만의 독자 소집 요구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어제(29일) 저녁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통화를 했다"며 "내일까지는 국회 정상화와 관련된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노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도 확인한 것 같다"며 "결국 서로 합의해야 할 문구나 내용을 고민하는 것 같다. 아마 오늘이나 내일 중 합의가 이뤄지고 내일 소집을 요구하면 6월에는 임시국회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표명했다.

그러면서 "원내수석부대표 간 합의문이나 내용이 조율되면 자연스럽게 원내대표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나 원내대표의 전화를 이 원내대표가 안 받았다는 건 오해다. 또 우리 당이 산불 대책 관련 한국당 회의에 차관을 못 오게 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의 말에 따르면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며 "(한국당의) 강경한 발언은 발언대로, 국회 정상화는 정상화대로 독립적인 투 트랙으로 가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은 한국당과 합의가 되지 않아 임시국회 소집요구를 공동으로 제출하지 못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요구하거나, 민주당 단독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만이라도 개의 요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교섭단체 3당이 합의해 개의를 요구하는 게 가장 좋고 만약 안 된다고 하면 나머지 4개 정당이 할 건지 (고민해봐야 한다). 바른미래당 입장도 봐야 한다. 정 안 되면 단독으로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그리 된다면 민주당으로서 국정에 대한 책임이나 야당에 대한 국정 동반자로서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6월 임시국회 독자소집 검토에 크게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의 예방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민주당이 지금까지 그렇게 해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주부터 시작해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해야 할 정치적 일정에 따라서 모든 것을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보고 백기 투항하라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국회와 야당에 대한 태도로는 국회가 정상화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사과와 철회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견지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비민주적으로 된 것을 짚고 책임을 따지지 않고 국회를 연다면 비민주적 국회가 반복될 수 있다. 국회를 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앞으로 제대로 열리기 위한 조건이 필요하다"며 "그 첫 걸음은 민주당의 이번 국회 파행 사태와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사과"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저는 늘 대화하려는 자세로 국회 정상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데 민주당 그 제안(패스트트랙 사과·철회)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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