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프랑스의 유력 주간지 누엘옵세바퇴르는 여론조사를 통해 프랑스인들이 직업별로 사회에 기여하는 순위를 매겼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여도가 가장 높은 직업으로는 간호사 육체노동자 교사 농민 기술자 우체부 경찰로 응답되었다. 반면 가장 기여도가 낮은 직업으로서는 창녀 국회의원 고급공무원으로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일부 여야 소장파 국회의원들의 경망스런 반응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사회 기여도도 여러 직업들중 최하위에 속한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케 하였다. 창녀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등급,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국회의 탄핵소추안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의 본분망각과 초헌법적 독재적 태도, 본인과 측근들의 극심한 권력형 부정부패 및 그들과의 직간접적인 “공범관계”, 불성실한 직책수행과 경솔한 국정운영, 불법적 사전 선거운동, 경제와 국정의 파탄, 국민에게 고통과 불행 초래 등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탄핵의 정당성이 내재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소추에 대한 반대 역풍이 불자,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할것없이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탄핵을 철회하든지, 국민에게 사과하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어떤 의원은 삭발하는 법석을 떡기까지 했다.탄핵에 가표를 던졌다가 소신도 없이 철회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철회 이유로서 탄핵 이후 급락한 야당에 대한 여론 지지도를 내걸었다. 떨어진 지지도를 다시 만회해야 한다는 명분이다. 하지만 탄핵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야권 의원들은 야당이면서도 대부분 노무현 코드에 마음을 두고있는 사람들이라는 데서 그들의 동기가 심히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코드에 마음을 두고 있는 야권 의원들은 탄핵소추 지지 돌풍에 밀려 탄핵에 동참하긴 했었지만 후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중 의외로 탄핵반대 역풍이 일자, 그들은 그에 편승해서 탄핵철회를 주장함으로써 노무현 집권세력에 대한 동지애와 연대의식을 표출하고 나선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국민을 우롱하는 짓이다.설사 야권의 탄핵 철회 주장이 순수했다손 치더라도 정치도의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부화뇌동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일단 탄핵안을 가결시킨 장본인이므로 비굴하게 철회하자고 변절해서는 안된다. 4·15총선에서의 낙선을 각오하고라도 앞장서서 탄핵의 정당성을 적극 설득하고 나서는 용기와 소신을 지켰어야 했다. 그 대신 그들은 탄핵 철회로 돌아섬으로써 기회주의자임을 스스로 노정시켰고 정치가가 아니요, 눈앞에 이익이나 좇는 “정치업자”임을 드러냈다.소장파 정치인들은 구악을 일소해야 한다고 부르짖으면서도 구악 보다도 더 추한 신악의 몰골을 보였다. 젊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기회주의, 무소신, 대중영합, 변절, 비굴성 등을 드러낸 것이다. 전형적인 3류 정치 행태, 바로 그것이다.한편 46명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탄핵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선언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열흘만에 없었던 일로 철회하고 말았다. 21세기 “새 시대” “개혁” 정당이라고 자처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거짓말과 국민속이기로 잔꾀를 부리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것 또한 구시대 정치인들을 뺨치는 ‘정치업자’들의 3류 정치 추태가 아닐 수 없다. 저와같이 탄핵 역풍속에 드러낸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추한 행태를 지켜보면서 누엘옵세바퇴르의 여론조사를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국가에 가장 기여치 못하는 직업은 늙은이의 구악을 뺨치는 일부 소장파 국회의원이 아닌가 반추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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