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명예시민 제도 시작…미국인 202명 압도적 다수
일본인 45명·독일인 44명·중국인 43명 등 순으로 나타나

[일요서울ㅣ이완기 기자] 서울시 위상을 높인 외국인을 시민으로 인정해온 '시정공로 명예시민' 제도가 1958년 시작돼 올해로 61년째를 맞았다. 그간 97개국에서 온 외국인 827명이 명예시민으로 선정됐고 이들은 각국에서 서울과 한국을 알리고 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명예시민 827명 중 외국귀빈은 160명, 시정(국가)유공자는 497명, 국제대회 참석자는 170명이다.

서울시 명예시민이 되려면 요건을 갖춰야 한다. 요건은 ▲대내외적으로 서울시의 위상을 크게 제고 ▲시민의 생활 및 문화활동 증진에 크게 공헌 ▲서울시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 ▲과학 기술 등 분야에서 선진기술을 도입하는 데 크게 기여 등이다. 

명예시민 제도는 1950년대에 도입됐다. 제1대 명예시민은 1958년 6월10일 선정된 주한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 마커스 쉐바허(Marcus W. Scherbacher)다. 그는 당시 역사학회의 역사학보 발간에 재정 지원을 해준 공로로 첫 명예시민이 됐다.

1960년대에는 전후 도시재건을 위한 구호에 감사하는 차원에서 명예시민증이 수여됐다. 수도 치안(미군), 재독광부 협조(서독광산협회), 영세민 구호(종교단체 등) 등 도시재건 작업에 기여한 인사가 주를 이뤘다.국내 최초로 고아 보호 관련 사업을 했던 일본인 소다 가이치(曾田嘉伊知)가 1961년 5월1일 4대 명예시민으로 선정됐다.

1970~80년대는 서울에서 열린 국제행사 참석자들이 명예시민이 됐다. 국제군진의약협회(1977년), 미스유니버스 참가자(1980년), 그리고 88올림픽 유치에 협조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위원장 등이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1990년대는 광복5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빛낸 해외동포에 명예시민 칭호가 부여됐다. 한국인에 친숙한 홍콩 영화배우 성룡(1999년 11월26일)도 명예시민이 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거스 히딩크 축구 국가대표 감독(네덜란드, 2002년 7월3일), 하인스 워드 선수(미국, 2006년 4월5일), 브라이언 오서 피겨스케이팅 코치(캐나다, 2010년 4월14일) 등 스포츠인들이 명예시민으로 등장했다.

1967년부터 한국에 거주하며 의료봉사 등 사회봉사를 해온 마리아 베르틸데 수녀(독일)도 2011년 10월28일 명예시민이 됐다. 

올해는 벨기에 국왕, 덴마크 왕세자 내외 등 유럽왕실 국빈방문 인사들에게 명예시민증이 수여됐다.

필립 벨기에 국왕은 대규모 경제사절단, 브뤼셀 대표단과 함께 올 3월 방한해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필립 국왕은 여동생 아스트리드 공주(2017년 6)에 이어 남매 명예시민이 됐다.

덴마크 프레데릭 왕세자와 메리 왕세자비 부부는 지난달 21일 명예시민이 됐다. 부부가 동시에 받는 것은 덴마크 왕세자 부부가 처음이었다. 

명예시민이 된 외국인은 서울시정 관련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시 주관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또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대공원 등 서울시 운영기관을 이용할 때 입장권을 할인 받는다.

다만 명예시민으로 선정된 자가 수여 취지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행위를 했을 경우 시는 명예시민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245명이 가장 많다. 이어 북미가 222명, 아시아가 204명, 중남미가 71명, 아프리카가 41명, 오세아니아가 23명, 중동이 21명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02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6·25전쟁 후 재건 과정에서 기여한 미국인들이 1980년대까지 집중적으로 위촉됐다. 미군을 비롯해 미 대사관, 미군 산하 원조사절단에 소속된 인사들이 시민증을 받았다.  

2위는 일본(45명)이다. 일본 출신 명예시민은 박정희정부 시절인 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위촉됐다. 한일 우호협력 단체나 행사에 참여했던 일본인들이 명예시민으로 이름을 올렸다. 1970년대는 박정희정부가 관선 서울시장을 임명하던 시절이다. 

3위는 독일(44명)이다. 독일의 경우 1960년대 서독에 광부를 파견할 당시 파견작업에 협조했던 관계자들이 명예시민증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중국이 43명으로 4위다. 중국인 명예시민은 우리나라가 중화인민공화국과 수교를 맺은 1992년을 기준으로 나뉜다. 수교 전에는 대만과 홍콩 출신 인사들이 위촉됐지만 1992년 중국와의 수교, 그리고 대만과의 단교를 기점으로 중국 본토 출신 인사들이 주로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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