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지난 목요일 저녁 8시 뉴스에서 정치권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에서 주인공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뜻밖이었다. 느닷없이 주인공이란 단어가 왜 생각났는지 지금도 의아스럽지만 그 강렬한 느낌을 여전히 지울 수가 없다.

정치권에서 계속되고 있는 막말 논쟁과 함께 물갈이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이는 정치인들의 치열한 생존게임이 주인공이란 단어를 불러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지금 정치인들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일 것이다.

원내에 있든 윈외에 있든, 초선이든 다선이든 모든 정치인들이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다 보니 막말의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국민 앞에 고스란히 내보이는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가치를 내팽개치거나 권력의 실세에게 충성심이라는 눈도장을 받기 위해 몰염치한 일을 거리낌 없이 하거나 비열함 암투를 벌이는 등 온갖 추잡스러운 일들이 대한민국 여의도를 휩쓸고 지나갈 것이다. 자신이 삶의 주인공으로서 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권력에 기생하면서 마치 시민의 대변자인양 행동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얼마나 보게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국민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늘 주장하지만 자신의 삶을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모습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정치인들에게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까? 오히려 자신을 사랑하는 가운데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국민들이 진정한 희망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이 되길 꿈꾼다.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각자가 자신의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외부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판단과 재능, 열정, 영감으로 스스로의 삶을 가꿔간다는 뜻이다.

물론 현대사회는 서로에 대한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관계망이 중요한 네트워크 사회이기에 혼자만의 힘으로는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면 삶에서 느끼는 행복과 만족도는 물론 자존감과 성취감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미래를 창조하는 감정인 열정과 의욕이 샘솟으면서 내면에 잠자고 있던 잠재력과 천재성이 깨어난다. 아울러 삶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이 올바른 것인지를 알아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바로 자신의 기분 즉 느낌과 감정을 민감하게 살피는 것이다.

좋은 느낌과 편안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찾아서 노력해 그 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영감을 자극하는 행동을 통해 영감을 자주 느끼며 영감이 떠오르면 과감하게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분노와 두려움, 걱정 등 나쁜 기분에 휩쓸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기분이 나쁠 때 무언가를 선택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행동을 잠시 미뤄 나쁜 기분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야 해야 한다.

결국 행복과 기쁨, 감사함, 축복과 같은 좋은 기분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삶이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삶은 온전한 삶이 아니다. 그것은 몸만 자신의 것 일뿐 마음과 영혼은 타인에 의해 조종당하는 삶이다. 그런 삶이 순간적으로 빛나 보여도 결국에는 허무하다.

정신없는 삶 속에서 내가 과연 삶의 주인공으로 제대로 살고 있는지를 자주 물어보자. 그리고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해 좋은 느낌과 편안한 감정이 메마르지 않도록 보충하자. 조쉬 그로반의 ‘You raise me up'를 들으며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길을 떠나보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