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 평택 이전 시 효율적인 전투 수행할 수 없어”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의 달은 현충일, 6·25 한국전쟁, 6·29 제2연평해전이 모두 일어난 6월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한 달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과 평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언제 또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이에 일요서울이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나 남북 관계부터 한미연합사 이전까지 최근 군 소식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었다.

[사진=심재영 기자]
[사진=심재영 기자]

북한은 지난달 초 평화 분위기를 깨고 수 발의 발사체를 발사해 한반도 내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한·미 국방부는 지난 3일 현재 용산 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 본부를 평택 미군기지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에 시민들의 안보가 불안해진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직 육군 장성 출신의 김중로 의원은 지속적으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군인들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과 군의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군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군이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할 때 국민은 군을 신뢰하지 못한다. 왜 청년들이 중요한 시절에 군 복무를 하고 군 예산에 48조라는 큰돈을 들이는가. 경제는 생활이지만 안보는 생존이다. 국가의 생존을 결정하는 조직을 운영하는 거다.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노력을 해야 한다.

-‘3400억’ 대구함이 5개월 만에 고장 나는 등 많은 세금을 들인 국방 장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구함으로 문제를 국한할 게 아니라 방산 비리에 포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군의 물품은 소요 제기부터 획득 단계까지 일련의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방산 비리의 원인과 이유를 찾아내야 근본적인 해결이 된다. 방위산업은 선진국에서는 국가 경쟁의 핵심이다. 방위사업청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자신들의 일에 자긍심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게 인센티브제도 등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민주당의 판문점 최고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판문점 최고위’ 발상을 가져온 사람은 군 생활을 해봤는지 민주당에 묻고 싶다. 최고위원회의를 판문점에서 할 이유가 없다. 판문점과 자유의집은 평화의 상징이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그런데 당의 회의를 예민한 지역에서 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이라고 본다.

최고위가 판문점에 온다면 청소와 경비 강화, 지휘관은 보고까지 한다. 부대에 방문할 때 그런 것들을 감안해야 한다. 나는 각 정당들이 때만 되면 하는 군부대 위문도 하지 않길 바란다. 부대 방문할 연료비 등을 합쳐 장병들에게 맛있는 음식 등을 사주는 게 더 낫다.

이번 민주당의 판문점 방문은 회의만 하고 왔지 내무반가서 병사들과 회심탄회하게 대화하지도 않았다. 생각 없이 행동하고 책임도 지지 않고 어떤 파급효과가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갔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이와야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에서 ‘초계기-레이더’ 문제에 대해 갈등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초계기의 문제뿐만 아니라 포괄적으로 한미일 관계가 어떤가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재 한일관계는 최악이라 생각한다. 이런 상태면 초계기가 아닌 작은 어선 가지고도 갈등이 생긴다. 일본하고는 불신의 관계가 커졌다. 한미일 관계를 빨리 복원해야 하고 한일 관계를 나쁘게 해서는 안 된다. 양국의 정상끼리 타협·양보해 미래 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로 가야 한다.

-한미연합사령부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칙대로는 국방부로 가야 한다. 전시작전권을 가져왔을 때는 국방부가 한미연합사보다 상위 개념이다. 초 단위 분 단위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데 한미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한다면 효율적인 전투를 수행할 수 없다. 국방부에 있으면서 같은 건물 내에서 같이 작전에 대한 회의도 하고 같이 정보도 공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전투의 핵심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보력은 어마어마하다 그걸 공유할 수 없다면 동맹국이 아니다.

나는 전시작전권을 가져오는 데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다. 동북아의 전력을 봤을 때 우리 실력으론 부족하다. 안보는 뜬구름 잡는 식으로 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미국과 1953년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맺어 70년 동안 전쟁을 하지 않았다.

핵심 전력을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가 지휘를 한들 미군을 즉각 전쟁에 투입시킬 수 없다.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전시작전권 회수가 이르고 최대한 늦춰야 한다. 미군을 이용해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주변 국가들과 대등할 정도로 알게 모르게 힘을 길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완화 정책으로 군 전력·군기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남북 관계는 좋아진 반면에 안보는 위험한 상황이다. 철책을 두고 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북한인데 지금 적을 적이라고 표현하지 못한다. 군 병사들이 적이 뭔지 개념이 없다. 나라와 국민을 지킨다는 목표가 뚜렷이 있을 때와 내가 왜 여기 와 있는가 앞에 철책이 있는데 철책 너머의 상대가 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GP를 찾아 “군은 정부 입장과도 달라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황 대표가 정치와 군의 관계를 얘기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에 의해 움직이는 군이 돼서는 안 된다는 얘기로 이해했다. 국가가 있는 한 안보는 영원하고 국민과 함께 간다. 아마 황 대표도 그런 생각인 것 같다. 통수권자의 말을 듣지 말라는 게 아니고 아무리 북한과 평화 분위기로 가더라도 군은 대비 태세를 잘해야 한다는 말로 받아들인다. 표현 자체가 강하긴 하지만 군은 군대로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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