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무현’ 모토, ‘정권 인재 산실’ 우뚝 서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부터 10년이 흘렀다. 우리나라 속담 가운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이라는 주기를 일종의 ‘변곡점’으로 바라본 것이다. 변화의 양상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에서도 나타났다. 이들은 올해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변화의 시작이다. 재단에서 만들고 유시민 재단 이사장이 직접 참여하는 ‘알릴레오’라는 유튜브 채널도 생겼다. 재단과 시민 사이의 소통창구를 연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노무현을 준비해 가는 노무현재단을 찾았다.

-구독자 84만 유시민 ‘알릴레오 효과’로 유료회원 ‘급상승’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4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4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지난달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이 진행됐다. 이번 추도식은 서거 10주기라는 상징성을 지녀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하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봉하마을 추도식에는 1만2000여 명(추산) 정도가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7000여 명이 참석했다”며 “지난해와 비교한다면 규모도 커졌다”라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에서는 추도식과 더불어 지난달 11일부터 19일까지 대전, 광주, 서울 부산 등 전국 4개 권역에서 시민문화제를 진행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네 지역 모두 낮에는 체험과 참여부스가 열렸다. 이후 1부에는 토크콘서트가, 2부에는 가수들의 공연과 영상·메시지를 시민과 함께 나누는 시민문화제가 진행됐다. 

재단 관계자는 “추도식은 해마다 하는 거고, 시민문화제 같은 경우 이번에 10주기를 맞아 영남·호남·충북·수도권으로 나눠 권역별 행사를 했다”며 “대전, 광주, 서울, 부산 순으로 5월 한 달 동안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문화제는 지난해에는 열지 않아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이번 (서울지역 시민문화제) 참여자를 10만 명, 순간 동시 인원은 6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알릴레오’ 효과, 반년 새 후원회원 5000명↑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1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뒤를 이어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유 이사장의 취임 후 재단은 올해 1월부터 ‘유시민의 알릴레오’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JTBC ‘썰戰’ 등 방송 출연으로 인지도를 쌓은 유 이사장이 정치·사회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콘텐츠다. 반응은 뜨거웠다. 콘텐츠 게시 이후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6월 현재 84만8000여 명에 이른다. 

알릴레오는 지난 3일 보수 유튜버 가운데 많은 구독자 수(30만여 명)를 보유하고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와 ‘홍카레오(홍카콜라X알릴레오)’라는 합동 방송을 했다.  

재단 관계자는 “알릴레오의 경우 (방송을 시작하며 늘어난) 일의 양은 많다. 직원들과 (방송을) 같이 하는 분들이 매주 촬영하는데, 한 주마다 방송한다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알릴레오 방송이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재단)후원자가 늘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추모식이 있던) 5월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재단 후원회원으로) 3000여 명 정도가 새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알릴레오는 재단과 시민들 사이의 소통창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 역시 “알릴레오 방송이 생긴 것이 (재단에 있어) 가장 큰 변화이고 후원 회원이 많이 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노무현재단의 후원회원(정기회원·일시회원 포함) 수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5만5040명이었다. 지난 6일 기준 후원회원은 6만775명이다. 반년 새 5000여 명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7일 일요서울 지령 1279호에 실린 관련 기사에 따르면 온라인회원은 20만 명 수준이다. 후원회원의 증가폭을 고려한다면 온라인회원 수 역시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후원금 88억...회원 증가한 올해는?

후원회원의 증가는 노무현재단의 새 표어인 ‘새로운 노무현’에도 동력을 보태고 있다.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공시된 재정 공개에 따르면 지난해 재단의 전체 수입은 약 232억4269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후원회비는 88억1181만 원 상당으로, 전체 수익의 37.9%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후원회원 수가 불어나면서 재단 후원 금액 역시 이와 비례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여기에 서울시 종로구 원서동에 지어질 ‘노무현시민센터(가칭)’ 건립 후원금까지 더해지면 후원 액수가 상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재단은 기부금 모집 단체 신청 절차를 거쳐 지난달 초부터 100억 원을 목표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노무현재단은 현재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인 ‘시민문화체험전시관(가칭)’을, 서울에 시민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시민문화체험전시관은 노 전 대통령 묘역 근처 8092㎡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3744㎡ 규모로 지어진다. 총 사업비는 138억 원(국비 50억 원, 경남도비 15억 원, 김해시비 55억8000만 원, 재단 17억1300만 원 등)이 투자됐다. 오는 2020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센터도 곧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이곳은 연면적 5168.01㎡ 규모의 지하 3층, 지상 3층 건물로 공연장, 미디어센터, 강의실 등이 마련된다. 오는 2021년 개장을 목표로 삼는다. 총 사업비는 380억 원 규모다. 국고보조금 115억 원과 재단 후원 적립금 165억 원을 제한 나머지 금액은 재단에서 모금 캠페인을 통해 충당할 방침이다. 

이에 관해 관계자는 “시민문화체험전시관은 (노 전 대통령의) 기억과 기록을 남기는 것이고, 시민센터는 사람을 남기는 곳이다”라며 “센터에는 강연과 공연을 위한 공간, 팟캐스트 제작 공간, 공유사무공간(코-워킹스페이스) 등 다양한 시설물과 공간이 있다. 시민이 모일 수 있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화될 수 있는 공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것들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따르거나 새로운 노무현이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그들이 공간을 쓸 수도 있고, 사람들을 모을 수도 있다. 같이 동참하기 위해 모일 수 있는 공간 또는 기지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이사장을 필두로 노무현재단 이사진 명단에 친노·친문 인사가 다수 포함되면서 노무현재단이 ‘차기 집권 인재 인큐베이터’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현직 이사진은 박남춘 인천시장,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전해철 민주당 의원, 정영애 전 대통령 비서실 인사수석, 차성수 금천구청장, 천호선 정의당 교육연수원장, 박성수 전 청와대법무비서관 등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오상호 전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고재순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이 재단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 현재 재단에서 주요 보직을 담당한 이들 중 대다수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몸담은 인물들이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우리는 재단이고 공익을 위한 법인이기 때문에 특정 정당이나 정치를 위한 활동은 할 수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민주당 대표, 문성근 전 민주당 상임고문,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이사직을 거쳤다. 또 노무현재단 출신 인사가 민주당과 청와대, 현직 기초단체장에도 고루 분포돼 있다.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담당했던 민주당 인사로는 이원욱·백혜련·이후삼·강병원 의원이, 청와대에서는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김영배 정책조정비서관, 김우영 제도개혁 비서관, 민형배 자치발전 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이와 더불어 현직 기초단체장 중에는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한대희 군포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등이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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