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평화센터·도서관 방문…미국식 대통령 도서관 본 따 ‘학술’ 중심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김대중평화센터(이하 평화센터)는 오는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을 열 방침이다. 서거10주기이나 추도식은 종래와 별반 다르지 않게 진행될 방침이다. 일요서울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김대중평화센터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을 찾았다.

연세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김대중도서관은 1층 상설전시실과 2층 특별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2층에는 김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 시 입었던 옷들과 그가 각국 해외인사로부터 받은 선물이 전시돼 있다. 평화센터는 같은 건물의 다른 층에 위치해 있다.

명칭은 도서관이지만 실제 책을 보거나 대여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전시실에 가깝다. 이에 관해 평화센터 관계자는 “김대중도서관은 미국식 도서관 방식을 따라 박물관 성격이 강하다”라며 “김 전 대통령 본인이 소유했던 책은 본교(연세대학교)에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역대 대통령 도서관을 살펴보면, 미국 대통령이 임기 중 관련 있는 공무에 관한 자료, 서적, 사진 등을 소장하고 있다. 실제 우리가 생각하는 도서관보다는 박물관 또는 기념관 형태에 가깝다.

전시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쪽 벽면을 차지한 ‘김대중 전집’이다. 10권 정도의 분량이다. 김대중도서관은 서거10주기에 맞춰 김대중 전집 20권을 발간할 예정이다. 도서관 관계자들은 이날도 편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도서관 관계자는 “전집에는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발화한 내용이나 연설문, 직접 기고한 글들, 쉽게 말하면 김 전 대통령이 주어가 되는 글과 말이 실린다”라며 “지난 2015년 김 전 대통령의 재임기와 퇴임기 시절 전집이 10권 분량으로 먼저 발간됐고, 오는 8월 서거10주기에 맞춰 국회의원 시절이나 민주화 운동 시절 등 그의 초기 정치 활동을 담은 전집이 20권 분량으로 출판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노무현재단과 김대중평화센터 모두 전 대통령의 서거10주기가 다가왔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에는 사뭇 차이가 있다. 노무현재단이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문화제 등 시민과 소통에 이전보다 열린 모습을 보여줬다면, 김대중평화센터는 김대중도서관과의 협력을 통해 전집을 발간하는 등 학술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학술 요소를 강조하는 이유에 관해 질문하자 도서관 관계자는 “노무현재단은 재단에서 사료관을 운영하고, 이곳은 협력기관이긴 하나 연세대학교에 소속된 부속기관이다”라며 “운영의 주체가 다르다보니 초반 기획 당시에도 학술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미국 역대 대통령의 개별 도서관 같은 경우, 대통령의 업적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의 업적을) 학술적으로 받아들이고 정책 연구로 발전시키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라면서 “이런 부분을 본 따 기획했다. ‘아시아 최초의 대통령 도서관’이라는 콘셉트다”라고 말했다.

후원금 역시 전집 편찬에 대부분 쓰인다. 관계자에 따르면 2015년 편찬 당시에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국고 사업으로 진행됐으나 2017년부터 제작에 돌입한 이번 전집의 사업비는 모두 후원을 통해 이뤄졌다. 

평화센터 관계자는 “김대중도서관을 연세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후원이 여유로운 상태는 아니다. 평화센터도 그렇다”며 “사업비를 별도로 받은 건 아니고, 물론 국고 지원금을 얼마 받았지만 자체 회원의 후원비로 (사업 진행을)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도서관 관계자 역시 “2017년 전집 제작 사업비는 후원을 통해 이뤄졌다”며 “전집이 편찬되면 후원자 명단을 실을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김대중평화센터는 이희호 여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다른 임원진으로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부이사장), 김정길 전 법무부 장관, 박승 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박재규 전 통일부장관(이하 고문) 등 국민의 정부 관계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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