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관련 황교안‧오세훈에게 입장 표명 요구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변 고문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저서 ‘손석희의 저주’와 미디어워치 기사 등을 통해 손 사장과 태블릿PC 보도를 한 JTBC 기자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변 고문은 JTBC 사옥과 손 사장 자택과, 가족이 다니는 성당 앞에서 시위 등을 벌였었다. 결국 법원은 변 고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구속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법원은 변 고문에게 보석을 허락했다.

 

“강용석, 보수의 자존심 지켰다” 김세희‧배현진 거론하며 “다 희생자다”

박종진 “황교안, 같은 편 아니냐?” 변희재 “김진태 지지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변희재 대표고문은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를 찾아 국회의원들을 만나는가 하면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도 벌였다. 주 내용은 JTBC의 태블릿PC 조작 의혹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황교안 대표에게 태블릿PC 관련 입장을 표명하라는 내용증명도 발송했다. 일요서울은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에 출연한 변 고문의 인터뷰 내용을 간추려 봤다.

구치소 들어온 강용석

웃고 다니는 걸로 유명해

 

변 고문의 인터뷰는 지난 5일 오후 5시 일요서울신문 본사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변 고문은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원 회관을 직접 돌아다니며 의원들에게 태블릿PC 조작 의혹 자료집을 돌렸다.

변 고문은 지난 1년 동안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서울중앙지법 재판정을 오갔다. 그가 수감됐던 서울구치소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핫한 곳이다. 국정농단 연루자 대부분이 그곳에 수감돼 있다. 변 고문에 앞서 보석으로 풀려난 강용석 변호사도 같은 곳에 수감돼 있었다.

박종진 앵커는 변 고문에게 구치소 수감 생활이 어땠는지 물었다. 변 고문은 “서울구치소에 정치범만 60여 명이다. 국정원‧청와대 출신이 많다. 박근혜 정부 때 사람들이다. 강용석 변호사는 들어온 첫날부터 웃고 다니는 걸로 유명했다”며 “강 변호사는 독방 안 쓰겠다고 해서 혼방으로 들어갔다. 혼방에서도 잘 노는 걸로 알려졌다. 보수의 자존심을 지켰다”라고 말했다.

박 앵커가 “정치의 희생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변 고문은 김세희, 배현진 등을 거론하며 “다 희생자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앵커가 “중간에 있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사람은 경계면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자 변 고문은 “본인은 중간에 있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에 나도 모르게 떠밀려 가는 수가 있다.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태블릿PC 조작 의혹

보도‧본체 조작 가능성

 

박종진 앵커가 “태블릿PC부터 이야기하자”며 “태블릿PC가 조작됐다고 한다. 국민들은 뭘 조작했다고 하는 건지 그런 것을 굉장히 궁금해 한다”라고 설명을 요청했다.

변 고문은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보석 제한조건이 걸려서 화끈하게 얘기 못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어 변 고문은 “크게 두 가지다. 조작 보도라는 개념이 하나 있고, 태블릿PC라는 본체 기기를 조작했다는 개념이 있다. 이걸 통틀어서 JTBC의 태블릿PC 조작이라고 우리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변 고문은 조작보도에 대해 “태블릿PC를 JTBC가 받았을 때 기기를 조작한 건 아니다. 근데 여기서 최순실 게 아닌 기록들이 많이 나왔는데 이걸 보도 하지 않았다. 최순실 것만 뽑아서 보도를 했다. 본체를 조작 안 했지만 누가 봐도 명백히 이건 최순실게 아니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데 누락했다면 조작 보도라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변 고문의 얘기를 듣던 박 앵커는 “태블릿PC는 최순실 겁니까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변 고문은 “저희는 일반적으로 청와대 공용PC라고 주장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과수도 여러 명이 썼다고 판단했다. 검찰과 JTBC는 최순실이 썼다고 거짓보도를 한 거다”라고 말했다.

변 고문은 “대선 캠프 때 사용한 거다. 홍보팀이 공용으로 업무용으로 썼다. 당선 후 2년간 청와대 공용으로 썼다”며 “국과수 직원이 재판에 나와서 우리는 최순실 거라고 밝힌 적 없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박 앵커는 “본체 기기를 조작했다는 건 심각한 얘기다?”라며 변 고문에게 설명을 요청 했다. 변 고문은 “4만 페이지를 분석하다 구속됐다. 무결성이 훼손됐다. JTBC가 보관하는 동안 너무 많은 파일에 손 댔다. 뭘 건드렸는지 찾다가 구속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재판에 있어서 태블릿PC는 핵심 증거물이 아니다. 다만 모든 사건이 태블릿PC로 인해 시작됐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첫 단추”라는 게 변 고문의 생각이다.

인터뷰에서 변 고문은 태블릿PC와 관련된 의혹을 푸는 데 최대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되도록이면 올해 안에 의혹을 해결하겠다고도 말했다.

 

변 씨, 오세훈‧황교안 비판

“내 재판 이용했다”

 

박종진 앵커는 변 고문에게 “같은 편 아니냐?”며 황교안 대표에게 보낸 내용증명서에 관해서도 물었다.

변 고문은 지난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서 “마음속으로 김진태 의원을 지지했다”라며 “내가 감옥에서 받는 재판을 자기들이 왜 이용하냐?”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지난 2월 21일 KBS에서 중계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4차 TV토론 자리에서 당시 황교안 후보는 김진태 후보가 ‘태블릿 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취지로 묻자 “개인적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23일 열린 MBN 5차 토론회에서 오세훈 후보가 “이미 변희재 씨 1심 판결에서 태블릿PC는 조작된 바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며 “새롭게 조작설을 제기했으면 수습해야 한다. 조작 근거가 무엇이냐”고 지적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황 대표가 지난 3일 중앙일보와 취임 100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데 당시 황 대표가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저는 당연히 태블릿PC 1심 판결을 존중합니다. 다만 당시 답변 과정에서 태블릿PC가 조작된 것처럼 비치는 발언을 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인터뷰를 했다.

변 고문은 황 대표의 인터뷰에 격분을 했다. 변 고문은 “본인이 재판을 받았습니까? 내 재판의 1심 판결을 왜 본인이 존중합니까? 당사자는 1심 판결을 불복하고 2심 가고 있는데. 본인이 내 재판 1심을 존중한다고 해요?”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래서 변 고문은 관련 내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황 대표에게 보냈단다.

변 고문은 인터뷰 말미에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는 취지의 야이기를 한 것을 두고도 정치인이라면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과거 김준교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도 문 대통령을 향해 “민족 반역자다”라고 한 말에 동의하면서 “민족의 반역자 아닌가”라고 박 앵커에게 되물었다.

박 앵커가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라고 주의를 당부하자 변 고문은 “나라가 망해간다는 느낌이 든다”며 “보수층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김정은에게 넘겨줬다고 생각하고 있다. 난 아베한테 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변 고문은 “아베가 신났을 거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일본에게 주는 큰 선물이다. 대한민국이 일본에게 넘어가면 민족의 반역자가 아니고 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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