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중심을 잃고 열린우리당의 좌파 성향 코드에 맞춰 흔들리고 있어 더 더욱 실망스럽게 한다. ‘차떼기 정당’ 이라는 오명에 이어 좌파 코드에 부화뇌동까지 한다는 데서 그렇다. 한나라당의 소장파 의원들은 ‘신보수’를 내걸면서 ‘색깔론’이나 ‘냉전 일변도의 발상’에서 벗어나야하고 “수구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해 미래지향적 ‘실용주의’로의 변신을 꾀하겠다고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북한에 진출한 남한 기업들이 법인세 형식의 세금을 북한측에 낼 수 있도록 현금 지원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저와같은 한나라당 소장파들의 주장은 전통 보수 정당으로서의 이념과 정체성을 벗어난 일탈로 볼 수밖에 없다. 그들은 ‘신보수’에 기초했다고 하지만, 신보수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좌파 성향에 기반한 것 같다. 그들은 열린우리당과 똑같이 ‘색깔론’ ‘냉전 일변도’ ‘수구 보수적 이미지’ 등을 거부함으로써 급진 정당으로서의 열린우리당 노선을 주저없이 따랐다. 심지어 그들은 ‘실용주의’로 가겠다고 했는데, 이 단어마저도 청와대 쪽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이념이라고 밝혔던 대목이다. 한나라당 소장파들은 ‘색깔론’, ‘냉전’ ‘수구 보수적 이미지’ 등을 반대한다고 했는데, 일견 일리있는 말이기는 하다. 무조건 상대편을 ‘빨갱이’로 몰아붙인다든지, 자기 혁신과 변화를 일체 거부한다면, 그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좌파 성향 코드에 맞춘 집권세력의 반미친북적 색깔을 반대한다는 것은 보수정당으로서의 기본 책무인 것이다. 그것은 ‘색깔론’이 아니라 ‘국가보위론’ 이다. 오직 보수정당으로서 좌파 코드로 흔들리는 국가안보를 바로세우기 위한 방어적 색깔론일 따름이다. 오늘의 국내 이념갈등과 국가안보 상황은 북한의 6·25기습남침 이후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참다못한 국민들이 계속해서 “이러다간 빨갱이 세상 된다”는 외마디 소리를 외쳐대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는 수만명씩 모여든 군중집회가 연이어 열려 ‘친북 좌익 척결’을 외쳐대고 있다.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좌파 성향 세력의 ‘반미친북’ 언행과 관련하여 색깔이 이상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다는 것은 유일한 정통 보수정당으로서 제일의 본무를 수행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그러한 보수정당으로서의 책무수행을 ‘냉전’ ‘수구 보수적 이미지’라고 매도한다면, 그것은 한나라당 당원이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자세가 아닐 수 없다. 동시에 그런 언행은 그들이 열린우리당에 코드를 맞춘 것이 아닌가 의심케 하기에 족하다.실상 일부 한나라당 소장파들이 열린우리당의 코드를 따르고 있다는 인상은 대북현금 지원 요구 등의 급진성에서도 드러났다. 그들은 열린우리당의 대북 퍼주기와 비위맞추기를 그대로 추종했다는데서 그렇다.만약 한나라당 소장파들이 열린우리당의 코드에 추종한 것이 아니고 독자적 생각이었다면, 그들은 설익은 운동권 기분으로 국정에 경솔히 임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그렇지 않고 그들이 열린우리당 코드에 맞춘 것이라면, 그들은 한나라당 소속이면서도 마음은 항상 노무현 캠프에 두고 있음을 의심케 한다. 차제에 설익은 운동권 기분의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에게 권하고 싶은 대목이 있다.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으면 한나라당 당원 다워야 한다. 아니면 한나라당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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